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나린 한 방울의 비였다가 샘을 이루었다가 다시 강물이 되었다가 꽃을 피우다 문득 신령이 된 산영. 자신이 맡은 산의 그림자가 되겠다며 '산영'이라 이름 지었을 만큼 산을 사랑하던 신령은 사특한 이가 해코지하여 산이 크게 다치자 신력을 얻기 위해 하늘로 향하는데...우연이 여럿 겹쳐 얼결에 하늘의 보물을 취하고 그 대가로 천제의 일부인 희사의 시중을 들게 된 산영과 산영을 마뜩찮게 여기면서도 점점 마음을 내주다 끝내 알아서는 안 될 감정을 갖게 된 희사가 '사랑은 처음이라...' 좌충우돌하는 이야기 입니다. 초반부는 산영이의 매력이 담뿍 묻어난 이야기라 상당히 밝고 귀엽게 진행되고 중반부는 점점 감정을 깨닫는 희사가 처음 느끼는 '감정'이란 것에 잔뜩 휘둘려 혼란스럽고 후반부는 서로 처음이라 미숙했던 부분을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덕분에 둘도 울고 저도 울었네요. 산신도 나오고 천제도 나오고 하늘나라도 나오고 동화 같은 분위기에서 시작하여 진~한 감정 묻어나오는 첫사랑과 달달하고 알콩달콩한 일상까지,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라 좋았습니다.
언지 나타나서 어떻게 인간 사이에 스며들었는지 알 수 없어도 어느샌가 사회의 요직을 꿰찬 뱀파이어 일족. 그 중에서도 데보라 영지를 다스리던 뱀파이어 클라우스 페테르 요하니스 대공은 영생의 무료함을 느끼고 후계자를 키워 그녀가 영지를 운영하도록 하고, 후계자가 전쟁에서 숨을 거둔 후 슬픔에 겨워 긴 잠을 청했는데... 그랬던 그가 잠에서 깨어나 현 영주인 이블리나에게 '백 일의 밤과 낮'을 요청했다!영생을 사는 뱀파이어의 무료함, 그런 뱀파이어가 사랑하게 된 인간, 뱀파이어의 무서움을 쉽게 잊은 인간들, 그것을 잊게 만들어 준 눈 앞의 권력 등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은데 그게 잘 써지지 않아서 답답한 심정이 느껴지는 이야기였습니다.(작가 본인은 전혀 안 그런데 저만 그렇게 느꼈으면...어쩌죠;) 여타의 이야기들과는 다르게 뱀파이어가 굳이 인간을 해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인간과 비슷한 위치에 있어서 아군(?)이라는 점 덕분에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우며 치명적인(!)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사회에서는 어떻게 다루어질지 몰라도 '오메가 클럽' 안에서는 오메가의 지위가 절대적이다! 라는 규칙 덕분에 오늘도 호황중인 오메가 클럽. 그리고 그 오메가 클럽에서 매출로 톱을 찍은 세 오메가는 8번 방을 자기 안방처럼 이용중이었는데...위의 설정이 그닥 취향이 아니라서 좋아하는 작가의 책임에도 구매를 망설이다 존재를 잊어버렸던 책입니다. 과거의 나, 안목이 구렸구나... 작가님을 좀 더 믿었어야지! 이야기 중반까지는 소가글대로 흘러가는데 중반 지나면서 어...? 싶다가 후반 넘어가면 앗! 하게 되는 구성! 매우 깊이 숨겨진 흑막! 반전이라면 요거렷다? 하면서 독자가 낼름 집어 먹게 쉬운 답을 제시하고 그 끝에 다시 한 번 꼬아놓은 반전! 그런데 외전엔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대반전까지... 끝까지 다 읽어야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