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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를 권하는 사회 - 주눅 들지 않고 나를 지키면서 두려움 없이 타인을 생각하는 심리학 공부
모니크 드 케르마덱 지음, 김진주 옮김 / 생각의길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 혼자를 권하는
사회
지은이: 모니크 드
케르마덱
옮긴이:
김진주
펴낸 곳: 생각의 길 / 도서출판
아름다운
사람들
'풍요 속
빈곤', 내 20대는 참으로 외로웠다. 좋아하는 친구들과 모여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여도 마음 가는 이성과 데이트를 해도 늘 예고 없이 불쑥
고개를 드는 외로움, 고독. 잠자리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다가 눈물이 툭 터져 나와 아직 잠들지 않은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스탠드 노란
불빛에 의지해 책장을 넘기곤 했다. 그땐 왜 그리 고독하고 외로웠을까? 세월이 흘러 30대가 된 나는 이젠 외롭다기보다는 혼자만의 시간이 그리울
때가 많다. 시간이 해결해준 걸까? 20대의 외로웠던 고독은 지금 돌이켜보면 배부른 푸념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아련하고 그리운 추억이
되어버렸는데... 문득 궁금했다. 나이와 환경에 상관없이 계속 외로운 사람이 있지 않을까? 따스한 온정과 진심이 메말라가는 이 각박한 세상에
고독이란 위험한 칼날이 우리를 겨누고 있진 않을지, 어쩌면 가장 위험한 적일 그 고독을 우리 편으로 만들 순 없을지 궁금했던 어느 날, 이 책
『혼자를 권하는 사회』를 만났다. 고독에 대한 해답을 간절히 찾고 싶은
마음으로...
임상
심리치료사, 정신분석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는 '고독'이라는 감정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피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권한다. 말을 빙빙 돌리지 않고 간단명료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스타일이라,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프롤로그부터 상당히 명확하게 제시하여
주제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인생의 쉼표를 제공해주는 감성
충만한
고독,
실수를 되돌아보고 올바른 판단을 이끌
명확한 관점을 갖게 해주는
밝고 이로운 고독을
즐겨라!
자발적인 고독으로 진정한 욕망을
마주하고 표출 방법을 깨달으면
행동 방침을 세울 수
있다.'
'고독'에
대한 저자의 관점과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파악하니 어려울 수 있는 심리학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쉽게 다가왔다. 지독한 고독에 괴롭고 지친
여러 내담자와의 상담 사례를 통해 이야기를 술술 풀어가며 유명한 명언과 인문학적 지식을 적절히 버무려 '고독'이라는 요망한, 하지만 내 편으로
만들 가치가 충분한 존재를 하나씩 파헤쳐 가기 시작.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에 관해, 그림자처럼 날 따라다니던 고독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더라는... 이야기가 진행되며 고독을 심화한 사회적 변화와 그에 따른 원인을 좀 더 깊숙이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영재, 똑똑한 여자들이
더 외로운 이유 등 구체적인 대상을 제시하며 고독을 탐구하기도 한다. 그럼 저자가 제시하고 싶다던 자아 성찰을 통해 자아실현으로 나아가는 길은
무엇일까?
저자는
우선 자신을 변화시켜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것을 권한다. 인터넷 중독에서 벗어나 직접 얼굴을 맞대며 소통할 기회를 늘리고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하며 고려하기, 자기
인식과 원활한 호흡 그리고 중심을 되찾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시도하며 소중한 사람을 가까운 존재로 남기기 위한 노력에 힘을 쏟아라. 반대로
자신과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객관적인 시점으로 되돌아보며 성찰할 것! 다만 부정적이고 제한적인 판단으로 자신을 정의하진 말아라. 경청하기,
상대를 평등하게 대하기, 책임 인정하기, 비난 멈추기, 현실에 집중하기, 거짓 자아 끊어내기, 대화 시작하기 등의 실천으로 홀로 고립된 상황에서
벗어나 하나가 아닌 둘, 내가 아닌 우리가 될 수 있다는 게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고독', '외로움'. 그 유쾌하지 않은 감정과 용기 내 마주하며 서로를 알아갔던 시간. 결국 이
책이 전하는 조언은 고독이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말고 그 고독을 발판 삼아 자신을 되돌아보며 내 편인 친구를 만들고 외로움에서 벗어나라는
것 같다. 왜 우리가 외로울 수밖에 없는지 여러 원인을 알려주며,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니 괴로워하지 말라고 토닥이며 건강한 고독도 있으나 자칫
너무 고립되면 한없이 우울하고 괴로워지니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사회로 한발 다가설 것. 결국 고독과 사회성은 우리가 내내 고민하다 둘 다 선택하고
마는 양념치킨, 프라이드치킨 반반처럼 절대 떨어질 수 없는 공생관계가 아닐까? 고독하니 함께 있을 때 더 행복하고, 때론 고독할 수 있어
성장하는 아직은 부족한 우리이기에 건강한 고독과 소중한 인간관계를 적절히 배합하며 '나'라는 존재를 풍성하게 채워가야 한다. 온전히 우리 몫인
그 숙제를 좀 더 지혜롭고 수월하게 풀어가도록 도와주는 『혼자를 권하는 사회』. 지금 고독하거나 늘 풍요 속 빈곤에 시달린다면 혹은 왜 이렇게
나만 외로울까 속상하다면 한 번쯤 이 책을
만나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