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나와 당신 우리의
계절
지은이:
이창현
펴낸 곳:
지식과감성
오랜만에 굉장히 풋풋한 에세이를
만났다. 아니 시집이라고 해야 맞으려나? '소중하고, 특별한 사랑이 담긴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나와 당신 우리의 계절』. 일단
제목과 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차분하면서도 따스한 느낌. 페이지마다 짧은 글이 채워져 있어 빠르게 읽을 수 있지만, 여백의 미도 작품에
포함된다는 생각으로 행간에서 쉬어가며 천천히 읽었던 책. 음... 뭐랄까. 이건 어쩌면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을 쏟아낸 한 묶음의 원고 같은데
사실 좀 설익은 느낌이 있다. 글솜씨 좋은 고등학생이 쓴 글 같다고 할까? 살짝 떫은맛이 남아 있는 잘 익기 직전의 풋사과. 이 표현이 딱 맞을
것 같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뜨거운 청춘이 담겨 있다는 게 이 책의 매력이다.
"?단,
하나뿐인 자랑거리
어딜 가서도
남들에게
널 자랑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이
내
자랑에
관심이 없어도 크게
외치며
모든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
p23, 나와
당신 우리의 계절
中에서..."
글을 읽으며
떠오른 20대 초반의 추억. 수줍게 받아들인 고백에 방방 뛰며 좋아서 고래고래 소리쳤던 그 사람. 가진 건 젊음밖에 없기에 더 푸르고 간절했던
그 시절. 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그 감성이 살아나 잠시 가슴이 시렸다. 20대 초반 막 사랑을 시작한 이들이 읽기에 딱 좋은 에세이. 사랑이
시작되는 봄을 지나 푸르른 여름엔 함께 꿈을 그리고, 깊어가는 가을엔 성숙해지다가 마음이 꽁꽁 어는 겨울에 시린 이별을 경험한 것처럼 이 책은
사랑의 시작부터 끝을 차근차근 서투르게 표현한다. 풋풋하고도 풋풋하여 세월을 뛰어넘어 잠시 어렸던 그 시절로 하염없이 빠져들게 됐던 에세이!
오랜만의 추억 여행은 즐거웠다. 부디 이 기분 좋은 설렘이 사라지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