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색이 번지고 물들어
정재희 지음 / 믹스커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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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의 색이 번지고 물들어

 글 & 그림: 정재희

 펴낸 곳: 믹스커피

 

 

 제목에서부터 두근두근 설레는 기대감이 피어오르는 책, 『너의 색이 번지고 물들어』. 사랑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로 알고 있었는데, 책을 여는 프롤로그에서 미술 심리 이야기가 등장하여 심리학 서적인가 살짝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내 자신의 짝을 만나 성장하며 한 가정을 이루기까지의 소중한 순간순간을 담았다는 작가의 말에 역시 예상이 맞았구나 살짝 안심(?)했다는... 이 책엔 작가와 남편과의 첫 만남부터 결혼에 골인하여 행복한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현재까지의 소소하지만 특별한 일상이 담겨 있다. '이 사람 없으면 죽네, 사네' 혹은 '막장 시월드 극복기' 등등 듣는 이를 혹하게 하는 자극적인 이야기는 없지만, 제목처럼 서로에게 서서히 물들어 너와 내가 아닌 우리로 성장한 작가 부부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편안하고 마음 한구석이 간질간질했다.

 

 

 

 

 

 미술 심리상담사 일을 시작했던 작가는 입소문을 타고 한 에이전시와 연이 닿아 직장인 대상 워크숍을 검증해보는 자리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시연회가 끝나고 회식 자리에서 넌지시 호감을 표현한 그. 우연인지 운명인지 '일'로 연결되어 만난 그와 첫 데이트를 했던 날, 안타깝게도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작가. 이대로 끝인가 싶었던 그 인연은 몇 주 후 거짓말처럼 다시 이어졌고 이들은 연애를 시작한다. 30년 넘게 남으로 살아온 두 사람이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되기까지 이런저런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자상한 그 덕분에 느릿느릿 발걸음을 맞춰 어느새 어깨를 나란히 걷고 있었다는 작가. 두 사람은 그렇게 사랑을 키워간다. 연애 기간을 거쳐 결혼하기까지, 마치 친구에게 신랑과의 추억을 말해주듯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놓는 작가의 글에 집중하며 어느새 내 마음도 몽글몽글 따스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한 번쯤은 심하게 싸울 텐데, 어쩜 이 커플은 싸울 줄을 몰라?' 워낙 다정다감한 커플이기에 싸우지도 않았나 싶었지만, 수세미 걸이 위치를 놓고 대판 싸운 이야기에 '그래, 다들 이렇게 살지'라고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정말 별거 아닌 일로 싸우고 큰일은 오히려 두 팔 걷어붙이고 해결하기 바빠 싸울 생각도 못 하지 않던가. '그저 단순하게 이 사람과 사랑을 했고 이런 어려움이 있었고 지금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아요'라는 식의 에세이였다면 별다른 감동이 없었을 텐데 작가의 글은 뭔가 다르다. 단단한 심지가 있다고나 할까? 혼자일 때 조금은 외롭고 불안해 보였던 그녀의 인생이 지금의 반쪽인 신랑을 만나 어른스럽게 무르익어가는 모습에 흐뭇한 응원을 날리게 되는 그런 책.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미술을 공부하는 작가가 직접 그린 따스한 그림도 감상하며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가는 여정에 기분 좋게 흠뻑 빠졌던 시간. 두 분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빌며 덩달아 행복해진 내 마음도 고이 접어 잘 간직해야지. 잔잔하고 차분하지만 가슴이 따스해지는 성장 에세이를 원하는 분들께 이 책 『너의 색이 번지고 물들어』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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