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의 수상한 여자들
브리짓 애셔 지음, 권상미 옮김 / 창해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확실히 우리의 문화와는 다른 색채의 결혼과 가족문화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하니 열여덟살의 나이차이야 요즘에는 문제가 될수도 없다고 쳐도

4년간의 결혼생활중 세 번의 바람을 피웠고 화가나 별거에 들어간지 6개월여 만에

죽어간다는 소식이라니..이건 정말 해도 너무한 악재뿐이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싹싹빌어도 다시는 만나지않으리라 결심했건만...죽어간다니..

물론 6개월전에 내손으로 죽여버리고 싶었던 분노는 잠시 접어두고 임종을 맞는 남편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끔찍하기만 하다.

 

하지만 콕사키바이러스로 유발된 급성 신근염으로 산소호흡기를 꽂은 채 죽음과 마주한

남편을 그대로 보낸다는건 한때는 사랑했었고 아직은 아내라는 자리에 있는 루시에게는

삼킬수도 없고 뱉을수도 없는 쓴약과도 같은 현실이다.

 

어렵게 맘먹고 바쁜 회사일도 접은 채 돌아왔더니..남편은 한장의 리스트를 내민다.

남편의 옛여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려달란다.

그리고 사실은 결혼하지 않았지만 옛여자와의 사이에 아내와 비슷한 또래의 아들도 있단다.

처음에는 연약해보였던 고구마 열매를 막상 캐어보니 쉴새없이 줄줄이 엮어나오듯이..

죽어간다는 이유로 이렇게 막나가도 되는거야?

 

결국 술한잔을 걸치고서야 리스트에 나온 여자들에게 전화를 건다.

'지옥에나 가라'는 여자들이 더 많다. 은근히 고소해진다. 어떻게 살았기에 이모양이야.

루시와 비슷한 또래의 아들은 아버지를 만나는것을 거절한다.

역시 유산을 일부 주기로 하고 만날 약속을 받아낸다.

아니 이렇게 착해도 되는거야?

드디어 여자들이 도착하고 남편의 과거가 하나씩 드러난다.

전화를 받았던 과거의 여자들도 막상 죽음의 문턱에 선 옛남자를 그렇게 보낼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이럴때 써먹으라고 있는말이 아니어야 했는데..

그녀들은 죽어가는 남편과 옛애인을 위해 장례를 준비하고 과거에 청산하지 못했던 감정의 정리까지

손을 걷어 부치고 해결해 나간다. 어쨌든 그남자가 죽어간다잖아...

동지애를 멋있게 발휘하면서...결국 그남자는 떠났다. 물론 장례식에는 남편의 아내였던 루시와

옛여자들의 들어차 발 디딜틈이 없다. 흠..가는 사람이 눈이나 제대로 감았는지 모르겠네.

꽃밭을 두고 가려니 발이 떨어졌을까.

 

요즘 우리나라도 막장드라마가 인기이긴 하지만 우리의 정서로는 도무지 이해될 수 없는 '내남편or

옛애인 편안하게 저승보내기 프로젝트'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빌어먹을...도대체 미국여자들은 죄다 쿨하기로 약속을 한거야? 한번도 아니고 두번도 아니고 세번이나

바람핀 남편을 그렇게 어여삐 옛여자들까지 불러서 죽음의 길을 갈수 있게 하다니..

아티! 당신 대단해. 그곳에 가서도 그버릇 못버리겠지? 하지만 당신의 안목은 높이 사주겠어.

어찌 그리 착한여자들만 골랐던거야. 그러게 너무 힘을 빼니까 일찍 갔잖아. 반성해!

 

'죽음은 어떤것도 용서된다'는 선례가 남겨질까봐...우리나라 남편들이 볼까봐 숨겨둬야 할 책이다.

대한민국 남편들 바람? 국물도 없어. 이건 미국에서나 있는 아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무리들'이라구.

헹여나 우리나라에서 어찌해보겠다는 생각같은건 꿈도 꾸지 말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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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해요 2010-05-18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