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동 로망스
김진성 지음 / 델피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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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공소의 본고장 문래동이 환골탈태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카페와 맛집이 들어서고 새로운 핫플로 인기를 끈다는 얘기가 마냥 좋게만 들리지는 않았다.

쇳물이 튀고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날 것 그대로의 문래동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다.



수도대학교 공대 대학원생인 김철은 드라마 매니아다. 특히 연애 드라마를 흡입하듯 보면서 자신을 대입시켜 가상 연애를 상상하기도 한다. 그러니 첫 번째 만난 여자에게 뜬금없이 사랑한다고 해서 바로 차이는 일도 생긴다. 현실과 드라마를 구분하지 못해서이다.



이름처럼 철과 크롬을 합금하여 스텐레스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지만 연구소내 용광로가 고장나자 일도 못하게 되었고 담당 교수조차 갑자기 사직하는 바람에 그야말로 끈 떨어진 연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이제 뭘해야하나...고민중 갑자기 조교수라고 등장한 여자! 바로 은아연이었다. MIT까지 유학을 갔지만 졸업을 앞두고 그냥 돌아온 여자.

김철보다 네 살 연상인 그녀는 근육질의 체구에 특이한 사고를 가진 여자다.



이제 조교수까지 왔으니 연구를 계속해야 하는데 용광로가 고장이니 천상 용광로가 있을 것이라

예상되는 문래동으로 향한다. 생각보다 용광로는 많지 않았고 용광로가 있는 철공소에서도 손을 내젓는다. 그 때 다시 등장한 은아연! 그녀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철공소에 용광로가 있었다.

그녀의 도움으로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지만 전직 교수의 사임으로 더 이상 연구비 지원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는다. 더구나 은아연은 말도 안되는 합금실험을 한다고 한다.



서로의 연구를 위해 문래동을 드나들면서 서로는 마음을 열게 되는데...그 마음을 더 넓혀서 '문래동 로망스'라는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연구와 사랑앞에 방해꾼들이 등장하는데...

서울의 외곽도 아닌 문래동은 오래전의 모습을 많이 간직한 동네이다.

지금은 하나 둘 사라지는 철공소를 보면서 아련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김철이나 은아연처럼 용광로처럼 뜨거운 사랑을 기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언젠가는 사라질 문래동의 정다운 모습이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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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 - 좋은 삶을 위해 우리가 버려야 할 52가지 태도
롤프 도벨리 지음, 엘 보초 그림, 장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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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예전보다 풍요로운 시대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허함을 느끼고 외로움을 느낀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보다는 절망의 요소가 더 많은 시대가 된 듯하다. 그래서인지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이 책 역시 그런 종류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선입견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미래를 위해 이런 일을 하지말아라'라고 말하기전 하고 싶은대로, 제멋대로, 생각없이 살라고 부추긴다. 실제 그렇게 사는 사람의 예를 들면서 훨씬 쉬운 길임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러지 말고 잘해보라는 말을 하려던거 아니었나? 하면서 의문을 가질 때 쯤 그런 삶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실랄하게 보여준다.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것은 위대한 영웅이 아니고 양심대로 조용히 살아가는 개인이라고 일갈하는 모습에서 엄청난 위로가 몰려온다. 아 나도 그런 사람들중 하나였구나 하면서.

저자는 절대 조심스러운 사람이 아니다. 아주 날카로운 낚시줄에 맛있는 미끼를 끼워두고 유혹한다.

먹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해놓고 사정없이 낚아올린다. 눈물이 쏙 빠질만큼의 후회감이 밀려오도록.



잘 되는 길을 알려주는 것은 오히려 쉬울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선택이 어렵다면 피하는 방법이라도 찾아라고 호통친다. 그래서 사이다 한 잔 시원하게 마신 느낌이 몰려온다.

마치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여자의 심정같다고나 할까.

반전 기법으로 오히려 더 마음이 가도록 유도하는 기술이 뛰어나서 대들 수가 없다.



니 곁에 있는 사람을 봐, 니가 보이지? 하는 장면에서는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핑계를 댈 수가 없다. 도대체 이 저자의 이 남다른 재능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오랜 지식의 단련만으로 나오는 재능을 넘어선 해법에 아마 이 책을 독자들은 뒤로 숨거나 도망칠 수가 없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인생을 망치고 싶다면 멋대로 살아라'가 더 어울리는 제목이 아닐까.

비관적이고 비판적인 화두로 몰아가다가 결국은 승복하게 만드는 저자만의 화법에 두 손 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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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 - 다정하고 담대한 모험가들, 베이스캠프에 모이다
WBC 지음 / 해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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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자유를 만끽하는 여자들의 아웃도어 이야기에 함께 하고 싶다는 열망이 끓어올랐다. 그래도 무거운 배낭을 메고 벌레와 함께하는 캠핑은 조금 두렵다. 그래도 부러운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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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 - 다정하고 담대한 모험가들, 베이스캠프에 모이다
WBC 지음 / 해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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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몇 년전부터 캠핑이 크게 유행이 되었다. 덕분에 우리집 베란다 창고에는 텐트부터 온갖 아웃도어 물품들이 잔뜩 자리잡게 되었다. 딸내미가 캠핑을 시작하더니 완전 한살림을 장만한 것이다. 이런!! 이후 직장생활을 하느라 캠핑이 시들해지긴 했지만 지금도 시간만 나면 떠나고 싶어한다.



그래도 딸내미는 배낭을 매고 떠나는 아웃도어는 그닥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차를 가지고 다니곤 하는데 차 트렁크에도 짐이 하나 가득이다. 사람 하나가 움직이는데 이렇게 많은 물품이 필요했다는걸 그전에 인식하지 못했었다. 여기 WBC의 여자들도 10kg이 훌쩍 넘는 배낭을 잘도 메고 다니는 것 같다. 나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힘들다.



WBC하면 무슨 권투협회 아니던가? Woman's Basecamp의 약자란다.

여자들끼리 아웃도어를 즐기는건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심지어 그리 오래 캠핑을 즐겼던 여자들도 직접 텐트를 치거나 불을 핀 경험이 없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으례 남자들이 그런 일들을 하고 심지어 요리까지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여자들은 보조역할만 하는 그런 캠핑이 당연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여자들끼리 해낸다고.



가끔은 캠핑카를 타고 마음가는대로 구경하고 숙박을 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참다운 자유를 누리는 셈이다. 하지만 나처럼 여행전에 완벽한 여정을 짜야만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런 여행이 두렵다. 예상할 수 없었던 수많은 난관들이 닥쳐오면 어쩌지?

하지만 그런 두려움없이 떠날 수 있는 그녀들의 대담함이 부럽기도 하다.



한국에 모여사는 것도 아니고 시차도 다른데 일당들의 수군거림은 멈추질 않는다.

핀란드, 러시아, 아웃도어의 무대도 국제적이다. 물론 경제적이나 시간적 여유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어려운 이야기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런 여정에 설렐 마음조차 없는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누릴 수 없는 자유다. 그래서 부럽고 무섭다.

뜻있는 프로젝트도 많이 진행했었고 비용문제로 늘 걱정이었다는 얘기에 참 쉬운 일들이 없었겠구나 싶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들판에 텐트를 치는 일은 여러가지를 각오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편한 잠자리를 포기하고 온갖 벌레들과 친밀해져야할테고 개운하게 몸을 씻는 일도 포기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WBC들의 가슴속에는 뜨거운 무엇인가가 있다고 믿게 된다.

아마 몇 년후에는 자신들의 아이와 함께하는 아웃도어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Woman's & children Basecamp의 미래가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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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비밀, 그때 그 사람 명화의, 그때 그 사람
성수영 지음 / 한경arte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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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쩌면 사진이 없었던 시대가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걸 그림이나 글로 기록하던 시절에는 종이, 혹은 캠퍼스위에 당시의 시간들이 새겨지고 예술가들의 숨결이 담겨있어 훨씬 더 실감나고 리얼한 작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전부터 꾸준하게 출간되고 있는 그림이나 화가에 대한 책들이 나오면서 그림을 보는 안목이 좋아지고 화가들의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되었다. 지금 책꽂이에도 그림에 관한 책들이 제법 꽂혀있다. 시간이 지나서 다시 봐도 새로운 마음이 솟아오르는 기쁨도 있다.

그중에서도 오늘 다 읽은 이 책은 참 특별하게 다가온 명화와 화가들의 이야기였다.



마티스란 화가는 워낙 유명해서 이름과 몇 작품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가 태어난 프랑스의 고향에서는 그를 잘 모른다고 해서 놀라웠다. 심지어 '멍청이', '바보'라고 알고 있었다니.

아버지가 하던 씨앗가게조차 물려받지 못할 정도로 적응력이 약했다고 하는데 그의 운명은 그림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림외에는 관심도 없고 모자란 사람취급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후일 자신의 마을에 거장 마티스가 있었다라고 인정을 받았다니 하늘에 있는 마티스로 행복했을 것 같다.



사실 예술가들이 당대에 인정받은 경우보다는 후대에 인정받는 경우가 많아서 정작 자신이 살았던 시절에는 가난했거나 조롱당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화가나 그림을 다루는 많은 책들중에서 동양의 예술가들은 많이 등장하지 않았는데 원조 만화가라고 알려진 일본의 가쓰시카 호쿠사이를 알게 되어 무척 감사했다.

그의 작품도 너무 좋았고 그의 일생에 대한 정보도 좋았다.



이 책은 소개한 화가들의 작품을 아주 많이 올려주어서 너무 너무 감사했다.

그동안 익히 알려진 화가들이 아닌 처음 만나는 화가들이 많은 점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그림들중 내 눈을 가장 많이 사로잡은 작품은 바로 영국의 토머스 로런스의 '레드 보이'였다. 마치 천상의 천사를 만난듯 천진한 표정의 소년의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피카소보다 앞선 스페인의 소로야역시 참 인상깊은 화가였다.

그의 섬세한 터치가 지금도 살아있는 듯 다가온다.

프랑스의 발라동은 당시 여자화가들이 설 자리가 없었던 시절임에도 인정받은 화가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메리 카사트라는 화가는 처음 만났는데 여권의식이 약하던 시절에 태어나 열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한 멋진 여성으로서 기억해둬야할 것 같다.

어느 한 페이지 소중하지 않는 면이 없을 정도로 알차고 값진 정보와 그림이 가득한 책이다.

읽다가 조금 자세하게 보고 싶었던 그림들은 검색을 통해서 즐기기도 했다.

보통 이런 책들은 도슨트들이나 갤러리아 관계자들이 많이 쓰는데 문화부 미술담당 기자가 이렇게 방대하고 알찬 책을 썼다니 더욱 놀라웠다. 앞선 그의 작품도 너무 훌륭했기에 다음 작품도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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