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보내는 상자 - 믿고, 사랑하고, 내려놓을 줄 알았던 엄마의 이야기
메리 로우 퀸란 지음, 정향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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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과의 사랑과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의 사랑은 무게를 잴수 없을 만큼 절대적인 사랑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지만 신에 대한 믿음은 인간의 삶에 가장 크고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는다.

지금 전세계에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전쟁과 대립의 원인에는 서로 다른 신을 섬기는 인간간의

힘겨루기 모습이 아니던가.

하지만 신의 모습이 어떠하든 자식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의 절대적인 믿음이라면

그 어떠한 신이라도 감복하지 않을까.

참으로 아름다운 심성을 지닌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문이 담긴 상자가 발견되었다.

사랑하는 남편없이는 단 하루도 더 살 수 없다던 바람대로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유품이었다.

 

 

신성한 신에게 드리는 기도문을 넣어두는 상자는 화려할 수 없다며 소박한 모습을 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자였다.

우리의 어머니들이 새벽에 정한수를 떠놓고 기원하듯이 미국의 한 어머니도 그렇게

간절한 기도로 사랑을 표현하고 있었다.

 

'엄마의 신체적,정신적 한계와 넘치는 의지를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바로 갓 박스였다.

엄마의 친구들은 엄마에게 고민 상담을 하고 마음의 짐을 덜지 몰라도 엄마는 언제나

그만큼 어깨에 늘어난 짐을 지고 사셔야 했다. 엄마는 갓 박스를 통해 비로소 이런

문제들을 더 높으신 분께 위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82p

 

어느 책에서던가. 간절함이 하늘에 닿으면 우주의 기운도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엄마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의 간절한 기도문이

갓 박스안에 담기는 순간 사람들은 평화와 안식을 얻었으며 이루어지지 않아도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엄마의 순수한 바람이 어찌 감동스럽지 않겠는가.

 

 

'부디 메리 로우가 다시 성당으로 돌아가게 해주세요.'

'마리의 심장병을 꼭 낫게 해주세요. 이제 겨우 작은 아기인걸요.'

'하느님, 제발 젠이 좋은 남자를 만나게 해주세요.'

 

심지어 이 귀여운 여인은 이런 기도문도 있었다.

'친애하는 하나님, ooo와 ooo를 제거해 주세요. 그이들은 알코올 중독자랍니다.'

푸하하 정말 이 못말리는 엄마의 기도문은 리얼 그 자체이다.

이 기도문을 보신 하나님은 어떤 표정이었을까 궁금해진다. 모범생의 반란으로 이해하시고

정말 ooo와 ooo을 제거해주시지는 않았을까.

말기암을 앓고 있는 아빠를 위해

'이런 부탁을 드릴 거라곤 상상도 못했지만....부디 아빠를 천국의 당신 품으로 데겨가주세요.'

라는 기도문을 적어 엄마의 예전 갓 박스에 넣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비어져 나온다.

우리는 때로 간절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 간절함은 대체로 이기적인 것들이다.

나를 위해..가족을 위해...하지만 갓 박스안에 기도문을 넣었던 이 여인의 사랑은 크고 아름답기만 하다.

이제 하늘에서 그토록 사랑했던 남편을 만나 행복에 젖었을 엄마를 그리며 그동안은 방관자였지만

누군가를 위해 메모를 쓰고 갓 박스안에 넣겠다고 다짐하는 딸의 모습은 바로 엄마의 기도가

기적을 이루고 있다는 증명이 될 것이다. 나도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진솔한 기도문을 쓸 수있을까.

이런 어머니를 두었던 저자 메리 로우가 너무나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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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의 문제 진구 시리즈 1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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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판사라는 특이한 이력때문에 작가의 작품을 더 깊이 눈여겨 보게 된다.

많은 사건을 접하고 판단하는 자리에 있다보면 그가 다룬 작품들이 그저 소설로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전작 '붉은 집 살인사건'으로 처음 도진기 작가의 작품을 접했을 때에는 판사로 5년동안 재직했지만 돌연

사표를 내고 사무실도 없이 오로지 뒷길에서 법률의뢰를 받아 자문을 해주거나 해결을 해주는 '어둠의 변호사'가

작가 본인이 원하는 모습이 아닐까 상상도 해보았다.

이번 총 7편의 중,단편으로 구성된 '순서의 문제'라는 새 작품에서는 '김진구'라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애인인 '주해미'와 더불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해결하는 방식으로 구성이 되었다.

첫번째 작품인 '순서의 문제'는 대학을 중퇴하고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진구가 어느 날, 손님에게서

원주로 가 전화한통만 해달라는 기묘한 제안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누가봐도 핸드폰으로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속셈임을 짐작케 하는 이 부탁은 결국 양부를 살해한 양자의 계략임을

증명하고 양자가 가로챈 유산중에 일부를 챙겨 받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분명 두 건의 살인이 있었고 과연 누가 먼저 죽었느냐에 따라 유산을 받을 수도 못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을

엮어낸 작가의 트릭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법을 전공하다 중퇴한 진구가 범죄자를 눈감아주고 돈을 챙기는

장면에서는 법의 맹점을 교묘히 이용하는 의로운 인간의 모습과 자신의 이익이라면 범죄자와도 손을 잡는

비겁한 인간의 두 모습을 갖고 있는 주인공의 이중성이 묘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누구나 법을 지키고 살아야 하지만 때로는 법이 해결하지 못하는 맹점을 이렇게 뒤통수쳐주는 시원한 해결사가

너무도 필요한 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크기변환_사진 838.jpg

 

우연히 올라탄 지하철에서 마주친 이상한 남자와의 마주침으로 시작된 두번째 해미 이야기는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손을 자르고 유기시키는 실제의 사건을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쳐버릴 이미지들을 조합하여 범인을 유추해내는 진구의 시각은 물론

많은 살인사건을 접한 판사인 작가의 시각일 것이다.

사건제보로 얻어낸 상금으로 해외여행을 떠나려다 비행기를 놓친 진구가 지구 반바퀴를 돌아 애인인

해미와 재회하는 세번째 사건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흔드는 멋있는 발상이어서 절로 무릎이 쳐질 수밖에

없다. 태평양을 건너 남미로 향하는 노선에 익숙한 우리들이 반대편 노선으로 오히려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는 발상이 독특한 이력을 지닌 작가가 추리물을 쓸 수 밖에 없는 뛰어난 브레인의 실체일 것이다.

 

크기변환_사진 839.jpg

 

'뮤즈의 계시'에서는 흘려버리고 말 노래 한곡이 너무나도 완벽한 알리바이를 깨부수는

열쇠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노라면 우리는 너무나 중요한 싸인들을 놓치고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

소리가 색으로 보이고 색은 소리로 들리는 '공감각자'가 있다는 것은 처음 안 사실이다.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많고 성인들 보다는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난다는 특이한 감각자들이

실제한다는 것을 작가는 어찌 알았는지 단지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과는 분히 차별화된 지식

수준에 찬탄이 절로 나온다.

추리문학에 다소 빈약함을 느꼈던 한국문단에서 이렇게 멋진 판사작가가 추리물을 쓴다는

사실이 어찌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그것도 머리속으로만 그려진 작품이 아닌 현실에 근접한

작품들이라니...전작에 등장한 어둠의 변호사'고진'이 잠깐이나마 등장해서 반갑기도 했지만

어쩐지 앞으로 이 변호사와 김진구의 활약이 펼쳐질 것 같은 즐거운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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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버리기 연습 2 - 복잡한 생각을 잠재우는 행복한 마음 다스리기 생각 버리기 연습 2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양영철 옮김, 스즈키 도모코 그림 / 21세기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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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동물과 다른점이 있다면 바로 '생각'이 있다는 것이다.

좋은 생각은 좋은 행동을 낳고 좋은 품격을 만든다는 것을 알면서도 때로 생각이 너무 지나쳐서

스스로 지옥에 갇히거나 아예 용기를 내지 못하고 주저앉는 경우가 많다.

과연 '생각'이라는 것은 많이 해야 좋은 것인지 단순하게 해야 좋은 것인지 해답을 찾기 어려웠다.

어쩌면 이런 생각 조차도 또하나의 번민이며 욕망이 되는 것이 아닐까 두렵기도 하다.

'화내지 않는 연습'의 저자 코이케 류노스케스님이 제시하는 '생각'에 대한 정리는 명쾌하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사회경험도 많이 했던 독특한 이력을 지닌 작가답게 스님의 잔소리는

웬만한 충고나 조언에도 코방귀를 끼는 현대사람들의 가슴을 뜨끔하게 만든다.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고 좋은 말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에 이롭다.'라는 말이 있다.

또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라는 말도 있다.

 

누구에겐가는 '잔소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번민의 세상에서 허덕거리는 중생에게 던지는 스님의

말씀은 고루하거나 따분하지 않아 좋다.

산중에 앉아 법문만을 외우는 스님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우리 삶에 들어와 앉은 멋진 스님이라 좋다.

'지금의 자신을 철저히 인식하는 것이 괴로움을 버리는 첫걸음이다.'

내안에 있는 모든 괴로움이나 슬픔, 화는 스스로가 만들어낸 업일 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미천한

중생은 그 지옥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배우자를 편하게 해주라, 부모에게 효도하라, 거짓말을 하지 마라, 겉모습에 집착마라..

같은 조언들은 사실 늘 들어왔던 단순한 가르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스님의 말속에는 함부로 대들 수없는 지혜와 비관론자들마저 설득시키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스님이 가르치는 말씀이 향하는 곳은 결국,

'본래의 자신을 바로 알자'

자신을 들여다 보는 일처럼 어렵고 두려운 일이 없다.

어디다 내어 놓아도 떳떳하고 당당하다고 자신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화를 삭이고 너무나 넘치는 생각들을 덜어버리는 일들은 한껏 부풀려진 허황된 영혼을

씻어내는 씻김굿같은 작업이 될 것이다.

그렇게 덜어내다 보면 인생의 무게에 짓눌려 신음했던 영혼들이 조금은 가벼워지고

홀가분한 삶으로 되돌아 올 수 있으리라 믿어진다.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때 허둥대며 괴로워하지 않고, 편안하고 차분하게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곰곰 생각케 하는 값진 가르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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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낯선 시간들에 대한 진실
애덤 풀스 지음, 김현우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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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상처받고 소외받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이야기이다.

스물 여덟살의 청년 하워드는 어린시절 직장을 잃은 후 폭력적으로 변한 아버지와 이혼한

엄마와 단둘이 살아왔다. 너무나 뚱뚱하고 조금은 모자라게 보이는 그가 가질 수 있는 직장이란

스포츠센터 세탁실이나 식당의 주방일 정도였다.

그 일 조차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가질 수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스포츠센터에서 만난 노부인을 만난 인연으로 천재소년 솔의 가족들과 한 집에 살게 되면서

사회패배자였던 하워드는 부유하지만 부모의 기대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솔과 친구가 된다.

인간사회가 과연 평등한 것인지 단언하기 어려운 점은 바로 이렇게 불우하고 좋은 환경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계층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것이다.

착한 천성을 지닌 하워드였지만 아버지의 폭력과 친구들의 폭력으로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된 것은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

 

 

우리나라의 현실도 다를 것이 없지만 천재소년 솔역시 부모의 과도한 기대에 지쳐

정신적으로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어린 소년일 뿐이다.

대책없이 무조건 주기만 하고 많은 것을 바라는 부유한 부모역시 또 다른 이름의 폭력이 아닐까.

기억력대회에 참가한 솔은 마침내 압박감에 무너져 내리고 하워드는 솔을 구하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나게 된다. 낯선 사람들은 이 여행을 '유괴'라고 부르겠지만.

 

 

'하워드는 놀랄 만한 안내자였다. 이 이상한 남자는 지금까지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과

달랐기 때문이다. 그의 뒤에는 지평선이 있었다. 다른 삶, 자유, 아주 남자다워 보이는

일을 하기 위한 준비 같은 것들.'-174p

 

솔은 단순히 기억하는 것만 잘하는 천재소년이 아니라 하워드의 진면목을 알아보는

진정한 눈을 가지고 있었다.

솔을 데리고 하워드가 향한 곳은 어린 시절 자신에게 상처를 준 고향과 아버지였다.

왜 꼭 그곳으로 향했어야 했는지 모르지만 하워드가 만난 아버지의 황량한 모습은

이제 더 이상 하워드가 상처속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다는 신호탄이 된다.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다. 크든 크지 않든.

옮긴이의 말처럼 외로운 사람의 눈에는 외로운 사람이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지만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법을 아는 정글속의 사자처럼

하워드와 솔은 낯선 시간들과 마주하면서 서서히 상처가 가라앉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강이 밤이든 낮이든 상관없이 그렇게 쉬지 않고 매 순간 바다를 향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비로소 깨우친 솔처럼 우리는 다만 느끼지 못할 뿐 낯선 시간들이 거대하게 흐르고 있음을

알게된다. 그렇게 우리는 상처를 꿰매고 성장하는 것이다.

하워드와 솔의 여행에서 만난 러시아 이민자들이나 하워드의 동료같이 세상의 시선 밖에

선 인물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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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여행을 - 칼럼니스트 박사의 '여자들의 여행법'
박사 지음 / 북하우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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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했다. 흔히 여행서라 하면 왁자스럽고 설레임이 있고 흥겨움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결혼하지 않을 남자와 여행을 하고 혼자 여행하기를 두려워 했다는 저자의

발자욱에는 왜 외로움이 느껴질까.

 

-그렇다. 장거리 이동 중에 내가 마주하는 것은 내 안의 거울만은 아니다. 시간과 통째로, 온전히,

마주하고 있기도 하다. 그 시시와 각각을 바라보는 것. 그 안에서 내 몸이 천천히 고통에 가 닿으며

허물어지는 것을 바라보는 것.-103p

 

낯선 여행지에서 마주서야 하는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러운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무 장식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 다녔을 길 위에서 아마도 그녀는 자신의 고독과 마주했던 모양이다.

 

 

한 달에 3분의 1을 차지하는 생리가 결코 여행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지만

생리통이 고통스럽고 부피가 큰 생리대를 반드시 챙겨가야 한다고 조언할 만큼 여자의

여행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불편하기 때문에 '몸'을 다시 한번 발견한다는 여자는 참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다.

밖을 봄과 동시에 안을 보고 자신에게 말을 거는 '몸'을 들여다 볼줄 아는 여자의 이름이

'박사'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듯 싶다.

 

 

더 이상 여자로 바라봐 주지 않아 오히려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는 '아줌마'가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나이라는데 분명 '아줌마'인 나는 대범하지도 용감하지도

못해 짐을 꾸리지 못하고 있다.

그저 이렇게라도 먼저 길을 떠났던 여자의 이야기에 트렁크를 얹고 묻어 다닐 수 밖에.

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떠나고야 말 그 날, 나는 이 책을 다시 뽑아들고 여자가 조목조목

짚어주었던 품목대로 짐을 꾸리고 제대로 여행하기 예습을 하게 될 것이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아주 적당한 거리에서 나를 바라다 보는 법을 익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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