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메이드 바이 우드워커 - 나무와 함께하는 삶, 목수의 세계
이수빈 지음 / 미호 / 2020년 11월
평점 :
나무를 다루는 사람.
우리는 보통 '목수'라고 부른다.
시골 출신이라서 그런지 동네에 목공소가 있었다.
톱밥과 먼지가 가득한 목공소.
늘 뭔가 만들어지는 그곳을 호기심 어린 눈길로 바라봤던 기억이 있다.
요즘은 목공소를 만나기가 힘들다.
아파트가 가득한 곳에 살아서 더한 것 같다.
그렇게 찾아보기 힘들어진 목공소들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있다.
<목공소>라고 하니까 기억 속의 먼지 가득한 곳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책 속에 소개되는 장소들은
현대적이고 멋드러진 곳들이다.
미호 의 [made by WOODWORKER]
나무를 다루는 사람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하는 일과 그들이 일하는 곳을 설명해주는 소개서이다.
저자는 이수빈은 프리랜서 작가이고 우드카빙이 취미라고 한다.
표지에 구멍이 있다.
호기심에 표지를 넘기다가 접힌 부분을 펼쳤더니
숨어있던 그림이 나타났다.
앞표지 속에 숨어있는 그림이다.
혹시나 하고 뒷표지를 먼저 넘겨보았다.
숨어있는 그림을 만날 수 있었다.
귀여운 고양이가 있는 누군가의 공방.
잠깐 들러서 차 한잔 하고 싶은 공간이다.
내용을 읽기도 전에 호기심과 재미가 가득해서 얼른 내용이 보고 싶다.
나무를 이용해서 무엇을 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다양한 용어들이 나온다.
이 부분에서 조금 멈칫 했다.
첫 부분의 목수는 익숙한 용어이다.
그런데...
우드워커(woodworker)
캐비닛메이킹, 그린우드워킹, 부시크래프트, 우드카빙, 우드터닝, 우드밴딩, 세이빙홀스
내가 불편했던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전문분야가 아니기에
용어를 가지고 타박을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나 낯선 용어들이 가득하다.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말로 바꿀 수 있는 용어들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용어도 있다.
분명 현장 전문가들은 자신들만의 용어를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전문가들을 위한 전문서적이 아니다.
아무렇지 않게 사용한다면 이 용어들이 굳어질 것이고,
시간이 많이 지나서 우리말로 바꾸려면 그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려도 바꾸기 힘들어질텐데... 하는 걱정이 되었다.
우리는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이 부분은 온전히 나의 생각이다.
자! 다시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책 속에는 10곳이 소개되어있다.
그들이 어떻게 그 장소를 일구게 되었고, 나무와 같이 생활하게 되었는지
어떤 작업을 하는지 소개되어있다.
들뜸이나 흥분없이 차분한 목소리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나무 냄새가 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차분하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긴다.
같은 나무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용되는 재료들이 어떻게 다르고, 어떤 방식을 이용하는지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목공이라고 하면 마른 나무 만을 이용해야 틀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생나무를 이용해서 작품을 만드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과거 우리나라의 목공소는 폐쇄적이고 주먹구구 식이 였는데,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10곳 중에 나무문살을 하는 공방이 한 군데 정도 소개가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뭔가 투박하고 먼지 풀풀나긴 하지만,
정겨울 것 같은 그런 목공소 말이다.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계기도 되었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뭔가 아쉽고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나무로 만들어진 작품들.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은 대부분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제품들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여기 소개된 공방에 가서 나만의 가구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위시리스트에 한 줄 더해지게 되었다.
저는 위 도서를 추천하면서 미호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