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 - 3.1운동부터 남북정상회담까지
모지현 지음 / 더좋은책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 한국 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

지은이: 모지현

펴낸 곳: 더좋은책 / 북스토리

 

'1919년 3월 1일 오후 2시, 서울 탑골공원에서 한 청년이 단상에 올라 「독립선언서」를 낭독했고, 이는 곧 여기저기에 울려 퍼졌다.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 민족이 자주민임을 외친 소리였다. 낭독 후 수많은 사람들은 태극기를 꺼내 목이 터져라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p21'


 

 잘 생각해보자. 만세를 부르면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목소리 높여 외치기도 전에 총, 칼에 맞아 쓰러질 게 뻔한 상황. 과연 나라면, 과연 당신이라면 목숨을 부지하기 힘든 그 두려운 순간에 만세를 외칠 수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 있게 '당연하지'라고 대답하진 못 할 것 같다. 1919년 3월 1일, 누가 등을 떠민 것도 아닌데 독립운동가, 지식인부터 일자무식한 자, 심지어 아낙과 아이까지 한날한시에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아무 대가 없이 그저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로부터 100년이 흐른 지금 난 그날의 외침에 귀 기울이며 그 숭고한 정신에 감사하고 안타까워 울고 말았다. 2019년. 어느덧 3·1운동 100주년이 되었다. 전광석화처럼 흐르는 세월에 놀라며 적어도 올해는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알아가자는 마음이 생겼다. 특히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말이다.


 

 오랜만에 이런 기특한 마음을 먹었으니 어떤 책으로 공부할지 상당히 고민스러웠다. 신중하게 고른 끝에 선택한 『한국 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 역사에 대한 관심과 뜨거운 사랑은 학창 시절 얼마나 열정적인 역사 선생님을 만났는지와 큰 관련이 있다. 역사를 대하는 극명한 온도 차는 제자에게 그대로 전달되기에 적어도 역사 선생님만큼은 진정으로 이 나라를 사랑하고 역사에 푹 빠진 분이기를 늘 바랐다. 『한국 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을 쓴 모지현 선생님은 10년 넘게 고등학교에서 한국사와 세계사 수업을 담당하며 역사 마니아 제자를 배출하셨다고 하니 마음을 활짝 열고 아무 선입견 없이 믿고 따라가 보자는 확신이 생김. 선생님을 따라 떠나는 100년의 대한민국 현대사. 미처 모르고 지나쳤던 수많은 역사의 현장이 알알이 박힌 채 이제 왔나며 반겨주던 이번 여정은 참으로 뜻깊었다.

 

 

 

 

 

 이 책엔 시대순으로 정리된 100가지 역사적 사건이 실려 있어 제목만 훑어봐도 한국 현대사를 간단하게 아우를 수 있다. 정규 교육 과정에서 학기 말에 해당하는 한국 근현대사는 시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었고 그래서인지 늘 어렵게만 느껴졌다. 『한국 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을 통해 배우는 역사 수업은 각 주제별로 2, 3장씩 짧고 간결하게 진행되는데, 사진과 시기별 보도물 등 다양한 시각 자료가 첨부되어 몰입도가 상당히 높다.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맞춤형 수업이 어찌나 흥미롭고 알차던지! 딱 좋은 양이다.


 이렇게 다채로운 한국 현대사를 지금껏 모르고 지냈다는 사실에 부끄럽고 안타까워 더 열심히 집중하려 애쓰며 쉽고 재밌는 설명과 사진에 푹 빠져 한참을 헤매다 보니 어느새 역사의 현장에 가 있는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일본군 토벌대가 벌인 무자비한 간도 대학살 현장에서 분노로 전율하고 《경성에서 보낸 하루》라는 책에서 만났던 일제강점기 당시 모던 걸, 백화점 등등 다양한 서울 이야기에 반가웠다. 군부독재와 민주주의를 거쳐 마침내 촛불을 들고 탄핵을 외치기까지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을 오롯이 따라 걸었던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 그렇게 인기 많다는 방탄소년단도 등장하여 수업 시간에 잠시 재밌는 이야기 듣는 기분으로 즐겁게 콧노래를 불렀다. 다 읽고 나니... 뭐랄까... 이 책은 정말 대단하다! 두 자리에서 세 자리로 올라선 한국 현대사를 작은 조각부터 큰 조각으로 찬찬히 맞춰가며 한눈에 정리할 수 있는 위대한 기록. 책을 덮는 이 순간 가슴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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