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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평전 - 강의한 사랑의 독립전사
이태복 지음 / 동녘 / 2019년 3월
평점 :
제목: 윤봉길
평전
지은이:
이태복
펴낸 곳:
동녘
자주 듣고
배워 어린 시절부터 잊지 않고 기억하는 독립운동가가 몇 분 있다. 김구, 안창호, 안중근... 그리고 윤봉길. 돌이켜 생각해보면 김구 선생은
동그란 안경테, 안창호 의사와 안중근 의사는 종종 헷갈렸으며 윤봉길 의사는 도시락 폭탄만 떠올랐다.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았건만 요즘 초등학생이
아는 것만도 못한 지식에 부끄러워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홀로 시작한 역사 공부, 그 두 번째로 윤봉길 의사의
거사와 삶을 집중 조명한 책, 『윤봉길 평전』을 만났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당당한 표정에서 높은 기개와 의연함을 실감하며 비장한 마음으로 윤봉길
의사가 걸었던 발자취를 찬찬히 되짚어 보았다.
학창시절
한일회담 규탄 시위와 윤봉길 의거일을 '군민의 기념일'로 제정하자는 서명 운동에 참여하며 한국 사회의 여러 방면에 관심을 갖게 된 이태복 저자는
특히 역사에 관심을 쏟은 것 같다. 이 책 『윤봉길 평전』은 도산 안창호, 토정 이지함에 이어 저자가 사표로 삼아온 세 번째 인물 평전이라고
한다. 힘을 실어 적은 문장마다 피 끓는 애국심과 윤봉길 의사에 대한 존경심이 그대로 묻어나와 읽는 내내 가슴이 벅차오르고 맥박이 빨라졌다.
윤봉길 의사. 나는 왜 그분에 대해 이리도
몰랐던가!
국사책에 버젓이
실려있는 '도시락 폭탄'이라는 다섯 글자 때문에 윤봉길 의사를 떠올리면 도시락밖에 기억나지 않던 상황. 알고 보니 윤봉길 의사는 거사를 확실하게
성공하기 위해 두 개의 폭탄을 준비했다고 한다. 물통 폭탄과 도시락 폭탄. 세련된 차림에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 마련된
기념식장에 무사히 잠입한 윤봉길 의사는 물통 폭탄을 먼저 던졌고 그 폭탄은 침략의 원흉 일곱 명이 있던 연단에 정확히 떨어져 쾌거를 이루었다.
도시락 폭탄을 던지려던 찰나에 제압당해 피가 철철 흐르도록 폭행당하다가 체포됐다고 한다. 이례적으로 형사재판이 아닌 군사재판에 넘겨진 윤봉길
의사는 사형을 선고받고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다. 처형 당시에 찍은 사진이 너무 적나라하여 마치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일인 양 생생하고
날카롭게 가슴이 저몄다. 스물다섯, 인생을 알기엔 아직 어린 풋풋한 그 나이에 조국을 위해 어찌 이런 숭고한 희생을 할 수 있는지 존경심과
경외심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윤봉길 평전』은 여느 위인전과 달리 출생과 성장 과정을 소개하기에 앞서 독립운동 당시 상황과 폭탄을
투척하고 서거하기까지, 조국의 독립을 간절히 바라며 윤봉길 의사가 내디딘 위대한 발걸음을 세세하게 다룬다. 김구 선생과의 일화, 고향을
그리워하며 쓴 시, 부농의 아들로 태어나 독립운동에 뛰어들기까지 스물다섯 가슴 뜨거운 청년의 일생을 만나 뜻깊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서거 후
유해를 수습하게 해달라는 가족의 청원을 묵살한 채 천인공노할 일본 놈들은 육군 묘지 쓰레기장에 윤봉길 의사의 주검을 몰래 매장했다. 그 후
13년이나 일본인의 발에 짓밟히다 1946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편히 영면하게 된 윤봉길 의사.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변할지라도 우리는
윤봉길 의사와 그 위대한 정신을 반드시 기억하고 후세에 널리 전해야 한다. 도시락 폭탄으로만 기억했던 죄송함과 부끄러움을 『윤봉길 편전』 덕분에
이젠 조금 씻어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