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탐라 공주 푸른숲 역사 동화 12
김기정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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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맨발의 탐라 공주
글쓴이: 김기정
그린이: 백대승
펴낸 곳: 푸른숲주니어

 

 

 양 갈래로 질끈 동여맨 머리, 옷이라고 하기 힘든 거적때기, 흔한 짚신조차 신지 않은 맨발. 산에 사는 꼬마 산적인가 싶겠지만 놀랍게도 이 아이는 탐라국의 공주 귀또다. 제주의 옛 역사인 탐라국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아 자세히 고증할 순 없지만, 일부 확인된 이야기를 토대로 허구를 더해 쓴 책이 바로 이 『맨발의 탐라 공주』다. 그 시절 제주살이가 어땠는지 혹은 그냥 흔한 공주 이야기였다면 이 책은 그저 그런 동화책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맨발의 탐라 공주』는 탐라국의 입장에서 신라의 삼국통일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특별하기에 초등학생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그럼, 귀또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며 우뚝 서는지 살펴보자.

 

  

 

 

 본섬인 탐라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해적 요새가 있다. 바로 이 섬에 귀또라는 아이가 사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요새 식구들은 귀또를 공주라고 부른다. 해적들은 탐라국에 있는 고방개를 욕하며 그쪽 병사에게 돌은 던지곤 하는데, 귀또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같이 욕하고 따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해적들이 바다에서 사내아이를 건져 올리고 귀또는 처음으로 또래를 만나게 된다. 사내아이의 이름은 우사기. 귀또와 우사기는 금세 친해진다. 폭풍이 한차례 몰아친 후, 테우(작은 뗏목)에서 깜빡 잠이 들었던 귀또는 본섬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고 마침내 자신이 탐라국의 공주임을 알게 되는데... 왕이 없는 상태로 신라의 간섭을 받는 탐라국. 어째 돌아가는 조짐이 심상치 않다. 신라와 함께 한반도에서 활개 치는 당나라 군인이 어떤 사내아이를 찾겠다고 이 잡듯 쑤시고 다니는데, 그 아이가 바로 우사기. 우사기는 바로 신라와 당나라가 멸망시킨 고구려의 왕자였다. 과연 귀또와 우사기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사면초가인 탐라국은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역사는 언제나 승리한 자의 이야기만을 기억하고 기록하여 후대에 알린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언제 어디서나 양쪽 이야기는 다 들어봐야 하는 법! 모든 정황을 알고 나서야 비로소 온전한 역사를 알 수 있을 거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 있음을, 누군가는 웃었다면 누군가는 울었고, 전쟁의 피바람 속에서 가족을 잃은 아픔과 고통이 얼마나 가슴에 사무치는 일임을 간접적으로 알게 해준다. 늘 1등만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2등 혹은 3등으로 밀려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 사람들처럼, 그 오랜 옛날에는 전쟁에서 밀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수많은 국가가 있었다. 『맨발의 탐라 공주』는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애쓰는 탐라국과 나라를 잃고 피눈물을 삼킨 고구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젠 이긴 자의 역사가 아닌 억울하게 졌지만 죽도록 나라를 지키고 싶었던 2등, 3등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야 할 때다. 비록 허구일지라도 우리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꼭 읽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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