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 - 마음이 따스해지는 감성 에세이

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
송정림 지음, 채소 그림 / 꼼지락 / 2018년 11월

 제목만 읽어도 마음을 뺏기는 책이 있다. 어떤 내용인지, 얼마나 인기 있는 책인지를 떠나 그냥 제목만으로도 뭔가 통하는 느낌. <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 역시 그랬다. 금수저가 아닌 이상 과연 이런 생각 한번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오늘도 치열하게 하루를 버텨내는 내게 제목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던 책. 자음과모음 출판사의 실용에세이 브랜드인 꼼지락에서 출간하는 책들은 꼭 지친 마음을 토닥여주는 감성 처방전 같다. <마음이 머무는 페이지를 만났습니다>도 참 좋았는데, 이번에 읽은 이 책도 마음에 쏙 들었다.

 늘 그렇듯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살펴본 책날개. 이 책을 쓴 작가는 누구일까?
세상에! 작가 소개 글에서부터 마음에 드는 문장을 만났다.

'당신에게도 이 책이 따뜻한 위안이 되어주기를...
한 글자 한 글자 당신 마음으로 다가가는 발자국으로 찍히기를...
오직 그것만을 바라며 글을 씁니다.'  

 따스함이 묻어나는 작가의 진심 덕분에 따끈하게 예열된 마음으로 감성의 바다에 살포시 발을 들였다. 달콤한 초콜릿을 까먹듯 하나씩 눈에 담은 이야기들. 산뜻한 풀 내음 가득한 봄비처럼 똑똑 떨어지는 감성에 마음이 촉촉하게 젖어 든 행복한 시간.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순간순간이 인생의 진리이니 '이 순간 간절히 사랑하고 뜨겁게 일하고 쉼 없이 감사하고 온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 '삶의 목표는 '보다 높아지기' 보다 '보다 깊어지기'가 돼야 한다'. ''인생 역전'도 좋지만, '인생 여전' 역시 좋다'. 가볍지만 의미 있는 인생철학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쿠키 속에 콕콕 박혀 있는 치즈처럼 여기저기 숨어 있어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글감을 모아 한 편씩 완성한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마침내 세상에 선보일 때까지 작가가 보냈을 무수한 밤을 떠올리며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한 문장씩 음미하고 되새기며 그렇게 마지막 장까지 천천히 읽고 또 읽었던 책. 예쁜 그림과 감성 넘치는 글 덕분에 읽는 내내 행복했다. 따스한 담요 속으로 파고들어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뒹굴뒹굴 함께했던 포근한 추억이 생겼으니 지금의 이 따스함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겠지? 한없이 포근한 이 순간, 기분 좋은 나른함에 스르르 눈이 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