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1 - 송지나 대본집
송지나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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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대한민국 남자들을 TV앞에 붙들어 앉혔던 드라마 '모래시계'를 다시 만났다.

시청률 고공행진을 달렸던 '모래시계'의 주 시청자는 남자들이었다.

바보상자 TV앞에 모여들게 한 '모래시계'는 과연 어떤 드라마길래 대한민국 남자들을 움직였을까.

 

한국전쟁이후 불안한 정국은 박정희의 구데타로 인해 정리되고 이후 독재시대의 막이 열린다.

가난한 대한민국은 경제개발의 미명아래 숱한 부조리가 펼쳐지는 와중에 1977년이 무대의 시작이다.

대성고로 전학온 태수는 교내폭력서클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평정을 한다.

태수의 짝인 우석은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우수한 두뇌를 가진 모범생이다.

태수의 엄마는 요정마담으로 아주 오래전 깊이 사랑했던 남자-태수의 아버지-를 만나 태수를 낳았지만

빨치산으로 들어간 남자는 곧 죽음을 맞이하고 그 때 이후 요정을 경영하며 태수를 키운다.

 

끊임없이 폭력배들에게 위협을 당하면서도 공부를 하고 싶었던 태수는 우석에게 공부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고

꿈인 육사로 진학하려 하지만 아버지의 빨치산 이력에 발목을 잡힌다.

태수의 소문을 들은 폭력두목 성범은 태수를 영입하기 위해 부하들을 보내고 깡패는 되지 않겠다는 우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태수는 묵묵히 매를 맞고 그 자리를 피한다.

 

우석에게 대학등록금을 전하고 성범의 수하로 들어간 태수는 친구인 종도의 비열한 꼬임에 여러번 위기를 맞지만

성범의 신뢰를 등에 업고 서울지역의 운영권을 물려받게 된다.

 

서울의 자치방에서 사법고시 준비를 하는 우석은 카지노 업계의 대부인 윤회장의 딸 혜린을 만나게 된다.

온화함과 냉혈함을 함깨 지닌 아버지의 이중성을 알게된 혜린은 집을 떠나 우석의 자취방곁에 거처를 정하고

대학내 서클에 가입해 데모에 참여하는 등 독립적인 삶을 살게된다.

 

어린 혜린이 납치되자 자신의 두목을 배신하면서까지 혜린을 구한 재희는 늘 혜린의 뒤를 쫓으며 흑기사의 삶을 살게된다.

사법시험 1차에 합격하고 2차시험을 앞둔 우석은 태수를 탈출시키기 위해 시험에 참여하지 못하고 낙방하게 된다.

고향에 돌아가 입대를 하는 우석. 마침 후배인 진수를 만나기 위해 광주에 내려온 태수는 1980년 광주에서 역사의 비극인

광주사태의 참상을 경험한다. 우석역시 광주에 진압군으로 투입되어 가해자의 입장이 된다.

한편 혜린은 시국사범으로 들어갔다가 출소하지만 정신적인 충격으로 입원하게 된다.

 

세월이 흘러 다시 마주친 우석과 태수.

여전히 뒷골목에서 주먹으로 군림하는 태수와 혜린도 다시 만나고 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태수와 결혼을 선언하는 혜린. 윤회장은 태수를 제거하라고 명령한다.

윤회장의 사주를 받은 종도의 계략으로 삼청교육대로 끌려가는 태수.

한편 우석은 아픈 아버지가 있는 고향에 내려가 사법고시를 그만두겠다고 말한다.

혜린은 삼청교육대에 끌려간 태수를 빼내주면 다시는 태수와 만나지 않겠다고 윤회장에게 부탁하고

태수는 삼청교육대에서 탈출하지만 다시 잡히고 어느 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세상밖으로 나오게 된다.

제대를 한 우석은 다시 자취방을 얻어 공부를 시작하고 태수는 흩어진 조직을 다시 정리하고 혜린을 찾는다.

인천에서 하룻밤을 보낸 혜린은 태수가 준 반지를 놓고 사라진다.

우석은 기어이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태수는 자신에게 비수를 꽂은 종도를 향한 복수를 시작한다.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어둡고 광폭했던 70,80년대를 이렇게 극명하게 그려낸 작품이 있었던가.

자본주의에 기생하는 어둠의 세력들이 득세하고 독재를 향한 무고한 삶들이 스러져갔던 시간들.

그 참혹한 시간을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우석과 혜린, 태수의 엇갈린 운명들.

어둠의 자식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태수와 아버지의 기대대로 바른 삶을 살아야 하는 우석.

냉혈주의자인 아버지에게 반항하며 살아가는 혜린. 결국 사랑하는 사람마저도 포기하고 결국 아버지의 세계로

돌아가 아버지의 사업을 배우기로 한 그녀의 운명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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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공원정대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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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지어서 한 해 먹고살기도 힘든 어른들을 부모로 둔 무슨 군 무슨 읍에서 태어나 자란 나와

만석이 칠성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할 일 없이 빈둥거리며 지낸다.

만석이는 많은 빚을 내서 특용작물을 재배하다가 농촌지도소의 지도에 따라 너도나도 똑같은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바람에 값이 폭락하여 집을 팔고 특용작물이 자라던 비닐하우스에서 산다.

칠성이는 소를 키울 생각이었지만 미국에서 값 싼 소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소 값이 폭락하더니

사료 값마저 두 배로 오르는 바람에 소를 팔고 축사 문을 닫았다.

 

나는 커피를 좋아하던 미선이를 만나 미선이의 자취방을 들락거리다가 미선이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미선이와 합치기 전에 정말 해보고 싶은게 뭘까.

 

글로벌 경기 침체로 문을 닫아버린 공단에도 취직할 수 없었던 나와 만석이, 칠성이는 우리들의

우상인 소녀시대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떠나기로 한다.

이른 바 '조공원정대'

여기에서 조공은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를 찾아가서 직접 선물을 갖다 주는 걸 뜻한다.

미선이가 아끼는 루왁커피T10을 훔쳐들고 조공원정대를 꾸민 세 사람은 숙박비라도 절약하려고

고향 선배 동수 형을 찾아간다. 시골에서 농사지어서 등록금을 대고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었던

형은 어학연수 다녀온 잘나가는 것들을 이기지 못하고 옥탑방에서 주식폐인이 된 채 소일하고 있다.

다시 고향에 돌아갈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패밀리 레스토랑과 나이트클럽에서 토니와 제리, 티파니가

된 세 사람은 한 달이 지나고 월급을 타자 만석과 칠성이는 계속 제리와 티파니로 남기로 하고

자신만 원래의 목표였던 조공을 바치고 임신한 미선이와 살기 위해 고향으로 떠나려고 한다.

하지만 소녀시대는 밀집한 팬들을 헤치고 밴으로 사라지고 조공으로 바치려 했던 루왁커피는

사정없이 짓밟힌다. 세 남자의 소녀시대에 대한 열정도 사정없이 짓밟혀버린다.

고향에 있던 미선이 티파니나 제시카란 이름으로 살기위해 서울로 향하고 '나'도 다시 토니로 살기위해

서울에 남기로 한다. 이미 서울에 수도 없이 진을 친 다른 토니들과 마찬가지로.

 

'조공원정대'가 소녀시대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향하는 순간에는 걸그룹을 향한 열정이 남아있었으나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방황하던 청년들은 잘 나가는 놈들이 채우고 남은 자리에 자리를 잡게된다.

'조공원정대'의 깃발을 내리는 순간 그들은 어른이 되었고 막막한 삶의 무게가 얹혀지게 되는 것이다.

 

'안녕 할리'에서도 엄마의 치마폭에 싸여 엄마 뜻대로 살아온 '나'가 멋진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독립을

꿈꾸지만 결국 다지 주저앉는 30대를 그리고 있다. 집에서 키우던 '할리'가 거세당하고 성대를 잃은 것처럼

'나'는 꿈을 거세당하고 퀵서비스를 하다가 숨져간다.

 

 

8편의 단편집 '조공원정대'는 하필이면 백수가 지천인 세대에 태어나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분명 밥을 굶을만큼 가난한 시대는 아니지만 꿈이 결핍된 이 시대를 능청스러우면서도 가슴아프게 꼬집는 것이다.

미국의 프라임 모기지의 영향으로 전세계적인 불황이 덮치고 이 속절없는 태풍은 대한민국 시골의 읍까지도 휘몰아쳐

할일없는 백수가 넘쳐나고 이런 시절만 아니었다면 태어났을 아기마저 떼어내야만 하는 아픔이 절절하다.

얼핏 유머스럽지만 진한 아픔이 녹여있는 단편들은 이 시대의 비정함과 결핍을 잘 대변해주는 참신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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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3.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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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2013년 맺음달의 마지막호가 나왔습니다.

 

 

아직 거리에는 단풍든 잎사귀를 입은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고 하늘은 가을빚을 머금었는데 어느새 첫눈이

내렸다고 하니 겨울은 이미 깊숙히 들어와 자리를 잡았습니다. 무주의 덕유산자락도 첫눈을 뒤집어 쓰고 가을을 접었네요.

 

 

한겨울이 시작되기도 전에 파고드는 찬바람은 몇 년째 계속된 불황에 겨울이 반갑지 않은 이웃들을 돌보는 '씨뿌리는 사람들'로

시린 가슴이 조금은 따뜻해져오는 것 같습니다.

OECD국가에서도 상위권에 든 대한민국이지만 아직은 겨울이면 싸늘한 외풍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부산의 예비사회적 기업 바이맘의 대표 김민욱씨는 어머니의 아이디어로 최소한의 에너지로 최대의 난방 효과를 내는

방한텐트 '마미룸'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20대를 기초생활지원 대상자로 살아서 그랬을까요.

유독 어려운 이웃들에게 필요한 방한텐트를 만들어 보급하게되었다니 자식을 향한 엄마의 품을 닮은 '바이맘'이 이번 겨울추위도

물리쳐줄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돈을 벌어야지요."라고 웃는 김 대표의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옵니다.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준비해본 사람들은 알지요. 받는 마음도 기쁘지만 주는 마음이 더 기쁘다는 것을.

그동안 꾸준히 선물을 전해오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고 특별히 2013년 맺음달에 이렇게 많은 옷을 대방출해주신

서초구 반포동에서 옷가게를 운영하시는 엄미숙님의 산타선물입니다. 어서 어서 홈페이지에 가서 신청하시면 득템하실 것 같네요.

 

 

먹는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제가 늘 챙겨보는 '할머니의 부엌수업'은 신병덕 할머니의 토종닭 도라지 백숙입니다.

충북 증평군 율리에 사는 할머니표 닭백숙은 마을에서 키운 도라지를 넣고 닭기름을 꼼꼼하게 떼어낸 다음 만들어서 개운하다고

합니다. 기름소금에 찍은 닭백숙의 맛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침이 고입니다.

 

 

'그 시절 유행품'을 보면서 잠시 옛추억에 젖어봅니다. '다마고치'는 제 딸아이가 기억할 것 같습니다.

지금 다시 부활했다는 '삐삐'도 생각나고 '여학생'이나 '소년중앙'같은 잡지도 떠오르네요.

그 때 몇권 쯤 챙겨놨으면 지금쯤 괜찮은 골동품이 되어 있을텐데 말입니다.

 

 

누구에게나 돌아가고 싶은 순간들이 있을겁니다. 2013년 맺음달의 특집은 바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들'이네요.

쉰일곱 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기억하는 딸,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여동생과 함께 몇년 전

'대장항문외과'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들어가서 진료를 받았더라면 지금쯤 병을 치료하고 결혼해서 아이도 낳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 사랑하는 사람을 편하게 보내주지 못한 철없음에 대한 이야기도 보입니다.

누구나 과거에는 이렇게 철없었고 후회할만한 일들을 만들었지요. 저도 올해 먼저 세상을 떠난 막내동생을

좀 더 많이 사랑해주지 못한 일이 가슴을 후려칩니다. 다시 돌아간다면 따뜻하게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이제 눈이 내리는 겨울이 오면 나도 시 한편 써보고 싶습니다. 자연은 늘 시를 잉태하고 있으니 가능하겠죠?

 

 

혹시 아니요? 2014년 샘터상에 작품 공모라도 하게될지...내년 2월 28일까지라니 다들 한번 도전해보세요.

저도 졸필이지만 마음을 다 잡고 한번 도전해보고 싶네요.

내년에는 또 어떤 희망을 가지고 독자들에게 다가올지 기대가 됩니다.

작지만 큰 '샘터'덕분에 올해도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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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일곱째를 낳았어요 샘터어린이문고 41
김여운 지음, 이수진 그림 / 샘터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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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출산율이 떨어져 걱정일만큼 아기를 많이 낳지 않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는 다섯 남매니

칠공주네니 하는 집들이 많았습니다. 희한하게 아들보다는 딸부자집들이 많았던 것은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더 오래전 우리 할머니들은 열 남매를 낳는 일이 보통이라고 했으니 그 많은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는지

겨우 두 아이만 키우면서도 힘들다고 투덜거렸던 저는 살짝 부끄러워집니다.

 

신문사에 근무하던 아버지는 큰 실수를 하고 쫓겨나와 한탄강이 보이는 시골로 내려와 갓 결혼한 엄마와

여섯 아이를 낳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멀지 않은 겨울 어느 날 인쇄소를 겸한 집 안방에서는

엄마가 일곱번째 동생을 낳느라 비상이 걸렸습니다.

 

아버지의 할아버지는 딸만 아홉이었고 열번째 아들이 할아버지였답니다.

할아버지는 첫아기로 아들을 낳았는데 그 뒤로 내리 딸 여섯을 낳았다고 하니 아무래도 아버지 집안은

딸부자가 내림이었던 모양입니다.

 

 

삼대독자 아버지는 여태 딸 여섯을 낳고 이제 일곱번 째 아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엄마는 이번에는 아기가 노는 것도 다르고 태몽도 아들꿈이라고 틀림없이 아들일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심지어 동네 할머니들도 뒤태가 틀림없이 아들이라고 했거든요.

그러나 어쩝니까. 조상님들 제사를 지내야 할 아들이 아니고 또 딸을 낳고야 말았네요.

제 주변에 친구들도 하나같이 말합니다. '아들은 아무 소용없어 그저 딸이 최고야'

하지만 이미 딸이 여섯이나 되는 집에 아들은 너무나 간절합니다.

 

아들만 여섯을 낳은 집안에서는 간절히 딸을 기다리는데 이번에도 아들을 낳으면 바꾸는게 어떻냐고도

합니다. 아기를 낳지 못하는 아버지의 친구는 아기를 데려다 키우고 싶어 합니다.

아버지와 엄마는 고민이 깊어집니다.

 

딸을 많이 낳을 줄 미리 알고 동, 서, 남, 북, 가, 나, 다 미리 이름자를 정해놓은 순서대로 딸의 이름이

정해졌었습니다. 열 다섯 큰 딸 동희는 엄마와 함께 동생들을 돌보는 착한 딸입니다.

고집쟁이 둘째 서희는 책벌레이구요.

여자 동생이 생긴 저녁 서희는 아기가 남에 집에 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아직 얼굴도 보지 못한 동생이 남의 집에 보내진다면 동생의 운명이 바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옵니다.

 

지혜로운 동희와 서희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파티를 계획합니다.

설화에서 전해오는 바리데기 공주를 연극으로 꾸며 엄마와 아버지에게 보여드립니다.

버려진 바리데기가 아버지의 목숨을 구해준다는 이야기에는 일곱째를 향한 언니들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마당에 줄지어 서있는 아홉개의 눈사람은 아이들의 간절한 소망입니다.

'막내야 걱정마 너희 운명은 언니들이 지켜줄게'

마치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처럼 인쇄소집의 여섯 딸들은 막내를 지키기 위해 기특한 파티를

연 셈입니다.

키울 때는 많은 것 같아도 커보니 다 흩어져 결국 부모님곁에는 어느 자식도 없었습니다.

작가의 마지막 말에 힘들게 일곱 딸을 키워내셨을 아버지와 다섯 째 딸은 이미 하늘나라에 갔다고

했습니다. 동생은 아마 하늘나라에서 아버지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을 겁니다.

제 아버지와 남동생, 막내 여동생도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읽는 내내 정신없이 복닥거리며 자랐던 제 어린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가난했지만 마음이 부자였던 것은 바로 풍성한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지금은 모두 외동이 아니면 둘이 전부인 아이들보다 이렇게 형제 많은 집들이 더 우애가 좋은 건

큰 아이가 막내를 키우고 서로가 보살펴주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네마다 동생을 업고 나와 술래잡기를 하거나 멀찌감치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부럽게 쳐다보던 언니들을

이제는 볼 수 없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점호를 하는 마지막 모습에 코끝이 시큰해집니다.

서로가 지켜주고 보듬어 주는게 가족이란 것을 다시 확인했던 아름다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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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왜 이러는 걸까요? - 여자가 모르길 바라는 남자들의 비밀 왜 이러는 걸까요?
베아트리체 바그너 지음, 정유연 옮김 / 샘터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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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피터팬'처럼 철들지 못하는 족속 남자들!

정말 이 남자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엄마의 몸에 잉태된 태아는 어느 기간동안 성별이 정해지지 않은 채 성장한다고 한다.

말하자면 남자와 여자의 성징을 모두 가진 채 성장하다가 여러가지 영향으로 성별이 결정된다고 하니

어찌 보면 남자와 여자의 태생은 한 뿌리에서 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 태어나 독립적인 삶을

살다보면 '화성 남자와 금성여자'라고 표현될만큼 도무지 그 간격의 골이 좁혀지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일까? 아마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도 이 주제에 관한 의문은 끝이 없었고 인류의 역사가

끝나지 않는 한 멈추지 않는 주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반은 남자이고 어차피 공존의 삶을 살아야 하는 관계이니 이왕이면 제대로 된 '남자 사용 설명서'가

있다면 그나마 삐걱 거리지 않고 어울려 살 수 있지 않을까.

우스개 소리로 '반품불가'의 꼬리표를 달고 비장하게 내치기 전에 한 번쯤 '남자'란 존재에 대해 연구해볼 수 있는

책이다.

 

오늘도 오줌냄새가 진동하는 화장실을 청소하며 제발 변기뚜껑을 열고 소변을 보거나 아예 앉아서 소변을 해결하라는

압박을 견디고 있는 남편! 더구나 일요일에 소파를 차지하고 앉아서 아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도 보지 못하게 하고 야구나 축구경기에

몰두하는 남자들! 잠시 시간이 나면 아이들과 산책이라도 나가주면 좋으련만 인터넷게임이라도 시작하면 그야말로 몰입삼매경에

빠져 헤어나오질 못한다. 대부분의 인터넷중독자들이 남자들이라는 것을 보면 남자란  도대체 아무 생산성도 없는 일에 목숨을 거는

이상한 존재들이다.

 

 

'여자가 바라는 남자의 필수조건'을 보면 좀 너무한 욕심인가 싶지만 사실 이런 여자들의 요구는 그만큼 남자가 그동안

'남자'답지 못했다는 반증이 아닐까한다. 여전히 엄마에게 의존적인 남편, 엄마표 음식을 그리워하는 것은 둘째치고

엄마에게 사랑스런 아들로 영원한 '마마보이'가 되기로 한 남자들.

특히 대한민국이 아무리 IT의 강국이고 선진국에 진입했다해도 해결되지 않는 '고부간의 갈등'을 우리 현명한 여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적과의 동침'을 독려하는 작가의 또다른 작전은 절대 어머니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그래서 완벽한 승리를 장담할

최고의 무기 즉 '섹스'를 이용하라는 말에 웃음이 나오다가도 한숨이 비어져 나온다.

이렇게까지 전략적으로 살아야 하는거야? 그것도 시어머니를 상대로 잠자리까지 전략이 되어야하다니..씁쓸하다.

더구나 이 책의 저자는 독일인이다. 그러나 마치 우리나라의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처럼 전혀 낯설지가 않다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남자의 문제'는 비슷하다는 뜻일게다. 고부간의 문제까지 비슷하다니 놀랍지 않은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은 있다. 결혼이란 또다른 경영이다.

그저 사랑만으로 서로를 지탱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그리고 상대는 여전히 어른이 되지 못한 남자이다.

그렇다면 좀 더 성숙하고 배려있는 여자들이 봐주는 수 밖에 없다.

여자가 모르길 바라는 남자들의 비밀을 속속들이 파헤친 이 책으로 때로는 엄마처럼 때로는 여우처럼 남자를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할 밖에.

주말 아침 TV앞에서 축구경기를 보는 남편을 보면서 어차피 이길 수 없는 싸움...포기하면서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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