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출판 24시
새움출판사 사람들 지음 / 새움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 소설 출판 24시

지은이: 새움출판사 사람들

펴낸 곳: 새움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로 가득했던 20대 중반, 셀 수 없이 많은 밤을 어떤 일이 내게 맞을지 고민하며 뒤척이곤 했다. 책을 너무 좋아했기에 '출판사에 취직하면 원하는 책을 실컷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핑크빛 희망에 부풀어 길을 모색하다가 이내 포기했는데, 집순이인 내가 '파주'라는 도시까지 가기엔 너무 멀었고 왠지 고달픈 고생길이 열릴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때문에 일찍 마음을 접었던 것 같다. 그로부터 여러 해가 흘렀지만, 출판사에 대한 아련한 로망은 사그라지지 않고 가슴 한편에 여전히 남았는데...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원고가 출판사를 만나 계약을 맺고 인쇄소로 넘어가 띠지를 달고 완성된 후, 총판을 통해 전국으로 유통되어 독자의 손에 전달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칠까? 소중한 한 권의 책을 손에 쥐어 들면 그런 궁금증이 종종 고개를 들곤 했는데 이번에 읽은 책 『소설 출판 24시』를 통해 그 생생한 현장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출판사라고 하면 흔히 '편집부'만 떠올리기 쉬우나, 출판사에는 독자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부서가 존재한다. 출판사의 꽃은 단연 편집부이겠으나 이번 책을 읽으면서 직접 발로 뛰며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는 이들은 홍보부가 아닌가 싶었다. 아무리 맛있는 식당도 아무리 좋은 명당도 소문이 나서 알려져야 맛집, 명소가 될 수 있는 것처럼 한 권의 책이 나와 매대에 오르고 독자의 선택을 받기까지 고군분투하는 홍보부의 노력이 단연 돋보였다. 하루에도 수백개씩 날아드는 투고 원고에서 원석을 발견하여 계약을 맺고 작가와 협의하여 편집을 마치고 고심하여 표지 디자인을 골라 최종 인쇄에 돌입하면 마침내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진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밤낮으로 노력하는지 안다면 우리는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이라도 과연 신랄한 악평을 할 수 있을지 잠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대표, 기획실장, 편집자, 마케터, 전자책 담당자와 그리고 작가가 돌아가며 썼다는 『소설 출판 24시』는 한 편의 소설처럼 전개되지만 이는 픽션이 아닌 팩트 그 자체이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돈》의 원작소설 작가인 장현도 씨의 데뷔작 『트레이더』의 출판 과정 이야기가 세세히 담겨 있으니 개정판이 참 적절한 시기에 출간된 듯! 5년 전에 출간됐다 절판된 책이지만 이렇게 새롭게 만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책 한 권이 탄생하기까지 상상 이상의 돈과 노력이 소요되는 어려운 상황. 대한민국 성인의 1년 독서량이 1권 이하라는 씁쓸한 현실 속에 부디 책을 사랑하는 독자가 늘어나기를 간절히 바란 시간이었다. 출판사의 생생한 낮과 밤을 담고 있는 『소설 출판 24시』. 출판사에 취직하고 싶은 취준생은 물론 책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지금 내 손 안에 있는 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