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겠어, 이게 나인 걸! - 조금은 뾰족하고, 소심하고, 쉽게 상처받지만
텅바이몽 지음 / 허밍버드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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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나, 귀여운 선인장! 안녕? 반가워.
너 참 귀엽다, 어느 별에서 왔니? 근데 왜 이렇게 시무룩해?
뭐? 가면을 쓰고 사는 게 힘들다고?
이런...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아.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 네가 힘들다면 힘든 거지!
억지로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돼.
기대로 싶으면... 자, 여기 내 어깨 빌려줄게!


 이제 좀 괜찮아졌니? 넌 이름이 뭐야? <어쩌겠어, 이게 나인 걸!>이구나. 이름 한번 특이하네. 넌 누가 만들었니? 텅바이몽? 중국 사람인가? 아니면 대만 사람? 이상하다. 그림체랑 감성은 딱 한국인인데... 뭐야, 역시 한국 사람이네! 윤주형과 전효빈이라는 일러스트레이터 듀오의 팀이름이구나. 신이 내린 손인가? 그림이 너무 예뻐. 거기에 이런 감성 돋는 글이라니! 대체 너의 매력은 어디까지니?

 근데 아까 가면을 쓰고 사는 게 힘들다고 했잖아, 괜찮으면 그 얘기 좀 더 해봐. 우리는 모두 원치 않은 가면을 쓴 채 살아간다고? 음... 그래 맞는 말인 것 같아. 사회에서 온전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가면을 써야 하지. 있는 그대로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기란 점점 어려워지고 괜찮지 않아도 싫다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어 속만 타들어 가잖아. SNS는 또 어떻고? 고르고 골라 SNS에 올린 사진은 과연 누굴 위한 건지. 정말 행복한 건지, 행복한 척하는 건지... 어느 순간 마음이 헛헛하고 공허해져서 방바닥에 벌렁 드러누워 버리곤 해. '좋아요'는 왜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거니? 무슨 곤약 젤리야? 내가 쓰고 싶어서 쓴 것도 아닌 이런 가면. 대체 왜 쓰고 있어야 하는 거야? 원만한 인간관계, 사회생활? 내가 안 괜찮으면 무슨 소용인데? 그래, 네 말이 맞아. 이젠 그딴 가면 과감히 벗어 던지고 '나'란 사람을 당당하게 드러낼 때가 됐어. 본격 ME밍아웃 프로젝트라고? ㅋㅋㅋ 어디서 들은 건 있네. '커밍아웃' 따라 한 거지? 센스 만점인데?

 그래서 네가 해주고 싶은 말은 뭐야? 강한 척, 있는 척, 착한 척, 괜찮은 척하지 말라고? 맞아. 나도 안 괜찮은데 괜찮은 척한 적 많아. 솔직하게 행동하기가 참 쉽지 않더라고. 속내를 드러내면 뭔가 큰일 날 것 같아서 말이야. 나보다 남들이 신경 쓰이면 스위치를 내려 버리라고? 그거 좋은데! 천재다! 좋아, 앞으로는 누가 싫은 소리 하면 그냥 한 귀로 흘려보낼게. 근데 남도 남이지만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가 너무 많아. 대체 무슨 변덕인지. 변덕스러운 모습 모두 나라는 거야? 신기하네. 내 안의 어떤 모습도 전부 나니까 아끼고 인정하고 사랑해주라는 거지? 그렇구나.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은 숨기고만 싶었는데 이제부터는 나부터 자신을 보듬어줄게. 너랑 이야기하니 뭔가 가슴이 뻥 뚫린 듯 시원하다. 알록달록 귀엽고 예쁜 그림을 한참 봤더니 기분이 날아갈 듯 행복해. 네가 전해준 진심 어린 공감과 조언 덕분에 적어도 며칠은 끙끙대지 않고 나답게 행동할 수 있을 것 같아. 근데, 알지? 나 소심한 거. 내가 겁먹고 다시 가면 쓰려고 하면 네가 찾아와서 날 응원해줘야 해. 알았지? 고마워. 너랑 만난 건 행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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