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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 완벽해 보이지만 모든 것이 불안한 그녀의 인생 새로고침
숀다 라임스 지음, 이은선 옮김 / 부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아무 정보 없이 이 책을 알게 됐을 땐, 그다지 끌리지 않았다. <1년만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라는 제목에서 폴폴 풍기는 자기계발서의 아우라. 시중에 흔히 있는 그저 그런 책이겠거니 생각하며 무심하게 흘려보냈다. 그렇게 1주일 정도 지났을까? 우연히 이 책과 다시 마주하게 되었고 이것도 인연이니 무슨 내용인지 알고는 넘기자 싶었다. 예스24에 접속하여 책 제목을 치자 갑자기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그 소리의 출처를 알 수 있었다.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무대에서 연설하는 한 흑인 여자. 이 책의 저자이자 '그레이 아나토미'와 '스캔들' 등 다수의 인기 드라마를 집필한 숀다 라임스였다. 우리의 첫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너는 뭐든 좋다고 하는 법이 없지.'
때는 2013년 11월 28일, 추수감사절 아침. 숀다의 언니인 들로즈가 무심히 내뱉은 이 한마디에 숀다의 마음엔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숀다는 그 일을 계기로 딱 1년간만 'YES!'를 외치는 긍정적인 삶을 살아보기로 한다. 너무나 긴장돼서 죽도록 피했던 토크쇼 출연, 평소 같았으면 거절했을 대학교 축사, 다음으로 미뤘을 아이와의 시간, 절대 빼지 못했을 버거운 살. 숀다는 짐인지도 모른 채 짊어지고 있던 이런 두려움과 도전 그리고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테트리스 게임처럼 하나씩 차례로 해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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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하고 두려워서 미루고 피했던 일에는 YES! 불편한 마음에 울며 겨자 먹기로 끌려다니던 관계엔 NO!를 외친 숀다의 1년은 참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살은 58킬로그램이 빠졌고.
독가스를 풍기던 사람들이 몇 명 정리되었으며.
가족들과 가까워졌고.
더 좋은 엄마.
더 좋은 친구.
더 행복한 직장 상사.
더 강인한 리더.
더 창의력 넘치는 작가가 되었다. (p411~412)
총 431쪽인 두툼한 책을 손에 쥐고는 이걸 언제 읽나 싶었는데, 숀다는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가식 없는 솔직한 태도로 혼을 쏙 빼놓고 자뻑과 허당미로 배꼽을 잡게 만든다. 20년 후배들의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내가 긴장하고 두렵지만 설마 바지에 똥은 싸겠냐'며 거침없이 쏟아내는 그녀의 입담에 정말이지 반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도 딱 1년만 눈감고 YES!라고 외치면 이런 삶의 변화를 맛볼 수 있을까? 아무것도 아닌 일에 지레 겁먹고 피했던 건 아닌지, 어쩐지 지난 세월이 아쉽다. 숀다만큼 막무가내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YES!를 외치도록 노력해보자. 긍정의 에너지를 나눠줘서 고마워요, 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