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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화가다 - 페미니즘 미술관
정일영 지음 / 아마존의나비 / 2019년 5월
평점 :
제목: 내가 화가다 -
페미니즘 미술관
지은이:
정일영
펴낸 곳: 아마존의
나비
명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생각, "왜 유명한 화가는 전부 남자일까?". 나
역시 미술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거장의 작품과 생애를 탐닉하며 종종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여자 화가는 없었던 걸까? 시대, 작품, 화가,
역사, 도시 등등 다양한 주제로 미술에 접근하는 여러 책을 읽었지만 여성 화가와 페미니즘을 중심으로 기술한 책은 처음이라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던 『내가 화가다 - 페미니즘 미술관』. 프리다 칼로를 시작으로 엿본 여성 화가들의 생애와 작품 그리고 그들이 겪은 부당한 대우에 매 순간
희비가 교차하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푹 빠져 읽었더랬다. 이 책, 참
괜찮다.

<1부 - 그리는 여성, 내가 화가다>와 <2부 - 그려진 여성, 내가
주인공이다>로 구성된 이 책은 해상도 높은 명화 자료와 함께 다양한 시각으로 여성 화가와 당시 함께 활동했던 남성 화가의 삶을 집중
조명하여 전반적인 미술사를 아우른다. 유복한 집에서 태어나 제대로 교육받을 기회가 있더라도 결국 다 그린 작품에 스승이나 아버지의 이름을
새겨넣어야 했다는 여성 화가들. 대체 어떤 마음으로 작품 활동에 임했을까? 남성 화가의 작품으로 오인했을 땐 극찬 받던 작품이 여성 화가
것이라고 밝혀지는 순간, 평론가는 손바닥 뒤집듯이 말을 바꾸고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는다. 대체 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까지 당해야
하는지 분통이 터질 지경. 남자든 여자든 절대 홀로 살 수 없기에 평등하고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건만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한마디로
화딱지가 난다. 서양과 동양을 막론하고 예전이든 지금이든 결국 여성이 받는 부당한 대우에는 차이가 없다. 여성 화가들의 삶과 작품에 한참 푹
빠져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2부로 들어서는데, 작품에 담긴 여성을 주제로 펼치는 이야기도 상당히 재미있다. 성경에 등장한다는 유명한 팜
파탈, 살로메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후대에 희곡으로 각색되는 과정에서 세례자 요한을 짝사랑한 살로메가 원한을 품고 요한을 죽게 만든
후, 그 잘린 목을 집어 들어 키스한 것으로 바뀌었다는데 기회가 되면 뮤지컬로도 보고 싶은 마음. 작가가 우리나라 분이니 가능했겠지만, 조선
시대 화가인 나혜석의 이야기도 실려 있어 좋았다. 여성 화가들이 주인공으로 당당히 자리한 특별한 미술책, 『내가 화가다 - 페미니즘 미술관』.
소장 가치 100%!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