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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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알고 있으나 읽어보진 않은 책들을 하나씩 읽고 있다. 

집에 있는 책들도 있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도 있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집에 있는 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청소년 필독서로 알려진 책이다. 

나는 이제서야 읽어봤다. 

그리고 왜 청소년 필독서인지 

아니 청소년이 아니라, 부모가 되기 전의 예비 부부들이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이들은 교육제도의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아이를 키우는 엄마와 주부의 입장에서 읽어보니 

누군가 보듬어 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한스 기벤라트.

총명한 아이다. 

그런데...

한스는 어릴 때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그렇게 부유하거나 가난하지 않은 평범한 아버지 밑에서!

그런 아버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두 쪽에 걸쳐서 설명하고 있다. 

『우월한 힘과 인물에 대한 끊임없는 불신감, 

그리고 일상적이지 않은, 

보다 자유롭고 세련된 정신 세계에 대한 본능적인 적대감에 있어서 

그는 그 도시의 다른 모든 가장들과 다를 바 없었다. 

그의 적대감은 옹졸한 질투심에서 싹튼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작가는 아버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스의 아버지는 자신의 삶이 중요한 인물이다. 

자신을 더 돋보일 수 있는 것이 아들의 성공이였다. 

공부를 잘 하는 한스를 채근하고 

중요한 시험을 치르고 낙심한 아들을 두고 관광을 할 수 있는 인물. 

아들을 감정적으로 품어주지 못한 인물이다. 


그렇다 보니 한스는 자신이 잘 하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아버지의 욕망을 충족시켜주고 

자신도 한껏 우쭐했다. 

동급생 친구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더 어려운 것을 배운다는 것에 우쭐하면서 말이다. 

그렇다고 친구들을 무시하는 인성을 가진 인물은 아니다. 

어른들의 말을 잘 따르고, 어떻게 보면 반듯한 모범생이다. 

공부만 열심히 하는 약골 모범생.

몸만 약한 줄 알았더니, 마음도 무척이나 심약한 아이였다. 

이렇게 심약한 한스 곁에 엄마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신학교에 가서 친구를 만나기도 했지만 

온전히 자신의 감정을 나누는 친구는 아니였다. 


내가 엄마라서 이런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총명한 아이.

옆에서 더 채찍질 하는 엄마라도 

아이의 감정을 보듬고 나누는 존재가 있었다면 

한스가 수레바퀴 밑으로 들어가진 않았을 것 같다. 


책 속에서 누구나 수레바퀴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수레바퀴 앞에 뛰어가긴 해도 깔리지는 않는다. 

아니 수레바퀴 밑으로 들어가기 전에 힘을 내어서 벗어나려고 한다. 

한스에게 수레바퀴 옆으로 나올 수 있게 누군가 손을 내밀어 주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이 책을 보게 될 많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누구나 수레바퀴는 있다. 

그리고 수레바퀴의 밑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누군가 손을 내밀어 줄 것이다. 

희망을 버리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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