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
이진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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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
글, 그림: 이진이
펴낸 곳: 위즈덤하우스

 예쁜 그림과 솔직한 글이 좋아서 꼭 읽고 싶었던 책,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를 드디어 만났다. 살아남고자 끊임없이 경쟁하며 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오롯이 나만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줄 여유란 없는 걸까? 어쩌면 이 책에 답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펴든 책날개에서 알게 된 반가운 사실. 세상에, 작가 이름이 낯설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아는 작가였다. 오래전에 재밌게 읽었던 책, 『하루일기』를 쓴 작가라니! 이게 몇 년 만인가? 14년, 15년? 잊고 살았던 친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듯이 반갑고 기뻤다. 반가워요, 작가님. 잘 지내셨죠?

 『하루일기』 때도 귀여운 그림과 솔직한 글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이번 책 역시 최고! 역시 사람의 취향은 어지간해서는 바뀌지 않나 보다. 15년 전에도 지금도 변함없이 좋다. 이 책엔 사랑하는 남편도 친한 친구도 친정엄마와 언니, 오빠도 그리고 시어머니와 예전 남자친구도 등장하지만 언제나 이야기의 중심은 '나'다. 어떤 사연으로 시작돼도 결국 결론은 '나', 그래서 특별했다. 책 뒤표지에도 실린 '내가 어떤 모습이건'이 이 책을 잘 표현해주는 글 중 하나다. '잘났고 못나고를 떠나 내가 어떤 사람이든 그걸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이 먼저다' - 그렇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날 진심으로 사랑해주겠는가! '멋지고 잘나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인생을 허비한다면 그게 더 슬픈 일이 아닐까? 나는 그냥 나다운 삶은 살면 될 뿐' - 옳소! 그렇게 인생을 허비하면 아깝죠. 저도 괜히 다른 사람 안 부러워하고 저답게 살게요! '나는 이런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거기서부터 시작해보기로 한다.' - 이 글을 읽으면서 나에게 좀 미안했다. 쑥스러워서 차마 사과는 못 했지만 실수하거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칠 때마다 나를 탓하고 채찍질했던 것 같아 양심이 따끔따끔. 이 자리를 빌려 나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고 싶다. 미안해, 내가 심했어. 앞으로는 안 그럴게.

 

 

 

 

 '오늘만 잘 살자, 라는 마인드로 하루하루를 쌓다 보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많은 것들을 해내고 있지 않을까' - 늘 앞만 보며 달리는 나에게 급할 것 없으니 오늘 하루에 충실해도 좋다는 위로를 주었던 글! '너무 높은 꿈을 꾸지 말자.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하며 살지 말자. 일단 오늘 하루만 잘 살아보자' - 어쩌면 좌우명은 '일단 오늘 하루만 잘 살아보자'로 바꾸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잘 꾸린 오늘 하루가 모여 며칠이 되고 1주가 되고 1달이 되고 1년이 될 테니 말이다. 그래, 이제부터 욕심부리지 말고 딱 오늘 하루만 그리도 내일도 딱 내일 하루만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그날을 꾸려보자.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를 읽으며 전하고 싶은 말도 사진으로 올리고 싶은 부분도 아주 많았지만, 어쩐지 이 소중한 부분은 모두 책으로 만났으면 하는 마음에 열심히 찍었던 사진과 받아적은 글을 내려놓았다. 미칠 듯이 설레고 희망찬 에세이는 아니지만 담담하고 솔직하게 오롯이 나를 바라보며 나라는 존재 자체로 꽤 괜찮다는 심심한 위로를 전하는 책. 과하지 않아 좋고 현실적이라 더 공감하게 되는 매력 덩어리다! 나에게 미안한 날, 나를 사랑하고 싶은 날, 내가 너무 예쁜 날, 나만 생각하고 싶은 날, 그런 여러 날에 많은 분이 이 책과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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