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골든 리트리버 코난, 미국에 다녀왔어요 - 미국의 개 친구들을 찾아 떠난 모험 이야기
김새별 지음 / 이봄 / 2018년 9월
평점 :

어린 시절 <명견 래시>와 <파트라슈의 개> 같은 애니메이션을 보며 나중에 개를 꼭 키우자고 다짐했었다. 한데, 안타깝게도
부모님 슬하에 있을 때는 엄마가 개 알레르기가 심하셔서,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 지금은 신랑이 개를 좋아하지 않아서 이래저래 개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지금도 TV 채널을 돌리다 동물농장이 나오면 한참 푹 빠져 시청하고 길에서 귀여운 강아지나 멋진 개를 만나면 눈을 반짝이며 몇
번이고 돌아보게 된다. 이렇게 개를 좋아하다 보니 이번에 읽은 <골든 리트리버 코난, 미국에 다녀왔어요>는 내게 더없이 좋은
선물이었다. 영리한 개구쟁이 코난과 그런 코난을 가족으로 받아들여 진심으로 사랑하는 쌍둥이네 이야기. 이 책에는 쌍둥이네가 코난과 함께 미국
보스턴에서 1년간 생활하며 겪은 행복하고 따스한 추억이 담겨 있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그 소중한 추억, 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좀 더
살펴보자.

무게가 35kg이나 나가는 대형견, 코난을 미국으로 무사히 데려가는 것부터가 첫 난관이었다.
다이어트로 체중을 일부 줄였지만 위탁 수화물로는 불가, 코난은 어쩔 수 없이 화물칸에 타야 할 처지가 되었다. 혹시라도 코난이 겁먹을까
노심초사하며 걱정하는 쌍둥이네 모습에 나까지 발을 동동 구르며 어떻게 하나 마음을 졸였다는... 다행스럽게도 코난은 무사히 미국 땅을 밟고 견생
최고의 1년이 될 추억을 하나하나 쌓아가기 시작한다. 목줄을 풀고 달릴 수 있는 개 공원과 드넓은 해변. 한국에서는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그런
상황이 미국에서는 가능했다. 물론, 정해진 구역에서 규칙에 맞게 즐겨야 했지만, 그 정도면 최고다. 코난은 호수, 바다를 가리지 않고 첨벙
빠져들어 한참 수영을 즐기고 가족과 캠핑도 가보고 다른 골든 리트리버 100여 마리와 함께하는 정모에도 참석한다. 세상에, 이토록 행복한 견생이
또 있을까? 코난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코난에게 푹 빠져들어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옆집 이웃 같았다. 겁먹은 코난,
질주하는 코난, 밥 먹는 코난, 헤엄치는 코난, 긴장한 코난, 행복한 코난 등등, 쌍둥이네가 느꼈을 그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느끼며 나는 어느새
코난네 식구가 되어 함께 미국을 누비고 있었다.

<골든 리트리버 코난, 미국에 다녀왔어요>는 단순한 여행 기록이 아니다. 반려견을 외국으로 데려가는 방법, 현지에서 주의할 점과
알아두면 좋을 각종 정보까지 사랑하는 반려견과 외국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큰 도움이 될 많은 이야기가 세세하게 담겨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단연
코난이지만, 코난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데, 따스한 정과 반려견을 향한 사랑부터 강아지 공장과 안락사 등의 가슴 아파 외면하고픈 사회적
문제까지 깊이 있게 전한다. 이 책을 쓴 쌍둥이네 엄마의 직업이 다큐멘터리 전문 MBC PD라는 게 실감 날 만큼, <골든 리트리버 코난,
미국에 다녀왔어요>는 한 편의 다큐이자 감동적인 영화다. 코난과 함께 울고 웃으며, 내 옆에도 쓰다듬고 안아줄 수 있는 반려견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행복한 상상에 빠졌던 시간. 코난을 친동생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쌍둥이의 예쁜 마음에 가슴이 따스해지고, 1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멋진 추억을 쌓은 작가의 진취력에 감탄하며, 그 행복한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뿌듯하고 즐거웠다. 작가님, 코난과의 멋진 나날을
공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참 행복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