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삶을 사랑하는 평범한 남자 박중원. 오늘도 평범한 5일간의 열일을 마치고 집에서 쉬길 기대하는 그 앞에 동생 회사의 직원 이윤도는 미나리녹색 머리를 한 여자를 내려 놓고 도망을 가고, 평범남 중원과 미나리녹색 여자와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는데...이 책이 연예인물일거라는 생각은 하나도 안해서 처음엔 조금 당황했습니다. 잘 나가지는 않지만, 누군가의 뒷받침을 하는 역할을 담당한 걸그룹의 멤버 로라가 같은 멤버에게 발생 한 부당한 일에 분개하여 생방송 도중에 사건을 일으키고 그것을 계기로 도망도 치고 연애도 하는 이야기가 참 선호하지 않는 전개인데도 건조한듯 하면서 따뜻한 남자 박중원의 매력과 열심히 하려고 발버둥치는 필사적이면서도 귀엽고 상큼한 로라 이지윤 덕에 끝까지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중반까지의 호흡은 생각 외로 괜찮아서 몰입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는데, 후반으로 가면서 미묘하게 문장이 처음에 비하면 깔끔하지 않다거나 주인공들이 캐릭터가 희미해 진다거나, 걸그룹 멤버인 피해자 M양이 처한 상황이 너무도 안타까워 집중이 잘 안되었어요. 지윤이도 중원도 둘은 주인공이라 해피 에버 에프터 할테지만, 용기가 없어 실리를 추구했다 결국 피해자임에도 매장당한 M양의 사연이 현실을 너무 반영한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피해 상황을 밝히고 당당히 맞서든, 스폰서를 선택해서 성공을 거머쥐든 어떤 선택을 하였다 해도 M양이 행복해 지기엔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이 녹록지 않으니까요.
교통사고를 당해 그 후유증으로 머리에 폭탄을 안고 살게 된, 조금 많이 남의 감정에 무심하고 자기 감정을 알아 채지 못하는 김택승과, 돈 많고 잘생기고 능력 좋고 인기도 많아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아본 적 없는 하선연이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 되어가는 이야기...큰 사건도 없고, 시련 또한 없었는데 둘의 감정이 변화하는 것 만으로 이렇게 알차게 이야기를 끌어가시다니, 뾰족가시 작가님의 필력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읽는 독자도 다 알겠는 주변의 감정을 저만 모르는 택승이 답답할 법도 했지만 워낙 선연이 뻔뻔해서 퉁치기로 했습니다. 제 눈에도 선연의 감정이 손에 잡힐 듯 보이는데 이기적으로 구는 모습에 아, 저런 놈이 후회를 해야 꿀맛인데...라고 생각하면서 읽고 있었는데 세상에! 이런 우주급 후회를! 후회남 그리고 본인 마음을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도 집착은 하는 집착남이라니...크흨. 너무 취향저격이에요. 선연이의 후회와 고통부분이 길지는 않으나 그 깊이가 남달라 짧고 강렬한 후회를 남긴 것이 백미! 후회구간이 길면 그만큼 재미가 떨어질 수도 있는데, 적절한 후회의 분량에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선연이가 아직 정신을 덜 차린 듯 대형견이 된다거나 꿀떨어지는 맛이 부족했는데, 이 점을 보완할 외전! 외전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