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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프리퀄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선 옮김 / 에이치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
하트리스
지은이: 마리사
마이어
옮긴이:
김지선
펴낸 곳: 에이치
'달콤한 레몬 타르트
세 개가 캐서린을 향해 반짝반짝 빛을
발했다.'
소녀는 조심스럽게 타르트가 담긴
트레이를 집어 든다. 흠 하나 없이 반짝이는 타르트 위로 돌돌 말린 레몬 껍질을 장미 봉오리 모양으로 장식한다. 한 발 뒤로 물러선 소녀는
아침을 몽땅 바쳐 만든 타르트를 흡족하게 바라본다. 그야말로 완벽한 레몬 타르트를 보며 슬며시 피어오르는 미소. 하트 왕국 최고의 제빵사를
꿈꾸는 소녀, 캐서린이 빵을 대하는 태도에는 흡사 어린아이를 어르고 귀한 신줏단지 모시듯 온갖 정성과 애정이 담겨 있다. 그런데 누가 알았을까?
이 여린 소녀 캐서린이 그 곱디고운 손끝으로 '저자의 목을 쳐라!'라고 명령하는 무시무시한 여왕이 될지 말이다. 그렇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하트 여왕. 그녀가 바로 캐서린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꿈 많고 상냥한 이 소녀는
심장 없는 냉혈한이 되었을까?
『하트리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하트 여왕이 왜 그토록 잔인한 여인이 되었는지에 주목하며 시작된 프리퀄 소설이다. 보통 원작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 속편을 프리퀄이라 하지만 속편보다는 외전이라 이해하는 게 오해의 소지가 없을 듯하다. 어리다고 하기엔 제법 나이가 있는
1984년생 작가가 펼치는 소녀 같은 이야기. 하트 여왕, 아니 캐서린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함께
떠나보자.
하녀 메리 앤과 함께
베이커리를 여는 게 꿈인 열일곱 소녀 캐서린. 하지만 귀족 아가씨가 고작 베이커리를 열겠다니, 그런 꿈을 지지해줄 부모는 없다. 어떻게 꿈을
이룰지 고심하던 어느 날, 캐서린의 방에 갑자기 레몬 나무가 자랐고 캐서린은 그 레몬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최고의 타르트를 만들어 왕에게
선물한다. 그런데 이 왕이 참 안타깝게도 우리가 생각하는 외모와는 거리가 멀다. 5cm 높이의 깔창을 깔고도 캐서린보다 두 뼘이나 더 작고
둥그런 몸통에 위엄이라곤 전혀 없는 왕. 그런데 그런 왕이 프러포즈라니! 죽었다 깨어나도 그런 왕의 짝이 되기 싫을뿐더러 왕비가 되면 베이커리도
열 수 없단 생각에 절망한 캐서린은 그만 그 자리를 박차고 도망간다. 어지럽고 토할 것 같던 캐서린은 결국 정신을 잃고 눈을 떴을 땐 궁정 조커
제스트가 걱정스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근처 정원에 켜놓은 횃불에 반사돼 눈동자가 금빛으로
일렁였다.
눈가에는 여전히 검은 콜이 두텁게 발라져
있었다.
조커가 캐스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얼굴의 구석구석까지 가닿는 친근한
웃음이었다.
뺨에 보조개가 파이고 눈가에 주름이
갔다.
캐서린은 심장이
떨렸다.
조커가 무도회장에서 공연할 때, 캐서린은 그의 마술에 푹 빠져
즐거워했다.
하지만 조커가 무척 잘생겼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p74'
이런 이런, 위험하다. 조커의 꿀 떨어지는 금빛 눈동자에 캐서린도 나도 그만 풍덩 빠져버리다니.
나라도 사랑했을 그 조커를 캐서린도 결국 거부하지 못하고 사랑에 빠져버린다. 어쩌면 이 순간이 비극의 시작이었을까? 갖은 고생과 모험에
휘말리다가 조커가 지닌 비밀을 알게 되는 캐서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과연 어디까지 내어줄 수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했던 이야기. 의심할
여지 없이 이 책의 주인공은 캐서린이지만 조커도 조연이라고 보기엔 역할이 상당하다.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 이 책 속엔 하트 여왕이 왜 심장을
잃게 됐는지는 물론이고 우리가 원작에서 궁금했던 거의 모든 수수께끼의 해답이 실려 있다. 괴상한 모자 장수가 미친 이유, 큰 까마귀는 왜 책상과
닮았을까, 바다거북이 기괴한 모양새가 된 원인, 카드 정원사들이 흰 장미에 붉은 페인트를 칠한 사연까지 원작에서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 비밀스러운
의문의 해답이 비 오듯 쏟아지니 앨리스를 읽어본 독자라면 『하트리스』를 꼭 읽어보시길! 600페이지가 좀 넘는 두툼한 벽돌책이지만 가공할
흡입력으로 여러분을 즐겁게 해줄 겁니다! 『하트리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