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 - 처음과 끝의 계절이 모두 지나도
동그라미(김동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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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
지은이: 동그라미
펴낸 곳: 알에이치코리아 / RHK

 

 지난번에 읽었던 『라틴어 문장 수업』 이후로 몇 주 만에 또 만나게 된 알에치코리아 출판사의 책. 이번엔 에세이다. '가장 공감받고 싶은 감성을 감싸 안는 작가, 70만 팔로워의 새벽을 함께한 동그라미의 짧은 편지'라는 눈에 띄는 띠지 문구. SNS로 스타 반열에 올라 책을 낸 경우구나 싶었는데, 책날개를 보니 이 책은 『새삼스러운 세상』, 『상처 하나, 위로 둘』, 『너에게 난』에 이어 네 번째 저서인가보다. 감성 에세이로 네 권의 책을 낸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일 텐데... 대단하다. '이 작가 뭔가 있겠구나!' 불쑥 솟아오른 기대감으로 우리의 첫 만남은 시작되었다.

 '1장, 우리에겐 늘 사랑이 존재하니까'에서는 꽃가루처럼 날리는 벚꽃 아래 서로만 바라보며 아름답게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이 그려졌다. 수없이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 입속에 넣으면 사르르 녹아버리는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해서 자꾸 손이 가는 솜사탕처럼 언제 어디에 있어도 그냥 너와 함께여서 행복했던 순간들. 읽고만 있어도 가슴 벅찬 그 찬란한 추억이 그저 찰나의 순간이었음을 알게 된 건 '2장, 떠났다고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에서였다. 결혼할 줄 알았는데. 헤어진 건가? 남자는 여자를 죽도록 그리워하며 놓지 못하고 절절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너라는 사람을 놓친 내가 얼마나 비참하게 무너졌는지, 그 모든 순간을 얼마나 기적이라 생각하는지, 현실이 힘들어 꿈에서나마 널 얼마나 그리는지, 슬픔에 잠겨 존재마저 부정하려 한다고 애끓는 그리움을 토해내는 남자. 날카로운 종이에 베인 듯 심장이 욱신거린다. 아프다.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 문장 사이에 마침표도 찍지 못한 채 미칠듯한 그리움과 못난 나약함을 토해내고 한순간도 쉬지 않고 너를 그리는 남자. 실연이라는 두 글자를 주체할 수 없어 스스로 아프고 또 아프게 이별과 납득이라는 쇳물에 담금질해댄다. 참 아프다. 지금은 가정을 꾸리고 예쁜 귀염둥이까지 낳아 '삶' 자체에 집중하는 나이기에 이 크디큰 감성을 오롯이 이해하긴 힘들었지만, 몇 번의 이별을 겪었던 청춘을 떠올리며 스르르 지나간 추억에 잠기게 됐던 시간. 그래, 그때는 나도 참 많이 아팠다.

 『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 이 책은 이별에 가슴 아픈 모든 청춘이 공감할 이야기로 가득하다. 죽도록 사랑했고 너 같은 사람은 다시 없을 거고, 나 없는 너라도 행복하길 빌지만, 부디 적당히 행복하길, 혹시라도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게 두 번째 이별을 의미하는 것 같아 차마 손 내밀지 못하고 이젠 정말 너를 보내겠다는 남자의 슬픈 랩소디. 이 책이 당신의 이별을 대신 아파해줄 거다. 지금 이별하고 있다면 부디 이 책을 읽고 펑펑 울어라. 그리고 괜찮지 않은 날들을 토닥이며 무사히 넘기기를 이별 선배로서 진심으로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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