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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 ㅣ 잠 못 드는 시리즈
안용태 지음 / 생각의길 / 2018년 9월
평점 :

제목에서 재치가 철철
흘러넘치는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시리즈! 정확히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10권 넘게 출간된 거로 알고 있는데, 난 그 중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공학 이야기>와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철학 수업>을 읽어봤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이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 바로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 공학 이야기는 재미있었지만 난 천생 문과인지라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고 철학 수업은 얕은 지식으로 감당하기엔 살짝 어려웠다. 그런데 미술 이야기라니, 책을 처음 본 순간 머리에서 등을 따라 그리고
이내 발끝까지 짜릿한 전율이 흘렀다. 첫눈에 알 수 있었다. 이 책이 진정 나의 취향 저격이라는
사실을!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는 인문학 강의를 하고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는 안용태 작가의 작품으로 미술이라는 주제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하여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미술 세계사다. 미술 + 인문학 + 세계사라니. 이런 조합 정말 치명적이다. 내가 좋아하는 요소는 두루 갖춘
책이라 시작하는 순간 정신 못 차리고 내달릴 줄은 알았지만, 책 제목처럼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재밌을 줄이야! 졸린 눈을 비벼가며
새벽까지 책을 읽은 적은 있어도 재밌어서 잠까지 달아나 버리는 경험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이
책은 최초의 인류가 풍족한 사냥 성과를 기원하며 그린 동굴 벽화부터 고흐와 고갱 같은 위대한 미술가들이 활동했던 후기 인상주의까지 아우른다.
가장 재밌었던 부분은 '이집트' 이야기였는데 미술 작품을 토대로 작가가 거침없이 풀어내는 이집트의 종교, 정치, 풍속 등의 생활상은 그 어떤
역사책에서 만난 이야기보다 더 매력적이고 흥미로웠다. 너무 재밌어서 이집트 편은 몇 번이나 읽었는데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 않더라. 선명한 사진
자료가 꽤 여러 장 실려 있어 상당히 만족스러움. 인터넷 서점 책 소개 글을 보니 이 책엔 160여 점의 작품 사진이 실려있다고 한다. 그리고
또 좋았던 건 하나의 주제가 끝날 때마다 실려 있는 '함께 보면 좋을 책'. 그 주제를 더 깊이 탐구하고 싶은 독자에게 관련 도서
목록을 제공하는 작가의 세심함에 팬심이 발동할 지경이었다! '함께 보면 좋을 책' 목록에 읽고 싶은 책이 한가득이라 따로 추려내어 적어두고 한
권씩 읽어볼 생각이다.
이쯤 되니 안용태라는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궁금해져서 네이버 검색 찬스를 사용했는데, 맙소사
1981년생이라니. 작가의 글솜씨와 방대한 지식에 나이가 많지 않을까 상상했는데, 역시 나이는 숫자일 뿐 지식의 크기와는 상관이 없을 수도
있구나. 명화를 사랑하고 역사를 좋아하고 인문학에 관심 있는 내게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는 더없이 좋은
선물이었다. 올해 읽은 책 중 Top 5에 손꼽힐 정도로 좋았던 책! 누군가 특별한 미술 이야기를 원한다면 단연코 이 책을 추천하겠다. 누구나
미술 이야기를 쓸 순 있지만 아무나 이 정도의 이야기를 풀어낼 순 없을 테니까. 오늘부로 안용태 작가의 팬이 되어버림.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찾아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