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와 단 둘이 사는 미혼모, 채송화. 고아원의 수녀님이나 다정한 친구들, 귀여운 동생들 덕분에 평온한 유년기를 거쳐 사회에서 만난 할머니의 도움 덕분에 식당을 차려 운영하는 등 세간의 호의를 많이 받고 살았지만 그 모든 것을 날려버릴 단 하나의 악운 탓에 인생이 꼬여버리고 마는데...세상에는 수많은 친절한 사람이 있고 그들과의 인연이 매우 소중하지만 결국 쓰레기 하나를 잘못 만나몀 많은 것이 엎어진다는 슬픈 이야기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면 행복은 곁에 있다는 밝은 결말의 이야기라 좋았어요. 본명인 송모란을 버리고 채송화로 살아야만 했던 사연도 아프고 새늘이와 엮인 사연도 슬펐고 제목인 나무의 이야기도 안타까워서 (아니 이거 살짝 스포인데 조금만 읽어도 나오긴 합니다.) 인상적이었어요.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 위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가고 싶었다는 바울 어머니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황제의 다섯 번째 태자로 태어났으나 역모로 외가의 일족을 모두 잃은 뒤 권력도 없이 홀로 생존해야 했던 서가. 십 년간 북방을 지키고 돌아 온 서가는 무국의 참상을 고하며 신수인 아금에게 '백성들의 안위를 위하여 죽어 달라'청하는데...너무도 선하고 또 선해서 자신을 깎아내면서도 황족과 백성을 지키고자 했던 신수 아금과, 또한 훌륭한 마음을 가졌기에 누구보다 불쌍하다 여겼던 존재인 아금에게 죽음을 청할 수밖에 없었던 서가의 이야기 입니다. 힘을 베푸는 존재는 오직 선의만을 가지고 행했는데, 그 선의의 방향이 어느 곳으로 향하는지는 관심을 두지 않아 결국 비극이 되었다는 점이 슬펐고, 그 힘이 오남용 되고 있음을 알아챌 정도로 현명한 이는 바로잡을 힘을 갖기 어려웠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혼자서도잘해요 유형의 공이 나왔다면 제가 좋아하는 엔딩이 되었겠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고려할 때 이쪽이 훨씬 개연성 있고 또 마음에 남는 마무리였습니다. BL소설 읽다가 눈물콧물 다 빼기는 오랜만이라 후련하고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