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 명화로 보는 시리즈
호메로스 지음, 강경수 외 옮김 / 미래타임즈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
지은이: 호메로스
엮은이: 김성진, 강경수
펴낸 곳: 미래타임즈

 

 

 

 

몇 달 전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미술 100』이라는 책을 참 재밌게 읽어서 미래타임즈 출판사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미술 100』은 그림이 알려주지 않는 그림 속 숨겨진 이야기, 즉 화가나 그림에 얽힌 속사정과 함께 100명의 위대한 화가를 살펴보는 알찬 책이었다. 명화 자료도 상당히 많이 실려있어 여기저기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추천했던 책! 그런 미래타임즈에서 이번엔 고전과 명화를 접목하여 또 멋진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2월에 출간된 『명화로 보는 일리아스』에 이어서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와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이 출간된 것! 3권 중에 어떤 책을 먼저 읽을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던 중, 『오디세이아』와 인연이 닿아 가장 먼저 읽게 되었다. 고전 중의 고전이라 꼽히는 『오디세이아』! 사실 내겐 이 작품에 얽힌 씁쓸한 사연이 있다. 중학생이었던 시절 꼭 읽어보겠다며 서점에서 용돈을 털어 샀건만, 익숙지 않은 문체와 어려운 한자가 뒤섞여 누런 종이에 검은 글씨만 동동 떠다니던 그 책. 결국 서른 장이나 읽었을까? 고이 접어 책장에 넣어둔 그 당시 『오디세이아』는 어디로 쓸려 갔는지 지금은 찾을 수가 없다. 한 번 실패했던 아픈 전적이 있기에 이번 만남은 더 특별했고 꼭 완독하자는 의지로 불타올랐었다. 결과는 성공, 대성공! 이렇게 재밌고 흥미진진할 수가! 이 책이 정말 예전 그 작품이란 말인가?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는 고대 그리스 유랑시인, 호메로스의 작품을 바탕으로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고생고생하며 고국으로 돌아가는 20년의 여정을 총 14부로 나누어 전한다. 500페이지에 이르는 벽돌책이지만, 이 책에 담긴 내용이 전부가 아니라 더 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는 것 같다. 아직 이 고전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일단 이 책에서 제시하는 원문에 충실하며 완독을 목표로 열심히 읽었다. 우선, 이 방대한 대서사시의 내용을 살짝 살펴보자. 이타케의 왕인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아 전쟁이 발발하자 사랑하는 부인 페넬로페와 젖먹이 아들 텔레마코스를 고국에 남겨둔 채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전장에 나선다. 9년 동안 지독하게 싸웠지만, 전쟁이 끝날 조짐이 없자 그리스군은 꾀를 내어 트로이의 목마로 성내에 진입, 트로이아를 물리치고 승리를 거둔다. 이제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만나러 집으로 돌아갈 일만 남은 오디세우스. 하지만 트로이아 성에서 신성한 팔라디온 상을 훔치고,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 폴리페모스의 눈을 멀게 하여 신의 분노를 산 오디세우스는 결국 동료를 모두 잃고 표류하다 아름다운 님페, 칼립소의 섬으로 흘러가 7년 동안 정을 통하며 살게 된다. 오디세우스가 고국을 떠난 지 어언 20년, 홀로 남은 페넬로페와 막대한 재산을 차지하려 오디세우스의 궁전엔 구혼자가 들끓고 그들의 횡포를 보다 못한 텔레마코스는 아버지인 오디세우스를 찾아 나선다. 아테네 신의 가호로 결국 오디세우스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구혼자들을 처단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가 바로 오디세이아다. 이게 간단히 설명해서 이렇지 사실 오디세우스의 여정엔 어마어마한 사건과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니 『오디세이아』는 장편 중에서도 장편이라 꼽을 수 있다.

 

 

 

 

 『오디세이아』를 읽다 보니 그간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세이렌, 바다 괴물과의 사투, 트로이아 전쟁 등 모든 이야기가 결국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줄거리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단편적으로 알던 그리스 로마 지식이 결국 이 대서사의 일부였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왜 이제야 읽었을까 어찌나 후회되던지! 중간에 살짝 지루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꽤 흥미로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 읽다 보니 책을 덮었을 땐 어느새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결국 또 밤은 샜다는 말씀!

 어렵다고 포기했던 『오디세이아』를 이토록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건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에 실린 여러 명화와 '오디세이아 상식' 등의 추가 설명 덕분이다. 똑같은 상황도 여러 화가가 그린 작품을 통해 보니 새롭고, 어지럽게 머릿속을 맴도는 수많은 인물과 서로 얽힌 관계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글로 읽고 명화로 확인하니 어찌나 재밌고 즐거웠는지 어렵게만 느껴졌던 이 작품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흥미진진하더라! '명화로 보는 시리즈'라는 타이틀로 다른 작품도 출간될 것 같아 벌써 기대된다. 이 책들은 반드시 소장! 시리즈로 모아 책장에 나란히 꽂아두자.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에 점수를 매기자면 10점 만점에 9점!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큰 그림 일부를 확대한 탓인지, 아니면 화질 좋은 자료를 구하지 못한 탓인지 뿌옇고 흐릿한 그림이 다수 있었고 책을 여는 머리말과 책을 닫는 작품해설에 거의 같은 얘기가 반복되어 좀 아쉬웠다. 그리고 머리말에 쓰인 '오기기아에서 7년간 성노예로 전락해 있는 오디세우스'라는 문구가 내가 읽기엔 좀 불편했다. '성노예'라니 어째서 그런 단어를 사용한 걸까... 죽을뻔한 오디세우스를 구하고 진심으로 사랑하여 극진히 보살피고 애정을 구한 칼립소가 이 얘기를 들으면 억울해서 한달음에 달려올지 모른다. 7년 동안 그를 놓아주지 않긴 했지만, 지문에 등장한 바에 따르면 오디세우스 자신도 칼립소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었고 칼립소가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극진히 대했다는 내용이 등장하니 머리말에 쓰인 '성노예'라는 단어는 좀 불편하다. 다른 책에서는 어떻게 기술되었는지 모르나, 이 책에서 소개하는 지문과 저 단어는 상당히 맞지 않으니 이 부분은 바뀌었으면! 이런 사소한 부분만 빼면 칭찬 거리가 훨씬 많은 책이니 적극 추천. 오디세이아 완독의 기쁨을 안겨준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는 오래도록 소장하며 자주 펴볼 생각이다. 이제 일리아스와 단테의 신곡이 남았구나. 남은 두 편도 미래타임즈의 명화로 보는 시리즈로 만나면 전혀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을 듯! 기다려, 우리 곧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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