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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Ray Portraits (Hardcover)
Terence Pepper / National Portrait Gallery Publications / 2013년 1월
평점 :
사진작가이자 화가, 영화감독으로 활약한 바 있는 만 레이, 사진계에 쉬르레알리즘을 도입한 인물이다. 초현실주의로 번역되는 이 장르에는
살바도르 달리, 막스 에른스트, 르네 마그리트, 호앙 미로 등이 유명하다. 이 책은 만 레이의 주요 작품을 연대순으로 소개하고 있는 사진집이다.
그가 뉴욕에서 1916년부터 작업했던 플레이트 들이 인쇄되어 있다. 4장 빼 놓고는 모두가 흑백사진이다. 도판의 크기는 상당히 큰데, 가로
길이가 30센티미터는 족히 넘고 세로 크기는 40센티에 이른다.

만 레이는 국내에도 많이 알려져서 번역된 책이 서너권에 이를 것이다. 한국에서는 사진집이 워낙 돈이 안 되는 분야라서 제대로 된 번역본이
나오지를 않고 있다. 그래도 온라인으로 검색하면 상당한 자료를 볼 수 있으니 갈증해소는 그럭저럭 되지 않을까나?
아뭏든 만 레이의 이미지는, 꽤 많이 알려져서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Le violon
D'Ingres 1924' 라는 작품이다. 필자는 이 사진을 볼때마다 앵그르의 회화가 떠오른다. 한 여인네가 상반신을 벗고 앉아있다. 등을
보이고 좌측을 바라보고 있으며 머리에는 형형색색의 모자를 썼다. 그리고 허리 부분에 바이올린을 떠올리게 만드는 아이콘이 들어가 있다.
전문용어로 말한다면 바이올린의 f홀 무늬를 새겨넣은 것이다. 이처럼 사진에 이질적인 요소를 대입시키는 현신적인 아이디어를, 최초로 행한
이가 바로 만 레이다. 서양회화에서 발전한 꼴라쥬라는 기법을 사진예술에 접목한 것이다.
하여간 만 레이는 20세기 사진의 역사에 있어서 스티글리츠만큼이나 유명한 인물이니, 그의 작품을 좀더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
들춰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