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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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각외로 재미있는 책이었던것 같다.  도서관을 가도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던 책이었다.   소문을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확 끌어 당기는 뭔가가 없어서 읽을까 말까를 반복 했던 책이었는데,  천사같은 동생의 선물로 읽게 되어 그동안 못읽었던게 얼마나 아쉬웠는지.. 일단 구병모 작가를 여즉 남자로 알고 있었는데, 책 날개에 있는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래도 머리가 긴 남자일까 하며 다시봐도 여자작가님이시다!!  책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었던 터라 무엇을 얘기하는 내용의 책인지 전혀 모르고 접근했다.  어쩌면 황당하고, 어쩌면 그저 픽션일 수 밖에 없는 허황된 이야기라 단정해 버릴수도 있지만,  간결하지만 핵심을 콕콕 찌르는 문장들과 탄탄한 내용들이 한순간도 책에서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것 같았다.   엄마에게 버림받고, 가족들에게서 버려지다 시피한 한 소년의 성장을, 아무도 돌봐줄 사람없는 이 넓은 세상에 혼자 버려진 소년이 혼자 살아내고 이겨가는 과정이 담겨있는 책이었다.
 
 
어린나이에 지하철역에서 오백원짜리 동전 몇개와 빵한개를 주머니에 넣어주고 사라져버린 엄마.   그런 엄마가 집으로 돌아가 자해를 하고 세상을 등져 버렸다.  아버지는 아동 성추행범으로 징역까지 살다나온 사람이고... 어린딸과 함께 새엄마라고 들어온 사람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지만 -저런 사람이 우리 아이들을 맡아 가르치고 있는 선생이라면, 학교를 안보내고 말지- 전혀 선생님스럽지 않은 그런 여자.  이런 환경에서 소년은 점점 작아지고, 소외되고, 웅크리게 된다.  가족이 있지만 가족이 없는 어쩌면 엄마아빠가 없는 아이들보다 더 불쌍한 그런 소년.  밥상머리에도 같이 못앉아본 소년은 늘상 동네빵집에서 빵을 사들고 집으로 아니, 자기방으로 들어가 고독한 식사를 한다. 
 
새엄마의 어린딸을 성추행했다는 누명을 뒤집어쓰고, 발악하는 새엄마를 피해 도망쳐나온 소년은 위저드빵집으로 피신을 한다.  늘상 오던 단골 빵집이었지만, 그곳에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이곳은 마법의 빵을 만드는곳.  작가는 이 빵집을 통해 세상에는 남을 미워하고, 증오하고, 죽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걸 보여주고 있다.  또한, 어느날 밤, 잠이든 점장을 습격한 몽마를 발견하게된 소년은 몽마에게 대항하다 이틀 밤낮을 사경에서 헤매며 짧지만 행복할 시간이 없었던 불행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다시한번 고통을 겪게되는 끔찍한 꿈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 꿈을 통해서도 작가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것 같다.
 
처음에는 분명 몸을 피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조금만 더 이들을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가 굽는 빵의 결마다 사람들의 어떤 욕망이 배어 있는지, 그 위에 얹어놓은 잼마다 어떤 악의가 끈적하게 매달려 있는지. (115쪽)
 
어느새 나는 따뜻한 어깨에 머리를 기대어 그가 입은 흰가운을 하염없이 적시고 있었다.  냄비 속에서 녹던 초콜릿이 타기 직전까지 졸아들었고 조리대 위에서는 쇼트닝이 굳어가고 있었지만, 그는 말없이 똑같은 자세를 유지한 채 내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166쪽)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를 넘나드는 이 책은 작가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준 책이라 할수 있겠다.  소년이 몽마에 시달리는 장면은 판타지 그 이상을 본 것 같았다.  위저드베이커리가 경찰수사를 받게되자 점장으로부터 타임리와인드라는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빵을 건네받고 현실로 돌아온 소년.  그곳엔 아직도 지저분한 삶을 살고 있는 아버지와 악다구니를 쓰는 새엄마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소년은 그 빵을 먹고 어디쯤으로 돌아가고 싶어했을까? 엄마가 지하철역에서 소년을 버렸던 그 이전으로?  아버지가 새엄마랑 재혼하기 전으로?  나에게 만약 타임리와인드 라는 빵이 있다면 어디로 가고 싶을까?  과연 그 시절로 돌아가면 지금 살아왔던 것보다 더 잘 살아 올수가 있을까? 위저드 베이커리는 소설의 재미 뿐 아니라, 나에게 커다란 질문을 던져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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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이와사키 나쓰미 지음, 권일영 옮김 / 동아일보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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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워낙에 수작이라고들 하고, 평점들도 좋아서 관심갖고 읽어보게 되었다.  제목이 워낙 길어 외울수나 있을까 했다만, 일단 책을 읽다보니 이 제목의 내용은 책 속에 다 있었다.   좀 더 자세히 제목을 풀어보자면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읽는다면"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본에서는 고교야구부에 매니저가 반드시 있다고 한다.  이들은 대게 '스코어를 기록하거나 뒷정리를 한다'는 식의 허드렛일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역할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매니저인 미나미는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통해 일반적이었던 매니저의 역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매니저의 위상(?)을 드높인 인물이라 말할수 있겠다.  이 소설에서!!

 

 

아버지의  영향으로 미나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프로야구 선수가 꿈이었고, 그만큼 야구를 깊이 사랑하고 있는 소녀였다.  하지만 커갈수록 남자아이들과의 벌어지는 격차의 간극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엔 야구를 너무너무 싫어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된다.  이런 미나미에게는 유키라는 둘도 없는 친구가 있었는데, 유키는 고교야구부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여학생이었다.  유키가 병으로 장기간 입원하게 되자 유키를 위해 매니저가 되기로 결심한 미나미는 매니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서점에서 책을 하나 구입하게 된다.  바로 그 책이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야구와 전혀 관계가 없는 '조직경영'에 관한 책이었다.   처음엔 잘 알아보지도 않고 이 책을 사버린 자신의 허술함에 화가 났지만, 꼼꼼히 책을 읽어보던 미나미는 야구도 하나의 조직이고, 경영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 책의 내용을 접목시키며 매니저 일을 하게된다.

 

 

야구부가 목표로 해야 할 규모는 '최대'가 아니라 '최적'이었다.  그래서 미나미는 '야구부에 가장 적합한 규모'라는 게 어느 정도인지 생각해보았다.  그 실마리 또한 [매니지먼트]에 있었다. 

 

조직에는 산업이나 시장에 따라 그 이하로는 존속할 수 없는 최소 규모의 한계라는 것이 있다.  반대로 일정 한도 이상을 넘어가면 아무리 매니지먼트하려고 해도 계속 번영할 수 없게 되는 최대 규모의 한계도 있다. (236쪽, 제9장 매니지먼트의 전략-40. 규모의 매니지먼트) - 175쪽

 

 

호도고(高)의 야구부는 야구부원들의 의욕상실로 훈련참석율도 저조하고 그야말로 야구부 라고 할 수도 없을만큼 나태한 그런 부 였다.  그러나 '매니지먼트'를 읽고 책의 내용을 연구하며 감독을 비롯한 다른 매니저들과도 회의와 실험을 통해 호도고의 야구부는 고교야구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꿈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던 고시엔대회를 나갈 수 있는 출전권을 따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단순하게 소설로만 치부해 버리기엔 조금 아깝단 생각을 했다.  한때 너도 나도 읽었던 '배려''청소부 밥'등 이런류의, 뭔가 독자들을 일깨우고 교훈이 될 만한 내용들이 실려있는 그런 소설이었다.   중간중간  실제 '매니지먼트'라는 책의 내용을 발췌해 실어 놓은 부분들이 많이 나온다.  소설로서의 재미와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라는 생소했던 책의 내용도 살짝살짝 볼 수 있어 더 이해가 빠르고 좋았던것 같다.   그 내용들이 직장을 다니며 조직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냥 흘려버릴 내용들이 아니었기에 한번 더 읽어보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오직 교훈과 일깨움만 있다면 자기계발서나 다름없겠지만, 이 책은 그와 더불어 소설의 재미와 야구의 재미도 발견할 수 있었던것 같다.   호도고가 고시엔 대회의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마지막 경기에서는 긴장감마저 느껴졌다.   9회말 호도고가 3대4로 1점 뒤진 상황에서의 9회말공격!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고 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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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틀 레드북 - 100명의 솔직한 초경 이야기 '여자는 누구나 그날을 기억한다'
레이첼 카우더 네일버프 엮음, 박수연 옮김 / 부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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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과연 이런 소재를 가지고 책이 나올수 있나? 싶을 정도의, 어찌보면 참 금기시 되었던 소재로 쓰여진 책 마이 리틀 레드북!!  지금 한창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앓고 있는 딸아이와 같이 읽고 싶어 원했던 책이었다.  요즘 아이들의 성장속도를 보면 외적인 성장보다 내적인 성장이 너무 급속해 오히려 외적성장이 내적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특히, 급속한 전자매체의 발달로 인해 어린시절부터 티비나 인터넷에 노출이 많이 된 아이들이나 언니나 오빠가 있는 아이들의 머릿속은 가히 우리 어른들이 상상하지 못할만큼 많이 성숙된 모습을 보이곤 한다.  하지만 그에 반해 기성세대인 우리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의 성장에 대처하는 속도가 아이들을 따라가지 못할때가 많다.  어리다고만 생각했기에 성교육을 미루어 두었지만, 그에 앞서 아이들은 알지도 못하는 성으로 인해 돌이킬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경우도 종종 티비를 통해 봐오지 않았던가.  그만큼 훌쩍 커버린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위해 우리 교육도 이제는 좀더 적극적이고 빠른 대처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성장기의 딸을 둔 엄마의 입장에서 볼때, 엄마에게나 딸아이 에게나 아주 시기적절하고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세계각국의 100여명의 여성들이 직접 겪은 초경의 이야기를 엮어논 책이다.  사실, 여자들만의 고유 영역이었던 부분을 이렇게 책으로 읽게 될 줄은 몰랐는데, 조금은 쇼킹하고 또 다른 한편으론 변화된 모습을 보는것 같아 내심 안심이 되기도 했다.   시나리오 작가, 대학생, 딸과 함께한 엄마의 이야기까지 정말 다양한 초경의 경험담이 실려있다.  이 책의 작가 레이첼 카우더 네일버프는 예일대학교 학생인데, 자신의 실수담을 바탕으로 이 책이 탄생했다고 한다.  할아버지 댁에서 수상스키를 타다 초경을 맞은 레이첼은 이 실수담을 집안모임에서 우연히 얘기하게 되자 집안의 여자들이 하나둘 자신의 초경담을 털어 놓는걸 보고, 주변의 여성들을 상대로 초경담을 모아봤다고 한다.   자신도 모르게 어느날 문득, 갑자기 다가오게 되는 그날!  정말 축복받아야 하고, 진짜 여자가 되는 그런날을 그동안 우리는 왜! 꽁꽁 숨기며 가슴졸여(?)왔던가!!

 

나는 초경이 비교적 일찍 온 편이어서(열한 살 무렵) 그 전에 생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갑자기 요로가 고장 난 줄 알았다.  화장실을 아무리 갔다 와도 왜 계속 소변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결국 (감추려고 그렇게 애를 썼음에도) 얼룩이 묻은 옷을 본 엄마가 나를 살짝 불러서 알려주었다.  (67쪽 - 뉴욕에 사는 S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한다.)

 

위와 같은 경우라면 당연히 모를수도 있지만, 이 또한 사전지식이 있었다면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린 나이에, 사전지식없이 초경을 맞게 된다면 얼마나 황당하고 끔찍스러울까.   오죽하면 책속의 많은 경험자들이 이 일을 죽을병에 걸린거라고 생각했을까.   그러한 경우들을 생각해볼때 이 한권의 책은 초경을 맞이하게될 아이들에게나, 그런 아이를 둔 엄마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한줄기 빛같은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의 인기 여성 사이트에 어떤 분은 이 책을 두고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내가 열네 살 하고도 6개월 때 이 책이 있었더라면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걸 알고 깊은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백퍼센트 공감이 갈 만한 이야기다.  그리고, 책 속 경험담속에는 주디블룸'안녕하세요, 하느님 저 마거릿이에요' 라는 책이 정말 많이 등장한다.  주디블룸이라는 작가는 이름만 들어본 정도였는데, 주디블룸 작가의 책이 외국의 초경을 맞을 아이들에게는 거의 필독서인가 보다.   이 책도 궁금하지만, 우선 마이 리틀 레드북!  곧 초경을 맞이하게될 딸아이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마음으로 머리 맞대고 다시한번 같이 읽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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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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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부터 정말 많이 들어온 이름.  모태신앙이고 유아세례를 받은 나에게 그 이름은 늘 항상 내 곁에서 숨쉬고 있었던것 같다.   주로 놀던곳이 성당이고 함께 어울리던 사람이 성당 친구들과 수녀님들 이었으니.. 그러나 정작 해인수녀님의 책을 손에쥐고 완독을 해본적이 없는것 같다.  누군가 좋다고 들려주는 수녀님의 싯구를 많이 들어봐와서 익숙해졌달까?  왠지 이 책은 꼭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하고 구입한 책이다.   꽉짜여진듯한 소설들에 지쳐갈때쯤,  마음둘곳 없을만큼 이 사회에 지쳐갈때쯤, 늘 곁에 두고 읽어보면 좋을 그런 책.   해인수녀님의 따스한 마음이, 그 마음을 바로 옆에서 느낄 수 있을 만큼 포근히 내 맘을 다독여 주는 그런 책이었다. 


늘상 절제와 극기를 미덕으로 삼는 수도자의 신분이다 보니 그동안 감탄사를 너무 많이 아끼며 살아온 듯하다.  어린 시절의 그 밝고 긍정적인 감탄사를 다시 찾아 나의 남은 날들을 더 행복하게 가꾸어 가야겠다.  한숨을 웃음으로, 거친 말을 고운 말로, 불평을 감사로, 무감동을 놀라움으로 바꾸어 날마다 희망의 감탄사가 끊이지 않는 '좋다' 수녀가 되리라 마음먹으며 활짝 웃어 본다.  (17쪽) 

 

일상의 나날들과 누군가를 위한 기도들, 묵상...수녀님의 책에서는 모든이야기들이 기도같기만 하다.  도란도란 주님과 나누는 다정한 기도.  3장에서는 수녀님이 2010년 한해동안 매일매일 짧게 쓰신 일기가 수록되어 있다.  병마와 싸우고 계신 힘든 육신을 일상의 일들로, 주변을 돌아 보시는 일들로 소일하시며 잊어가시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오직 수녀님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당신의 몸도 아프신데 더 힘드신 분들을 꾸준히 찾아 뵙고 좋은 말씀 함께 나누시며 그분도, 수녀님본인도 힘듦이 잊혀지면 얼마나 좋을까?  2010년 일기들 속엔 선종하신 수녀님이 세분이나 계셨다.  그 분들을 위해 기도하며 지켜보는 수녀님 마음이 어떠했을지...부디 약해지지 마시고 건강을 회복하셨음 좋겠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못 받아들이는 데서 오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다름을 머리로는 '축복으로 생각해야지.' 결심하지만 실제의 행동으로는 '정말 피하고 싶은 짐이네.' 하는 경우가 더 많기에 갈등도 그만큼 심화되는 것이리라.  나하고는 같지 않은 다른 사람의 개성이 정말 힘들고 견디기 어려울수록 나는 고요한 평상심을 지니고 그 다름을 아름다움으로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한다.  꽃이 진 자리에 환히 웃고 있는 싱싱한 잎사귀들을 보듯이, 아픔을 견디고 익어가는 고운 열매들을 보듯이... (24쪽)

사랑하는 수녀님, 봄빛 같은 수녀님이라고 하신 신경숙님이 어쩜 그리 잘 표현을 하셨는지,  해인 수녀님과 수녀님의 글들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정말 봄빛에 일렁이는 큰 나무의 나뭇잎같이 싱그럽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위안이 된다.  나를 위로를 해주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듬는 그 글들을 보는 자체 만으로 나에게 위안이 된다.  중학교시절 부터 시를 쓰셨다니 글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컷을지 상상이 간다.  우리가 즐겨 드나드는 <민들레영토>라는 곳이 1976년 발간된 수녀님의 시집 제목이라는걸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2008년 발간된 <작은기쁨>이란 시집이 책꽂이에 그대로 꽂혀 있는데, 오늘은 그 시집을 꺼내어 읽어 보아야 겠다.  암투병으로 지금은 부산에서 휴양하고 계시지만, 만인을 위해 열린 수녀님의 마음만은 항상 맑고 건강하시리라.  얼른 쾌차하셔서 이제는 만인들로 부터 더 많은 사랑을 듬뿍 받으셨으면 좋겠다.


좋아하시는 분들의 사진과 그분들과 함께한 글들이 있어 더욱 좋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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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킹제이 헝거 게임 시리즈 3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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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니스, 불타는 소녀. 우리들의 모킹제이.
사람들은 너를 죽이거나, 너에게 키스하거나,
아니면 네가 되고 싶어 할 거야.”



 

 

역시 시리즈물은 한번에 후루룩 읽어야 한다는걸 다시한번 느끼며...   헝거게임을 너무 재밌게 읽어서인지 두번째 시리즈인 캣칭파이어를 읽으며 뭔가 좀 부족하다 느꼈었는데, 마지막 시리즈 모킹제이를 읽을땐 이게, 뭔가 재미가 없는건 아닌데, 그렇다고 그렇게 썩 재밌지도 않고 헝거게임에서와 같은 긴장감이 느껴지지도 않았고, 후반부로 가면서 긴장감이 느껴진다 싶을때, 맥빠지는 결론을 내버린게 못내 영 아쉬울 따름이다.  캣니스가 캐피톨에서 스노우대통령의 사저에 잠입하기 바로전 공격을 당하고 모든 상황이 종료되버린 부분 말이다.   어찌보면 캣니스는 항상 그런 운이었던것 같기도 하다.   헝거게임 에서도 죽기직전 낙하산으로 먹을꺼리나 약이 배급 된다든지, 위기에서 항상 누군가 나타나 캣니스를 구해 준다던지, 뭐 그런.  헝거게임에선 별로 느끼지 못했던 판타지물임을 새삼 느끼며 읽었던것 같다.   판타지가 원래 그렇긴 하지만, 지나치게 현실과 동떨어진점들이 조금 거슬린다. 고 하면 판타지를 읽지 말든지, 라고 무수한 돌을 던지려나?    무튼, 이렇게 시리즈가 끝나게 되어 조금 아쉽기도 하다. 

 

 

소설은 폐허가 된 북미대륙의 한 나라 판엠의 수도인 캐피톨과 그 주변 식민지(구역이라 칭하고있음)에 얽힌 이야기다.   판엠의 대통령 스노우는 식민지의 성장을 막기위해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헝거게임을 만든다.  각 구역별로 두명씩 차출되어 게임이 치뤄지고 단 한명이 살아 남을때까지 서로를 죽고죽이는 서바이벌.  1편인 헝거게임에서는 이 서바이벌 게임으로 인한 긴장감 최고, 몰입도 최상의 상태로 단번에 읽어버렸던것 같다이 게임에서 살아남아 영웅이 된 캣니스와 피타.  계속되는 스노우의 비인간적인 억압에 구역사람들은 반발을 하게 되고 반군이 형성되어 캐피톨을 파괴하려 한다.  모킹제이에서 캣니스는 그 반군의 중심이 되어 스노우를 제거 하기위해 캐피톨로 가게 된다.  캣니스와 그 일행이 캐피톨로 향하는 과정에서 1편의 긴장감이 살아나는가 싶었는데,  어이없게도 대통령 사저 바로 앞에서 공격을 당하고 정신을 잃어버리는 캣니스. 후아!

 

 

피타는 벌써 일어나서 침대 옆에 앉아 있다. 의사 세 명이 달래고 있고 피타는 얼떨떨해 하는 모습이다. 의사들은 피타의 눈에 불빛을 비쳐보고, 맥박을 잰다. 일어나서 가장 먼저 보는 얼굴이 내 얼굴이 아니라서 실망스럽지만, 어쨌든 지금 피타는 내 얼굴을 보고 있다. 믿을 수 없어하는 표정이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더 강력한 어떤 감정이 떠오른다.욕망? 절박함? 의사들을 제치고 벌떡 일어나 내 쪽으로 오는 걸 보니 둘 다인 게 불명하다. 나는 피타를 껴안으려 양팔을 벌리고 달려간다. 피타의 양손도 내 쪽으로 향한다. 내얼굴을 감싸려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피타의 이름을 부르려는 순간, 그의 손가락이 내 목을 조른다.

 

 

뭐, 그렇게 공격을 당해도 캣니스는 살아 남았다.  우리의 주인공이니까!!  하핫!  서로를 지켜주며 헝거게임에서 잘 살아 남았던 피타와 캣니스가 캣칭파이어  마지막 부분에서 헤어지게 되었는데,  캣니스는 탈출에 성공하고 피타는 캐피톨에 잡혀 버리는... 피타가 캐피톨에서 캣니스를 제거하게 프로그래밍 되어 다시 돌아와서 둘의 미묘한 신경전과 독자의 안타까움을 사지만, 결국 둘은 결혼하고 아이도 둘 낳고 잘 살았다는 결론.   근데, 게일은 어쩔건데.  1편때부터 쭉 캣니스 옆에 그림자 처럼 붙어다니며 지켜주고 캣니스가 헝거게임에 나갔을땐 그녀의 가족들까지 돌봐주고 헝거게임에서 그녀가 피타와 사랑에 빠졌을땐 혼자 아파하고, 그래도 다시 그녀옆에서 지켜주고 기다려줬건만, 다른 구역에서 좋은 직장얻어서 잘 살고 있다라는 너무 무미건조한 게일의 결론이 아쉬울 따름이다.   1편인 헝거게임이 현재 영화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이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 너무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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