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길목에는 詩가 있다
최형철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아직 가보지 못했기에 막연히 아쉬움과 동경만 커지는 그곳, 유럽. 언젠가는 꼭 가자 다짐했건만 그 언젠가는 갈수록 뚜렷한 기약이 없어 거의 반 포기 상태였던 순간, 지식과 감성 출판사에서 나온 <유럽의 길목에는 시가 있다>라는 책을 만났다햇볕 아래 쨍하게 빛나는 빨간 건물 앞에서 두 노인이 평화로이 거니는 표지를 보며 이 책 뭔가 특별하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 일단 저자의 경력부터가 남다른데, 이 책을 쓴 최형철 저자는 현직 목사님이지만 글쓰기와 사진 찍기에 관심이 많은 감성 시인이기도 하다. 찰나의 순간을 담은 사진에 감수성 넘치는 시를 곁들인 <유럽의 길목에는 시가 있다>는 저자의 특별한 유럽 여행기다.

 

 

 

 

프라하의 벽은 눈을 뜨고
청년들은 달빛 아래서
노래와 자유를
벽에 촘촘히 심었다.

<프라하에서 둘째 날 / '존 레논 벽' 중에서>
 

 

 

 

 유럽 곳곳을 거닐며 특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써 내려간 저자의 시는 때로는 수필처럼 때로는 노랫말처럼 잔잔하게 유럽의 감성을 읊조렸고
, 가만히 눈을 감고 상상하면 어느새 눈앞에 런던 노팅 힐 거리와 파리 생 마르텡 운하 그리고 프라하의 프라하성 골목이 펼쳐지곤 했다관광지와 맛집 위주의 여행기가 아닌 감성 넘치는 사진과 시를 통해 유럽을 바라보니 더욱 간절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책에 실린 사진은 하나 같이 색감이 예쁘고 멋져서 좋은 카메라로 찍었을까 궁금했는데 일부 인물사진만 제외하고 전부 갤럭시 S5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거라고 한다. 저자는 오랜 세월 DSLR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왔지만, 독자와 같이 호흡하고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는데, 역시 고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 법! 직접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카메라를 사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건만 결국 연장을 따질 게 아니라 사진의 감을 익혀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유럽의 길목에는 시가 있다>에서는 한순간 스쳐 간 이름 모를 타인, 모르는 사이였지만 이제는 지인이 된 인연, 배경과 함께 슬그머니 찍힌 누군가 그리고 아름답게 늙어가는 노인까지, 그 모든 이가 기꺼이 내어준 추억 한 조각 덕분에 저자의 행복한 유럽 여행이란 퍼즐이 완성된다. 아름다운 풍경, 사람, 사진, 시, 추억 그리고 소망으로 엮어낸 저자의 유럽 여행은 톡톡 익어가는 막걸리처럼 구수하고 깊은 여운을 남기니 특별한 유럽 이야기를 원하는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덧붙이는 글
난 대체 유럽에 언제 갈 수 있는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해보지만 아직은 답을 알 수 없는 상황.
결심을 굳히고 유럽을 가게 되는 그날, 이 책을 꼭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알록달록 예쁜 건물로 가득한 베네치아 부라노섬에 꼭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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