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안은영 (특별판)
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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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한편 봤다. 

사실 책보다는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먼저 들었다. 

TV에고 광고하는 영상도 봤다. 

아직 드라마를 보진 않았지만 예고편이 흥미로웠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나 영화는 가능하면 원작을 먼저 보고 보려고 한다. 

영상을 먼저 보고 나면 책을 읽으면서 상상하는 재미가 반감해서 말이다. 

사실 책을 구입하기 전에 도서관에서 대출을 해서 보다가 말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몇 장 읽다가 바로 반납을 했다. 

자꾸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구입을 했다.


표지가 달라졌다. 

내가 도서관에서 빌려봤던 책의 표지가 더 흥미로웠던 것 같아서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든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조금은 독특한 능력을 가진 보건교사 안은영에 관한 이야기다. 

귀신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기운이라고 해야하나 무튼. 

일반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인다. 

그것들이 사람들을 해꼬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비비탄 총과 플라스틱 칼을 가지고 다니는 이가 바로 보건교사 안은영이다. 


독특하고 재미난 설정이다. 

귀신을 쫒는 퇴마사도 아니고, 뭔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도 아니다. 

비비탄 총과 플라스틱 칼은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과 양이 정해진 것도 재미있다. 


자신이 일하는 고등학교의 실질적 실세인 한문교사 홍인표.

이 인물도 독특하고 재미있는 설정이다. 

뭔가 모르는 기운이 지켜주는 인물.

그것보다 더 이상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학교. 


어떤면에서는 학교괴담 같은 이야기로 흘러갈 수도 있는데...

거기에 안은영이라는 인물이 있어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되었다. 

남들에게는 안 보이는 괴물들을 물리치느라 하루가 바쁜 보건교사 안은영. 

만약에 보건교사가 아니라, 국어교사였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엉뚱한 상상도 해본다. 


또 한 사람 흥미로운 등장인물이 있다. 

원어민 교사 매켄지.

어떤 부분에서는 안은영과 비슷한 인물이다. 

비범한 능력을 지니 인물.

그러나.

자신의 능력을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것에 사용하는 인물이다. 

매켄지가 있어서 안은영이 멋진 인물이 되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책을 덮고도 한참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친절한가? 

나의 행동들은 순수한가? 

뭔가를 바라고 했던 일은 없나? 

아니 뭔가를 좀 바라고 하면 안되나! 

나는 안은영일까 메켄지일까? 

누구와 더 비슷하다고 떳떳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작가는 왜 이런 모습을 친절이라고 이야기했을까? 

읽을 때는 흥미로운 사건들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책장을 덮고 나니 이런 질문을 떠나질 않는다. 

특별판을 내면서 작가의 사인이 맨 앞장에 있다. 

아마도 작가의 이 말때문에 이런 생각을 한 것 같기도 하다. 

'친절' 

그건 뭔가를 바라고 하는 행위는 아니다.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한 행동이다. 

하지만 친절의 범위를 정하는 것은 늘 힘든 일이기도 하다. 

내 친절의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 


책을 봤으니 이젠 드라마를 봐야겠다. 

내가 상상하던 것들이 얼마나 영상으로 만들어졌는지 말이다. 


아직 드라마를 안 봤다면 꼭 먼저 책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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