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갈나무와 바오밥나무 - 생각할 거리가 많은 동화!

떡갈나무와 바오밥나무 ㅣ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57
디미트리 로여 지음, 사빈 클레먼트 그림, 최진영 옮김 / 지양어린이 / 2019년 1월

제목: 떡갈나무와 바오밥나무

 글쓴이: 디미트리 로여

 그린이: 사빈 클레먼트

 옮긴이 : 최진영

 노란색 표지에 가만히 손가락과 코를 맞대고 있는 다람쥐 두 마리. 내가 좋아하는 다람쥐가 주인공인 동화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귀여운 그림과 주인공이 다람쥐라는 사실만으로 선택했던 『떡갈나무와 바오밥나무』. 다람쥐가 한 마리, 두 마리... 열 마리...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등장하는데 이 작은 녀석들도 자신만의 세계에서 나름의 위계질서가 있고 힘으로 약자를 누르려는 야비한 녀석도 있는 것이 인간 세상과 참으로 똑 닮았다.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펼치는지 귀 기울여 보자. 

 자신들이 사는 생명의 나무가 세상에서 유일한 나무라고 믿는 다람쥐 무리.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 다람쥐인 이밀리 이밀라가 다람쥐를 전부 불러 모으고 이렇게 말을 꺼낸다. '오늘 나는 날아가는 비둘기를 보았어요. 그런데 그 비둘기는 처음 보는 나뭇가지를 물고 있었어요.'. 이 세상엔 오로지 생명의 나무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다람쥐들은 동요하기 시작하고 힘세고 야비한 라투핀은 빈정거리며 그럴 리가 없다고 대꾸한다. 새로운 나뭇가지에 붙은 나뭇잎을 비교해본 결과 정말 전혀 다른 나무의 잎이었으므로 다람쥐들은 망설이지 않고 나무를 찾아오라며 '수슬릭'을 보내기로 한다. 그런 수슬릭을 따라나선 이가 있었으니 어리고 약한 '타미아'. 이 원정길에 몸집이 작고 약한 타미아는 수슬릭에게 짐이 될 뿐인데... 어찌저찌 고비를 넘기며 줄무늬 다람쥐 '칙'을 만난 수슬릭과 타미아는 줄무늬 다람쥐의 보금자리인 바오밥 나무에 도달하게 된다. 그 순간 못된 라투핀이 나타나 난동을 부리며 줄무늬 다람쥐를 공격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 다람쥐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떡갈나무와 바오밥나무』는 생각했던 것과 달리 아름답고 순수한 동화는 아니었다. 가슴이 따스해지는 간질간질한 이야기를 기대했건만, 이 동화책에는 생각하고 고민할 거리가 알차게 꼭꼭 들어차 있어 우리가 사는 인간 세상을 돌아보고 깊이 생각할 기회를 마련해준다. 남의 보금자리에 쳐들어가 멋대로 짓밟고 약탈한 라투핀의 모습은 막강한 군사력을 휘두르는 강대국과 닮았고 녀석의 처절한 최후는 동화에 자주 등장하는 '권선징악'의 계보를 잇는다. 졸지에 보금자리를 잃은 줄무늬 다람쥐들은 나라를 잃은 난민이 되었고 생명의 나무에 살던 다람쥐들은 그들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두고 다수결 투표를 시도하지만 팽팽하게 맞선 의견으로 인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 그리고 그 결론은 오롯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남겨지는 상황. 6살부터 초등학생까지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이 동화는 정해진 답이 없기에 각자 자신이 원하고 꿈꾸는 미래로 동화를 마무리할 수 있다. 이런 열린 결말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동화가 주는 교훈과 탐구력 향상 면에서 꽤 괜찮았다는 결론! 한데 동화 특유의 잔혹성이 곳곳에 숨어 있음에도 읽을 때는 잔인하게 느껴지지 않으니 동화란 참 무서운 존재다. ^^;; 아이와 함께 읽고 토론하기 좋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