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 : 돈황과 하서주랑 - 명사산 명불허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지은이: 유홍준

펴낸 곳: 창비

 

 고등학생 시절, 열정적인 국어 선생님 덕분에 반 아이들은 번호순대로 정해진 책을 한 권씩 구매해 학급 도서로 비치해야 했다. 그때 내가 맡게 된 책이 바로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였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도서 운 하나는 참 좋았던 것 같다. 학기 말에 돌려받아 소중히 챙겨온 후 지금도 책장에 잘 꽂혀 있는 그 책. 유홍준 교수님과 작가, 독자로서의 인연이 이토록 오래 이어질 줄이야! 한국, 북한, 일본 편 등 다양한 문화유산답사기를 만나며 과연 이 시리즈가 끝나기는 할까 싶더니, 이번엔 중국이란다! 맙소사, 한반도의 40배에 달하는 면적에 3천년이라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대국 이야기를 어떻게 다루실지 살짝 걱정이 앞섰지만, 이분이 누구시던가! 역시 믿고 보는 유홍준 교수님. 우선 2권이 출간된 이번 답사기는 1권은 돈황과 하서주랑 2권은 막고굴과 실크로드의 관문이라는 제목으로 실크로드를 따라 역사 여행을 떠난다. 드넓은 대륙의 수천 년 역사를 조금씩 다루기보다는 실크로드를 주제로 잡고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이번 여정은 상당히 뜻깊고 알차서 제2, 제3의 중국 편을 기대하게 한다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중국 답사기는 모름지기 중국 역사의 흐름을 알고 읽는 것이 좋으니 최소한 중국 역대 왕조 순서만이라도 알아야 시대 감각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라는 교수님의 당부 말씀에 걱정이 살짝 앞섰지만, 조선족 중학생들이 외우는 노래를 통해 대략적인 순서를 급히 암기하고 시작하여 안심! (그리고 뭐, 잊어버리면 앞으로 돌아가서 다시 보면 되쥬!)

 

 교수님이 누빈 여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그대로 따라가고 싶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돈황박물관과 막고굴을 고르겠다. 자동 번역기로 말도 안 되게 번역해놓은 한국어 안내가 아쉽다는 말씀에 동감. 제발 제대로 번역 좀 해줬으면! 한데, 박물관을 둘러보면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그런 아쉬움은 금세 잊게 될듯하다. 실제 크기로 재현한 막고굴 제45굴 모형부터 여러 유물까지 이것이 대륙의 스케일인가 싶다. 박물관에서 예행연습을 마치면 진짜 막고굴을 가볼 차례. 1.6km에 달하는 절벽에 위치한 막고굴은 남구와 북구로 나뉘어 예불굴과 승방굴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어느 유적이든 뒷문으로 가는 걸 싫어한다는 교수님 말씀에 동감하며 쭐레쭐레 뒤를 따랐던 시간. 492개의 굴 중에 2시간 동안 8개를 살펴보는 일정이 아쉬웠지만, 교수님 덕에 이 정도라도 구경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정말 사람이 만든 솜씨일까 싶은 웅장한 불상과 입이 떡 벌어지는 벽화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 감동 또 감동이었다. 재밌고 편안하게 설명해주시는 교수님의 수다체에 언제까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답사하고 싶은 기분!

 

 무엇과도 비교 불가한 대단한 문화유산을 접하고 나니 살짝 위축되기도 했지만, 문화유산을 비교하는 행위 자체가 부질없는 짓이며 괜한 자괴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교수님 말씀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중국은 중국,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애초에 땅 크기와 민족 수, 역사의 길이도 다르기에 그냥 중국은 중국이구나 하는 마음으로 문화유산이 지닌 위대한 의미와 아름다움에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 혹여 지루할까 간간이 들려주시는 야사(?)에 귀 기울이며 직접 수업을 듣는 듯 재밌고 즐거웠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 편』. 가제본으로 먼저 만나 이미 읽었지만, 본 책이 출간되면 꼭 소장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