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그리고 초록 - 마음에 선물하는 꽃그림 에세이
김소라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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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붓을 놓은 게 언제더라? 그림 그리는 걸 참 좋아했는데, 공부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붓을 놓은 후로는 지금까지 잊고 살았나 보다. <꽃 그리고 초록>이란 책을 보니 다시 붓을 잡고 싶어진다. 네이버 그라폴리오 출판 챌린지 우승작이자, 오랜 시간 작가가 추억과 함께 쌓은 그림을 하나둘 모아 엮은 꽃그림 에세이. 출간을 염두에 두지 않고 오로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다 내게 된 책이라 그런지 특유의 느긋함과 따스함이 살아 있어 보는 내내 편안하고 잔잔했다.

 

 

 

 

 <꽃 그리고 초록>은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일상 혹은 꽃에 담긴 이야기가 짧게 실려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글에서 청량감마저 느껴지는 건 글과 함께 자리한 그림 덕분이지 싶다. 꽃 이야기가 제법 재미있었는데, 왜 옛날이야기에서는 사람이 그렇게들 쉽게 죽고 극단적인지 모르겠다. '누가 죽고 무슨 꽃이 됐다더라, 누구의 죽음을 측은히 여긴 신이 꽃으로 만들어주었다.' 뭐 이런 이야기가 꽤 많았다. 그리스 로마 신화도 등장해서 어쩐지 초등학생 시절에 즐겨 읽던 그런 책을 읽는 느낌. 그렇다고 유치하다는 건 아니다. 이 책의 주는 그림이기에 예쁜 그림에 집중하며 가볍게 읽기에 딱 좋았던 그런 글이라고나 할까. 요즘 주로 밤에 책을 읽는데 <꽃 그리고 초록>은 밝은 낮이 더 어울리는 책이라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펼쳐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에 읽고는 책장을 넘기며 눈이 머무는 곳에 잠시 멈춰 그림만 또 감상하곤 했는데, 그 찰나의 순간들이 참으로 평온하고 고요해서 복잡했던 마음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3년 넘는 시간 동안 '꽃 그리고 초록'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차곡차곡 그림을 그렸고 지금도 그리고 있다는 작가. 예쁜 물감으로 칠해 하나하나 꽃을 들이며 꽃세상을 채워간다면 어떤 느낌일까? 이렇게 꾸준히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고 작품을 엮어 책까지 출간하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인 것 같다. 꽃과 그림을 사랑하는 작가의 열정이 슬며시 전해져 괜스레 물감과 붓이 남아 있는지 서랍을 뒤적였던 시간. 나도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꽃 그리고 초록>의 희망찬 기운을 받아 나도 다시 붓을 잡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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