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잘데기 있는 사전 - 말끝마다 웃고 정드는 101가지 부산 사투리
양민호.최민경 지음 / 호밀밭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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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 한반도 땅이 넓다고 생각하는가. 땅의 넓이로만 보면 정말 작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반토막까지 났으니 말할 게 뭐 있겠는가. 그런데 그 조그만 땅에 도나 나뉘어지고 말투까지 확연하게 나뉘어졌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것도 아주 뚜렷하게 다른 색으로.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으니 표준말을 쓰고 살았다. 사회생활에서 만난 수많은 지방 사람들 말들을 들으면서 우리나라 말이 이렇게 다양하고 많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다.

특히 서울에는 전라도 사람들이 많이 올라와 살았는데 전남의 말투는 조금 거칠게 들려 사람들을 대할 때 조심스럽기도 했다. 내가 첫 직장을 근무할무렵 삼성본관에 갈 일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삼성은 영남사람들이 많았다. 사무실에 들어가면 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서로 대화를 하거나 전화를 하는 사람들이 마치 싸우는 것처럼 시끄럽고 거칠었기 때문이었다.



부산친구들이 있었는데 말투가 너무 재미있어서 많이 놀렸던 기억이 있다.

자꾸 '쌀'을 발음해보라고 놀렸던 것이다. '살' ㅎㅎㅎ 부산친구들은 쌀을 살이라고 말한다.

이북에서 넘어와 부산에서 피난생활을 하며 자란 엄마는 이북말과 표준말, 부산말을 섞어서 쓰곤 했는데 뭔가를 건네주면서 '아나'를 쓰거나 '아유 대다', '파이다'같은 말들을 써서 익숙하게 알아들었다.



'쫌'이란 말은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여 부산사람들이 아니어도 많이 쓰는 것 같다.

특히 '응답하라'시리즈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그래도 '시근'이나 '강구', '쓰까라'같은 사투리는 전혀 모르겠다. 특히 부산말의 억양은 일본어와 비슷해서 혹시 일본어의 어원이 경상도 사투리는 아닐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가다마이'같이 일본어에서 온 사투리도 있다. 지금은 많이 쓰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단디해라' '글마'같은 사투리들은 부산사람들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사투리라고 생각한다. 가수 나훈아나 강하늘, 강동원같은 부산 연예인들은 사투리를 거의 고치지 않고 쓰고 있는데 그 것도 참 정겹다. '키'나 '김태희'처럼 부산사람이라고 전혀 느끼지 못할만큼 표준어를

쓰는 연예인도 있는데 듣기고 경상도 사투리 고치기가 참 어렵다고 한다.

조그만 땅덩어리에 뜻이 다른 사투리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쓰고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그나마 부산사투리는 제법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에 몰랐던 사투리 공부 많이 했다.

'억수로 욕받대이'. 요거 요거 사투리 시험 생기면 재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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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로망스
김진성 지음 / 델피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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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공소의 본고장 문래동이 환골탈태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카페와 맛집이 들어서고 새로운 핫플로 인기를 끈다는 얘기가 마냥 좋게만 들리지는 않았다.

쇳물이 튀고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날 것 그대로의 문래동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다.



수도대학교 공대 대학원생인 김철은 드라마 매니아다. 특히 연애 드라마를 흡입하듯 보면서 자신을 대입시켜 가상 연애를 상상하기도 한다. 그러니 첫 번째 만난 여자에게 뜬금없이 사랑한다고 해서 바로 차이는 일도 생긴다. 현실과 드라마를 구분하지 못해서이다.



이름처럼 철과 크롬을 합금하여 스텐레스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지만 연구소내 용광로가 고장나자 일도 못하게 되었고 담당 교수조차 갑자기 사직하는 바람에 그야말로 끈 떨어진 연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이제 뭘해야하나...고민중 갑자기 조교수라고 등장한 여자! 바로 은아연이었다. MIT까지 유학을 갔지만 졸업을 앞두고 그냥 돌아온 여자.

김철보다 네 살 연상인 그녀는 근육질의 체구에 특이한 사고를 가진 여자다.



이제 조교수까지 왔으니 연구를 계속해야 하는데 용광로가 고장이니 천상 용광로가 있을 것이라

예상되는 문래동으로 향한다. 생각보다 용광로는 많지 않았고 용광로가 있는 철공소에서도 손을 내젓는다. 그 때 다시 등장한 은아연! 그녀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철공소에 용광로가 있었다.

그녀의 도움으로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지만 전직 교수의 사임으로 더 이상 연구비 지원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는다. 더구나 은아연은 말도 안되는 합금실험을 한다고 한다.



서로의 연구를 위해 문래동을 드나들면서 서로는 마음을 열게 되는데...그 마음을 더 넓혀서 '문래동 로망스'라는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연구와 사랑앞에 방해꾼들이 등장하는데...

서울의 외곽도 아닌 문래동은 오래전의 모습을 많이 간직한 동네이다.

지금은 하나 둘 사라지는 철공소를 보면서 아련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김철이나 은아연처럼 용광로처럼 뜨거운 사랑을 기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언젠가는 사라질 문래동의 정다운 모습이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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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 - 좋은 삶을 위해 우리가 버려야 할 52가지 태도
롤프 도벨리 지음, 엘 보초 그림, 장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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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예전보다 풍요로운 시대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허함을 느끼고 외로움을 느낀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보다는 절망의 요소가 더 많은 시대가 된 듯하다. 그래서인지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이 책 역시 그런 종류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선입견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미래를 위해 이런 일을 하지말아라'라고 말하기전 하고 싶은대로, 제멋대로, 생각없이 살라고 부추긴다. 실제 그렇게 사는 사람의 예를 들면서 훨씬 쉬운 길임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러지 말고 잘해보라는 말을 하려던거 아니었나? 하면서 의문을 가질 때 쯤 그런 삶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실랄하게 보여준다.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것은 위대한 영웅이 아니고 양심대로 조용히 살아가는 개인이라고 일갈하는 모습에서 엄청난 위로가 몰려온다. 아 나도 그런 사람들중 하나였구나 하면서.

저자는 절대 조심스러운 사람이 아니다. 아주 날카로운 낚시줄에 맛있는 미끼를 끼워두고 유혹한다.

먹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해놓고 사정없이 낚아올린다. 눈물이 쏙 빠질만큼의 후회감이 밀려오도록.



잘 되는 길을 알려주는 것은 오히려 쉬울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선택이 어렵다면 피하는 방법이라도 찾아라고 호통친다. 그래서 사이다 한 잔 시원하게 마신 느낌이 몰려온다.

마치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여자의 심정같다고나 할까.

반전 기법으로 오히려 더 마음이 가도록 유도하는 기술이 뛰어나서 대들 수가 없다.



니 곁에 있는 사람을 봐, 니가 보이지? 하는 장면에서는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핑계를 댈 수가 없다. 도대체 이 저자의 이 남다른 재능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오랜 지식의 단련만으로 나오는 재능을 넘어선 해법에 아마 이 책을 독자들은 뒤로 숨거나 도망칠 수가 없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인생을 망치고 싶다면 멋대로 살아라'가 더 어울리는 제목이 아닐까.

비관적이고 비판적인 화두로 몰아가다가 결국은 승복하게 만드는 저자만의 화법에 두 손 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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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 - 다정하고 담대한 모험가들, 베이스캠프에 모이다
WBC 지음 / 해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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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자유를 만끽하는 여자들의 아웃도어 이야기에 함께 하고 싶다는 열망이 끓어올랐다. 그래도 무거운 배낭을 메고 벌레와 함께하는 캠핑은 조금 두렵다. 그래도 부러운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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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 - 다정하고 담대한 모험가들, 베이스캠프에 모이다
WBC 지음 / 해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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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몇 년전부터 캠핑이 크게 유행이 되었다. 덕분에 우리집 베란다 창고에는 텐트부터 온갖 아웃도어 물품들이 잔뜩 자리잡게 되었다. 딸내미가 캠핑을 시작하더니 완전 한살림을 장만한 것이다. 이런!! 이후 직장생활을 하느라 캠핑이 시들해지긴 했지만 지금도 시간만 나면 떠나고 싶어한다.



그래도 딸내미는 배낭을 매고 떠나는 아웃도어는 그닥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차를 가지고 다니곤 하는데 차 트렁크에도 짐이 하나 가득이다. 사람 하나가 움직이는데 이렇게 많은 물품이 필요했다는걸 그전에 인식하지 못했었다. 여기 WBC의 여자들도 10kg이 훌쩍 넘는 배낭을 잘도 메고 다니는 것 같다. 나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힘들다.



WBC하면 무슨 권투협회 아니던가? Woman's Basecamp의 약자란다.

여자들끼리 아웃도어를 즐기는건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심지어 그리 오래 캠핑을 즐겼던 여자들도 직접 텐트를 치거나 불을 핀 경험이 없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으례 남자들이 그런 일들을 하고 심지어 요리까지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여자들은 보조역할만 하는 그런 캠핑이 당연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여자들끼리 해낸다고.



가끔은 캠핑카를 타고 마음가는대로 구경하고 숙박을 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참다운 자유를 누리는 셈이다. 하지만 나처럼 여행전에 완벽한 여정을 짜야만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런 여행이 두렵다. 예상할 수 없었던 수많은 난관들이 닥쳐오면 어쩌지?

하지만 그런 두려움없이 떠날 수 있는 그녀들의 대담함이 부럽기도 하다.



한국에 모여사는 것도 아니고 시차도 다른데 일당들의 수군거림은 멈추질 않는다.

핀란드, 러시아, 아웃도어의 무대도 국제적이다. 물론 경제적이나 시간적 여유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어려운 이야기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런 여정에 설렐 마음조차 없는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누릴 수 없는 자유다. 그래서 부럽고 무섭다.

뜻있는 프로젝트도 많이 진행했었고 비용문제로 늘 걱정이었다는 얘기에 참 쉬운 일들이 없었겠구나 싶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들판에 텐트를 치는 일은 여러가지를 각오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편한 잠자리를 포기하고 온갖 벌레들과 친밀해져야할테고 개운하게 몸을 씻는 일도 포기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WBC들의 가슴속에는 뜨거운 무엇인가가 있다고 믿게 된다.

아마 몇 년후에는 자신들의 아이와 함께하는 아웃도어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Woman's & children Basecamp의 미래가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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