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중심 사회를 고도로 농축해놓은 듯, 알파만을 우대하는 집안의 분가에서 태어난 히로토는 본가 후계자의 약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본가에 갔다가 아름다운 소년과 친구를 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그 소년의 목에 목걸이가 걸린 것을 보고 부모님께 배운 대로 그 자리에서 도망쳐버리고 마는데...목을 물리면 각인이 되어 평생 알파에게 묶여야 하므로 오메가는 목걸이를 하고 살며, 인권이 없다시피 하고, 특히 치카게의 인권은 애초에 없었던 것만 같은 피폐한 이야기 입니다. 어린 시절 본인이 저질렀던 실수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바른 길을 걸어온 히로토가 자신을 지키는 수단으로 구름을 택한 치카게를 곁에서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도 안타까웠는데, 두 사람의 마음의 방향이 서로를 향하고 있어서 더 안쓰러웠어요. 이미 정해진 성별이 족쇄가 되어 치카게를 힘들게 하였다면 그 족쇄를 풀고 히로토를 쟁취한 것은 치카게의 의지였다는 설정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본식 오메가버스는 오메가에게 혹독한 구름을 강요해서 그다지 취향은 아닌데, 치카게처럼 구르고 나서도 빛을 잃지 않는 아이들이 있어서 계속 읽게 됩니다. 두 사람의 후일담을 좀 더 길게 만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국제 규모의 사건에 휘말려 진땀을 뺐던 와치와 마키오. 평화로운 일상에 마키오가 질릴까 두려워하는 와치에게 갑자기 난이도 높은 방해요소, 형이 나타나는데! 도쿄지검 검사인 형과 범죄자 출신 마키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방황하는 와치의 앞날은...?두둥!하는 효과음을 내며 형님이 나왔는데 앞권까지의 전개가 워낙 규모가 컸기 때문인지 이번에는 소박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였습니다. 형님은 생각보다 동생을 사랑했고, 그리고 본인을 아주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었어요. 그에 비해 와치는 형과 본인보다 마키오가 소중한 사람이니 애초에 승부는 갈렸다고 봐야겠죠. 잔잔한 본편에 이어 달달한 온천 에피소드까지 숨돌리기 좋은, 알찬 한권이었습니다.
왕족인데다가 돈도 많고 굴리는 사업마다 대박이 나지만 즐거운 일을 찾지 않으면 즐겁지 않은 푸시 킹 전하, 파티알 라힘은 새로운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시찰을 나갔다가 본인에게 반항하는 존재를 만나고 흥미를 갖게 되는데...아주 강렬한 첫 페이지를 거쳐 나쁜 버릇을 축약해서 보여주는 마의 20p 구간까지 읽으며 때려 칠까...여러 번 고민을 했었어요. 저는 파티는 조연이고 마구 구르던 보좌관 두 사람이 메인이라 생각했는데 진짜 메인은 중간부터 나오네요. 가진 것은 음식 만드는 재주뿐이었던 카드리가 건물을 팔라는 파티의 압박에 저항하고, 나한테 이러는 건 니가 처음이야...흥미로워! 모드의 파티가 성행위로 결판 내자(...) 달려들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파티는 시작부터 끝까지 제멋대로이긴 하지만 앞 문란 모드일때는 짜증만 났던 제멋대로가 카드리에게 묶인 이후에는 점점 귀여움으로 바뀌어서 좋았어요. 처음부터 애정으로 엮인 보좌관 커플은 파티의 영향 덕인지 순애보가 강조되어 이 두 사람이 메인 커플보다 마음에 들 뻔 했습니다. 다행히(?) 후반부로 갈수록 파티의 귀여움이 더해지는 데다가 본능에 솔직한 수 캐릭터를 좋아해서 메인 커플도 결국 마음에 들었어요. 이걸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걱정했던 처음이 무색하게 끝은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