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TS 엘리엇의 싯귀가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모든 것을 소생하는 봄을 역설적으로 잔인하다는 표현이 나이가 들어보니 마음에 더 와닿네요.
마음의 봄은 이미 와 있는데 엊그제에도 꽃샘추위로 겨울코트를 다시 꺼내 입었습니다.
아파트 정원의 나무들은 이제나 저제나 꽃을 피우기 위해 망울이 맺혀있으니 곧 꽃잔치가 시작되겠네요.
이 달의 샘터는 화려하기 보다는 청초하고 고고한 수선화의 느낌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섬에는 지금 수선화가 이렇게 화사하게 군락을 이루며 피기 시작했습니다.
올초에 관객몰이를 한 '국제시장'을 보면서 주인공의 집이 참 궁금했습니다. 아마도 부산 앞바다가 저렇게 내려다 보이는 곳이라면 산동네의
중간쯤이 아닐까 싶었죠. 역시 초장동의 산복도로를 따라 위로 한참 올라가야 닿는 곳에 있다네요.
눈물까지 흘리며 감동을 느끼며 보았던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부산은 우리나라 영화의 산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꼭
영화가 아니더라도 볼만한 곳이 너무 많은 곳인데요. 이 봄 부산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집니다.
이번호에 실린 할머니의 부엌수업 요리는 아주 화사한 장미꽃이 떠오르는 처음보는 요리네요.
일본에서 오래 살다 부산에 정착하신 할머니의 니쿠다다키는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육회가 가능할 만큼 신선한 소고기가 있어야 하고 만드는 법도 아주 까다로워서 자신이 없습니다만 처음 보는 이 요리 도전해보고
싶어지네요.
새 컴퓨터를 사면 속도가 빨라서 참 좋은데 갈수록 처지는 이유가 있었네요.
지금도 컴퓨터에 글을 올리고 있지만 기계는 영 젬병인 제 눈이 번쩍 떠지는 정보가 있습니다.
매번 도도한 아들녀석에게 부탁하지 말고 스스로 해보는 자랑스러운 어른이 되고 싶네요.
아주 오랜만에 '청자'라는 이름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올 해 담배값이 오르면서 금연바람이 불긴 했지만 여간 해서는 담배를 끊기가
어렵다고 하죠. 저도 남편에게 협박도 해보고 사정도 해보지만 요지부동입니다. 그리고 담배는 참 여러가지 해악이 있지요. 특히 냄새는 정말
싫은데요. 이 달의 특집 '담배이야기'의 글을 읽어보니 저도 아련하게 아버지의 담배 냄새가 떠오릅니다. '청자'라는 담배는 그 시절 다른
담배보다 조금 쌌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래서인지 좀 독하다고 했습니다.
금빛 담배값에 그려진 청자 모양이 그려져 있던 그 담배에 이 분도 아버지의 추억이 실려 있었네요.
그래도 여전히 저는 담배냄새가 싫습니다. 간접흡연만으로도 암에 걸릴 수 있다니 말입니다.
다음 호에는 담배 끊는 법 같은 걸 실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민 교수의 기생충이야기도 재미있고 오랜만에 들어보는 작가 이병주의 이름도 반가웠습니다.
굶어 죽을 관상이라고 내침을 당했던 소년이 나라에 등용되고 좋은 벼슬을 얻어 금의환향했다는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얼굴 읽는 남자'에 나오는 관상이야기와 겹쳐집니다. 옛 이야기에는 관상은 얼마든지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관상보다는 심상이 먼저라죠. 그래도 호기심 많은 저는 이 관상이야기가 늘 기다려집니다.
관상을 보면서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는 건 아닐까요.
꽃소식처럼 다가온 샘터 4월호에는 이런 기대가 가득 실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