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로맨스에 마음을 빼앗겨..[신의 ①] - 송지나

신의 1 - 송지나 장편소설 ㅣ 신의 1
송지나 지음 / 비채 / 2012년 12월

한때 로맨스 소설을 즐겨 읽었었지요. 최근엔 거의 추리나 스릴러를 읽고 있지만 가끔, 정말 책 읽기에 지쳐버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면 꼭 찾게 되는 책이 로맨스죠. 추리나 스릴러 소설을 서,너권 연달아 읽다보면 읽을땐 기억하지만 읽고나서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이 사건이 그 사건 같고, 이 책에서 저 사람이 나온것 같고 나중엔 이 책의 결론을 저 책에다 끼워 맞추고 있기도 하고...뭐, 비약을 하자면 그렇단 얘기 입니다. 그래서 전 책을 읽고나면 다른책을 읽기전에 꼭 감상평을 기록해 두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감상평을 쓰고나면 확실히 책의 내용이 제것이 되는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지쳐버릴때면 꼭 로맨스를 읽게 된다는 거죠. 이 책을 읽다보니 작년인가 읽었던 "가스라기"라는 로맨스 소설이 생각납니다. 무지하게 스케일이 큰 판타스틱한 로맨스 소설이었죠. 하늘사람(천사나 신의 존재쯤 되려나요)과 인간의 사랑을 다룬 내용인데 정말 말도 안되는 내용이지만 책 속에선 가능합니다. 이 책 "신의"처럼 말이지요. 말도 안되지만 말이 된다는듯이, 아주 당연한 이야기라는 듯이 이야기와 주인공들에 흠뻑빠져 순식간에 읽어버렸으니까요.

시대 배경은 고려이며 고려시대 왕중 태조왕건 다음으로 잘 알려진 공민왕이 집권을 시작할 시기인듯 합니다. 10년동안 원나라에 볼모로 있다가 왕위계승을 위해 고려로 돌아오고 있는 여정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고려무사 최영의 지휘아래 고려로 오는 길. 원나라 노국대장의 딸이자 공민왕의 왕비인 노국공주가 괴한들의 습격에 치명상을 당하게 됩니다. 어의가 손을 써 보지만 목에 깊게 패인 자상에 목숨이 위태로워진 공주. 하늘문이 열린다는 곳에서 하늘의원을 모셔오기 위해 최영은 하늘문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2012년에 떨어진 최영은 그곳에서 성형외과 의사인 은수를 만나게 됩니다. 고려무사의 이름으로 노국공주를 살려내기만 하면 다시 그곳으로 꼭 돌려보내주겠다고 목숨까지 걸고 약조를 해버린 최영. 과연 그녀를 다시 2012년으로 데려다 줄 수 있을까요.

달려온 여인의 손에 들린 귀검이 갑옷을 뚫고 들어오다 멈칫한다. 여인의 놀란 눈이 최영을 본다. 최영의 두 손이 검 손잡이를 잡은 여인의 두 손을 덮어 잡는다. 중도에 멈춘 검을 마저 깊이 찔러 넣는다. 자신의 복부 안으로. 최영의 몸 안에 있던 기운들이 검을 따라 스르르 흘러나간다. 미안하다. 하늘의 여인. (164-165쪽)

워낙에 드라마를 보지 않는지라 사실, 제목은 주위사람들을 통해 들어 봤었지만 누가 주인공인지, 어떤 내용의 드라마인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책을 받아 들고서야 이민호와 김희선이 주인공인걸 알았다지요. 드라마를 알기 전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나만의 환상에 사로잡혀 그 어떤 누구도 이들의 배역에 어울리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했었겠지만, 이민호와 김희선, 썩 잘 어울리는 배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불어 다른 등장인물들의 배역도 무척이나 궁금하여 아무래도 드라마를 찾아 보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아..책 다 읽기전엔 드라마 보고싶지 않은데 말입니다. 너무도 유명한 드라마 였던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등의 작가이기도 하신 송지나님! 정말 너무 맛깔나게 글을 잘 쓰시는것 같아요. [신의]는 역사 판타스틱 로맨스로 우뚝 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2권이 너무 기다려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