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리틀 레드북 - 100명의 솔직한 초경 이야기 '여자는 누구나 그날을 기억한다'
레이첼 카우더 네일버프 엮음, 박수연 옮김 / 부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와우!! 과연 이런 소재를 가지고 책이 나올수 있나? 싶을 정도의, 어찌보면 참 금기시 되었던 소재로 쓰여진 책 마이 리틀 레드북!!  지금 한창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앓고 있는 딸아이와 같이 읽고 싶어 원했던 책이었다.  요즘 아이들의 성장속도를 보면 외적인 성장보다 내적인 성장이 너무 급속해 오히려 외적성장이 내적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특히, 급속한 전자매체의 발달로 인해 어린시절부터 티비나 인터넷에 노출이 많이 된 아이들이나 언니나 오빠가 있는 아이들의 머릿속은 가히 우리 어른들이 상상하지 못할만큼 많이 성숙된 모습을 보이곤 한다.  하지만 그에 반해 기성세대인 우리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의 성장에 대처하는 속도가 아이들을 따라가지 못할때가 많다.  어리다고만 생각했기에 성교육을 미루어 두었지만, 그에 앞서 아이들은 알지도 못하는 성으로 인해 돌이킬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경우도 종종 티비를 통해 봐오지 않았던가.  그만큼 훌쩍 커버린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위해 우리 교육도 이제는 좀더 적극적이고 빠른 대처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성장기의 딸을 둔 엄마의 입장에서 볼때, 엄마에게나 딸아이 에게나 아주 시기적절하고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세계각국의 100여명의 여성들이 직접 겪은 초경의 이야기를 엮어논 책이다.  사실, 여자들만의 고유 영역이었던 부분을 이렇게 책으로 읽게 될 줄은 몰랐는데, 조금은 쇼킹하고 또 다른 한편으론 변화된 모습을 보는것 같아 내심 안심이 되기도 했다.   시나리오 작가, 대학생, 딸과 함께한 엄마의 이야기까지 정말 다양한 초경의 경험담이 실려있다.  이 책의 작가 레이첼 카우더 네일버프는 예일대학교 학생인데, 자신의 실수담을 바탕으로 이 책이 탄생했다고 한다.  할아버지 댁에서 수상스키를 타다 초경을 맞은 레이첼은 이 실수담을 집안모임에서 우연히 얘기하게 되자 집안의 여자들이 하나둘 자신의 초경담을 털어 놓는걸 보고, 주변의 여성들을 상대로 초경담을 모아봤다고 한다.   자신도 모르게 어느날 문득, 갑자기 다가오게 되는 그날!  정말 축복받아야 하고, 진짜 여자가 되는 그런날을 그동안 우리는 왜! 꽁꽁 숨기며 가슴졸여(?)왔던가!!

 

나는 초경이 비교적 일찍 온 편이어서(열한 살 무렵) 그 전에 생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갑자기 요로가 고장 난 줄 알았다.  화장실을 아무리 갔다 와도 왜 계속 소변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결국 (감추려고 그렇게 애를 썼음에도) 얼룩이 묻은 옷을 본 엄마가 나를 살짝 불러서 알려주었다.  (67쪽 - 뉴욕에 사는 S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한다.)

 

위와 같은 경우라면 당연히 모를수도 있지만, 이 또한 사전지식이 있었다면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린 나이에, 사전지식없이 초경을 맞게 된다면 얼마나 황당하고 끔찍스러울까.   오죽하면 책속의 많은 경험자들이 이 일을 죽을병에 걸린거라고 생각했을까.   그러한 경우들을 생각해볼때 이 한권의 책은 초경을 맞이하게될 아이들에게나, 그런 아이를 둔 엄마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한줄기 빛같은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의 인기 여성 사이트에 어떤 분은 이 책을 두고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내가 열네 살 하고도 6개월 때 이 책이 있었더라면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걸 알고 깊은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백퍼센트 공감이 갈 만한 이야기다.  그리고, 책 속 경험담속에는 주디블룸'안녕하세요, 하느님 저 마거릿이에요' 라는 책이 정말 많이 등장한다.  주디블룸이라는 작가는 이름만 들어본 정도였는데, 주디블룸 작가의 책이 외국의 초경을 맞을 아이들에게는 거의 필독서인가 보다.   이 책도 궁금하지만, 우선 마이 리틀 레드북!  곧 초경을 맞이하게될 딸아이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마음으로 머리 맞대고 다시한번 같이 읽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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