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봐
니콜라스 스파크스 지음, 이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 나를 봐

글쓴이: 니컬러스 스파크스

옮긴이: 이진

펴낸 곳: 아르테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영화 <노트북>에서 느낀 감동과 설렘은 여전히 내 가슴 속에 남아 있다. 그 후로 만난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들 <워크 투 리멤버>, <라스트 송>, <디어 존>... 뻔하지만 아름답고, 무모하지만 사랑스러운 그 스토리에 흠뻑 취해 대체 이런 사랑 이야기는 누가 쓰는 걸까 궁금했던! 영화의 원작을 찾아 타고 올라간 끝에 만난 이름 '니컬러스 스파크스'. 그래, 이 사람이었구나. 미국 색깔 짙은 그의 사랑 이야기는 영어에 대한 관심까지 불러일으키며 그렇게 내 인생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세월이 흘러 사랑에 울고 웃던 청춘을 지나 이 나이가 되었어도 니컬러스 스파카스의 변치 않는 사랑 이야기에는 스무 살 풋풋하고 희망으로 가득한 또 다른 내가 있기에 그의 소설은 언제나 설레고 떨린다. 신간이 나온다는 소식에 어찌나 반가웠던지. 도착한 택배를 뜯는 순간마저 행복했던 책 『나를 봐』.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다. 표지에서 흘러나오는 범상치 않은 분위기. 로맨스에 스릴러가 가미된 '서스펜스 로맨스'로 마주한 그의 책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묘한 긴장감이 흘러넘쳐 신선한 충격이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에 한 치 앞도 보기 힘든 늦은 밤, 도로에 퍼져 버린 차에서 낑낑거리며 스페어타이어를 꺼내려는 여자가 눈에 들어온다. 남자는 망설인다. 그냥 지나칠까, 도와줄까. 그냥 지나치려던 남자는 이내 차를 세우고 여자에게 다가가고, 그의 멍들고 피 터진 얼굴을 본 여자는 순간 놀라 뒷걸음질 친다. '이렇게 죽는구나!' 남자의 친절을 오해한 여자는 두려움에 덜덜 떨지만, 우여곡절 끝에 남자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위기를 넘기게 된다. 잘생기고 멋진 남자 콜린과 매력적인 여자 마리아의 스릴러 영화 같은 첫만남.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첫만남이 지나가자 핑크빛 로맨스와 짙은 노을 같은 주황빛 인생 스토리가 펼쳐진다. 과거에 방황을 일삼다가 마음을 고쳐 먹고 새사람이 된 남자 콜린과 변호사로 일하며 말 못할 사정을 지닌 마리아는 서로가 살라온 인생담에 귀 기울이며 가까워진다. 콜린과 마리아가 사랑에 빠지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 한 걸음, 한 걸음씩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그 발걸음을 지켜보는 내 가슴을 콩닥콩닥. 하지만 그 콩닥콩닥은 삽시간에 불안과 두려움으로 번진다. 누군가 마리아에게 보낸 장미와 카드. '어떤 기분인지 알게 될 거야'. 콜린이 보낸 선물인 줄 알았던 그 꽃이 어둠 속 누군가가 보낸 경고라는 걸 알게된 순간 마리아는 섬뜩함을 느낀다. 바싹 마른 시커먼 장미와 함께 계속해서 숨통을 조여오는 협박 메시지. '너는 파괴자야! 너는 독이고 결코 무사할 수 없어. 그게 어떤 기분인지 곧 알게 될 거야, 왜냐하면 이제 내가 주도권을 잡았으니까. 이제 나는 살아 있는 무고한 자. 내가 너를 보는 것처럼 나를 봐!-p344'. 'See Me'라는 제목의 의미가 밝혀지는 순간 찾아오는 공포와 두려움. 누군가 마리아를 노리고 있다. 과연 마리아는 무사할 수 있을까? 콜린과 마리아는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


 로맨스 거장이 스릴러에 손을 뻗쳐 살짝 걱정이 앞섰는데, 역시 기우였다. 독자를 휘어잡는 유려한 글솜씨로 쥐락펴락 팽팽하게 벌어지는 신경전은 로맨스 소설은 넘어 미스터리 스릴러 작가로서의 니컬러스 스파크스를 기대하게 만든다.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여자와 그 여자를 위해 두려움에 맞서야 하는 남자의 아슬아슬한 사랑.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콜린의 모습에 이런 남자라면 인생을 맡길 수 있겠구나 싶어 흐뭇해하며 결말을 향해 내달렸던 『나를 봐』. 혹시나 기대했던 기절초풍할 반전은 없었지만, 작가가 의도한 스릴러적 요소는 스산한 분위기 조성만으로도 성공적이었던 전통 로맨스! 책을 덮고 나니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진하고 깊은 여운이 흘렀다. 이 책도 분명 영화로 제작되겠지? 아직 별다른 소식은 없는 것 같지만 곧 영화로 만날 날을 기대해본다. 제작과 개봉이 확정되면 극장으로 향하기 전,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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