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의 꽃 - 2019년 50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최수철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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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침없고 치명적인 독과 약의 환상적 리얼리티!

환상과 진실을 떠돌며 난해함과 치밀함을 정교하게 문장에 녹아내는 황홀한 소설!  

 

 

 

   이것은 ‘독과 약’에 관한 이야기다. 태어날 때부터 독을 몸에 지니게 되고, 세상의 풍파를 겪으며 그 독을 더욱 키우고, 그 독을 약으로 사용하고, 그러다가 독과 약을 동시에 품고서 죽음에 이르게 된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에 내던져진 것처럼 무의식과 망각 혹은 이성이 뒤틀려버린 공간 속을 끊임없이 떠돌다가 마침내 질식할 것 같은 악마 같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금기와 호기심, 두려움과 매혹, 도취와 환멸, 쾌감과 파멸을 오가는 이 거침없고 치명적인 위태로움에 사로잡혀 있다 보면 너무나 섬뜩해서 오히려 슬퍼지는 그런 이야기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독과 약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는 것이다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연상시키는 최수철의 <독의 꽃>은 ‘독’에 대한 관념들이 넝쿨처럼 뻗어나가 마침내 모든 것을 잠식해버릴 것만 같은 소설이다. “독으로 시작되어 독으로 끝나는 소설”이라 불러도 무리가 아닐 듯싶다던 평론가의 말 그대로 소설은 온통 빽빽하게 독으로 가득 차있다. 10년 전부터 ‘독’에 대한 작품을 구상해왔다던 저자의 말처럼 독은 어디에서 기인하며 어떤 성향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 상관물인 ‘약’과 함께 집요하게 고찰하여 마치 ‘독의 세계관’을 완성해낸 느낌이다.

 

 

 

 

 

 

   소설은 독성 물질에 감염되어 병원으로 실려 온 ‘나’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치료를 받기 위해 병실로 이동한 나는 창가 쪽에 누워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하고 흠칫 놀란다. 마치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내 모습, 더 나아가 수의를 덮고 있는 나 자신의 시체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흡사 미꾸라지들이 잔뜩 들어 있는 미지근한 물속에 몸을 담그고 있는 듯 그의 웅얼거리는 소리에 기괴함과 불길함마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은 조몽구. 그 역시 몸 전체가 안팎으로 강한 독성 물질에 감염된 채 입원했고 자신의 일생을 가득 메웠던 독에 관한 이야기를 쉬지 않고 이야기함으로써 나를 괴롭힌다. 하지만 어느새 나는 그의 이야기에 점점 사로잡히게 되고, 적절한 양의 독이 몸속으로 들어와 심신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약이 되듯 그의 이야기가 자신을 각성시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새벽의 환몽 속에서 괴물 같은 존재를 본 다음 날, 조몽구는 홀연히 사라져버린다. 그가 떠나고, 그와 다시 만날 가능성이 사라졌지만 조몽구의 이야기가 무엇보다도 절실해진 나는 그의 이야기이자 나의 이야기, 다시 말해 그가 들려준 이야기이자 내 속으로 들어와 나의 것이 된 이야기를 재구성하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 하면서 듣고 있었고, 듣는 것도 아니고 듣지 않는 것도 아니면서 귀를 열어놓은 채 잠과 꿈의 수면에서 자맥질 쳤다. 그러다가 악몽이라도 꾸듯 그의 이야기가 미지근한 독물처럼 나의 귓속으로 흘러드는 듯한 섬뜩한 느낌에 소스라쳐 놀라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나곤 했다. 그러나 이윽고 사위가 다시 조용해지면 그의 입은 슬그머니 다시 열리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날은 점차 밝아져갔고, 나는 깨어서나 잠들어서나 기진맥진한 상태로, 마치 클로로포름에 담긴 개구리처럼 줄곧 기이한 마비 상태에 빠져들어 있었다. / 18p

 

 

 

   조몽구는 정권의 변화에 편승하여 기회주의자적인 면모를 지닌 아버지 조영로와 예민하고 병약하여 독에 대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에게 아버지는 세상의 독을 이용하고 퍼뜨리는 자, 그 자체로 독의 속성을 가진 존재였고 때문에 원치 않는 아이를 가진 셈이었지만 두통과 잦은 병치레에 시달리는 몽구에게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말 그대로 몽구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몸과 마음에 독이 각인된 상태였다. 늘 피해의식과 외로움으로 마치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괴물과 하나가 되어 홀로 갇힌 듯한 느낌에 사로잡혔던 그는 마침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독의 세계에 몰두하고 있는 삼촌과 함께 살게 된다.

 

 

 

“인생이 뭔지 한마디로 말할 수 없겠지만, 이런 말은 할 수 있지. 인생의 매 순간은 독과 약 사이의 망설임이야. 망설일 수밖에 없지. 하지만 오래 주저하고 머뭇거려서는 안 돼. 어느 순간 약은 독이 되어버리니까.” / 100p

 

 

“이 세상 모든 것은 사랑을 만나면 약이 되고 원한을 만나면 독이 돼.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은 우리의 하루하루는 독과 약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것이지.” / 198p

 

 

 

 

 

 

 

 

   삼촌과 동거를 하기 시작하면서 몽구는 자기 몸속의 독에, 그리고 온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독에 점차 눈을 뜨기 시작한다. 대학교를 가고 군대를 다녀오며 사회인으로 거듭나기까지 몽구는 다양한 형태의 독을 만나게 되는데, 이를 테면 이기심, 증오심, 분노, 공포, 탐욕, 술, 성적 충동, 강압, 집착 등이 그것이다. 우리들이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나쁜 이념들이 이른바 ‘독’이라는 형태로 소설에서는 직접적으로 드러나는데, 자의로든 타의로든 이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 개개인에게 어떤 식으로든 치명상을 입힌다. 자신이 여전히 건재하고 사회적으로 늘 주목을 받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확인하고 과시하기를 원하는 아버지 조몽구, 병약한 여동생에게 집착한 나머지 그녀의 남자들을 경계하는 정우, 부하들을 한시라도 자기를 망칠지 모를 잠재적 독소라 여기는 소대장, 독을 이용해 사람들을 죽이는 일도 서슴지 않게 된 광수 등 몽구를 둘러싼 모든 인물들이 저마다 ‘독’이라는 형태의 욕망에 빠져 결국 파멸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소설을 읽으며 독에 대한 온갖 관념들을 경험하고 또 어떻게 사유해야 하며 해독과 정화의 삶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인지를 어렴풋하게나마 배우게 된다.

 

 

 

그런데 그 낙인은 대체 누가 찍은 것일까. 나 자신이 찍은 건 결코 아니니, 그렇다면 세상이, 어쩌면 우주가 그 낙인을 찍은 것일지도 몰랐어. 그럼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낙인을 찍는다는 건 뭔가를 끊임없이 상기시키기 위해서잖아. 그렇다면 대체 무엇을 상기시키려 하는 거지? 상기시켜서 뭘 어쩌려는 거지. 어쩌면 나로 하여금 싸우라고 하는 게 아닐까. 버티고 저항해서 마침내 이겨내라는 의미를 가지는 게 아닐까. 그런데 무엇을 이겨내야 한다는 말일까. 나 자신에 대해서? 아니면, 세상의 독에 대해서? 그렇게 내 생각은 내내 악순환의 고리 속에서 맴돌고 있었어. / 56p

 

 

“그날 나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독과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었던 거야. 독은 내게 다정하고 친숙했어. 비로소 나는 내가 독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그 자체로 다른 존재에게 독이라는 것도 알았어. 하지만 또한 나는 그날 처음으로 나의 삶과 세상의 독이 서로 침투하는 음침한 세계를 보았던 거지. 그 두려운 세계에서 내내 살아가야 하는 운명, 나는 그 사실을 깨닫고서 격하게 뛰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어.” / 78p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바로 ‘여성들’이다. 몽구는 어린 시절에 이미 자신이 모종의 독성 물질에 감염되어 있음을 분명히 인식했고, 다만 그 독을 해독해줄 존재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을 무의적으로 깨달았다. 바로 그러한 존재들은 주로 몽구가 만난 ‘여성들’이었다. 저체중의 미숙아로 태어나 미숙아망막증을 앓았던 탓에 누구보다도 몽구의 고통을 교감할 수 있었던 영지, 몽구의 정액과 피가 섞인 붉은 액체를 닦아주다 그것을 삼키기까지 했던 간호사 영지, 삼촌의 살림을 묵묵히 돌봐주던 쌍둥이 노파들 등이 그러했다. 이는 모성 신화를 연상케 하는데, 넓게 생각하면 ‘독’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더욱 강렬하게 드러나지만 또 그것을 해독시키는 ‘약’ 역시 사람에게서 얻어지는 것임을 깨닫게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건 애기똥풀이란다. 바다 건너에서는 이 풀을 제비풀이라고 부르지. 새끼 제비는 막 태어났을 때 눈을 뜨지 못하는데 어미가 이 애기똥풀 즙으로 어린 제비의 눈을 씻어서 눈을 뜨게 해준다는구나. 그래서 제비풀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사람들이 눈병에 걸릴 때도 효과가 있다고 하지. 하지만 많이 바르면 피부가 상하고 먹으면 배탈이 나게 돼. 노랗고 작은 꽃이 피는데, 꽃말이 뭔지 아니? 미래의 기쁨, 몰래 도와주는 사람, 몰래 한 사랑,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란다." / 115p

 

 

 

 

 

 

 

   이 소설의 놀라운 점 중에 하나는 등장하는 인물들이 제각기 다른 인물이지만 마치 하나의 인물처럼 겹쳐진다는 점이다. 알고 보니 아버지 조영로가 그를 비난했던 한종원이었고, 수호 삼촌이 행위예술가인 도부영이었으며 간호사 고영지가 나중에 꿈속에서 수호의 살림을 돌봐주던 쌍둥이 노파 중 한 사람이었던 것처럼 삼촌 수호, 정우, 용한, 광수, 몽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나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다르지만 이들 모두는 마치 한 사람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경계를 교란시킨다. 독이 약이 되기도 하고 약이 독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이러한 점은 바로 이 이야기가 결국 ‘몽구의 이야기이나 나의 이야기이도 하며 우리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기막힌 반전에 힘을 싣는다. 이것이 읽는 내내 꿈인 듯 현실인 듯 기이하고 때로는 난해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치밀하고 리얼리티적인 소설이라 여겨지는 이유다.

 

 

한번은 서양 중세시대 스위스의 화학자 파라켈수스가 한 말, 여러 책에서 인용되는 그 말이 하루 종일 그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은 적도 있었다. “모든 물질은 독이며 독이 아닌 물질은 없다. 다만 올바른 용량만이 독과 약을 구별한다.” 요컨대 독과 약은 서로 대립되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과학적으로는 차이가 없고, 다만 얼마나, 어디에서, 무엇과 함께 사용하느냐에 따라 독이 되거나 약이 된다는 것이었다. / 177p

 

 

“모든 생명체는 살아 있기 위해 매 순간 자기 내부의 독성으로 외부의 독성과 싸우고 있어. 그러나 대부분 자기 내부의 독성을 의식하지 못하지. 하지만 너는 두통 때문에 그 독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의식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를 가질까. 말 그대로 깨어 있으라는 게 아닐까. 매 순간 긴장하라는 게 아닐까. 일상의 마비에서 벗어나 있으라는 게 아닐까. 고대 인도의 한 철학자가 말했지. 우리가 진실로 깨어 있는 때는 꿈꿀 때의 그 짧은 순간일 뿐이라고. 우리가 깨어 있다고 믿는 시간은 단지 마야, 곧 미망과 환영이라는 거지. 그렇다면 무엇이 미망이고 무엇이 실제인가. 독도 따지고 보면 미망이고 환영이 아닐까.” / 196p

 

 

 

   마치 ‘독의 백과사전’처럼 느껴지는 이 소설은 작가가 얼마나 오랫동안 ‘독’에 대한 주제를 고민했는지 느낄 수 있을 만큼 과감한 양식과 서사, 독과 약에 관한 통찰, 독물을 잔뜩 머금은 뱀이 온몸을 기어다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완성도 높은 문장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독’이라는 이 강렬한 단어 속에 우리 사회를 위태롭게 하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녹아낸 작가의 역량에 박수를 전하고 싶다. 책의 말미에 “살아 있는 매순간 스스로의 생존을 위하여 외부의 적대적인 힘으로부터 자신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한편 다른 생명체를 공격적으로 섭취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들 하나하나야말로 곧 한 송이 ‘독의 꽃’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여기에서 이 말 또한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지상의 모든 꽃이 아름다운 까닭은 바로 그 때문이라고. 그 아름다움이야말로 우리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약’”이라는 메시지가 주는 울림까지도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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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라이어 119 레시피
문성실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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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라이어로 이토록 다양한 요리법이 가능하다니!

간편하면서 고급스러운 요리까지 가능한 만능 에어프라이어 요리 레시피!

 

 

   요즘 가장 탐나는 가전제품이 있다면 바로 ‘에어프라이어’다. 살까 말까, 홈쇼핑 방송을 하는 날이면 수없이 결제를 할까 말까 망설이고 어느 제품을 사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방송 시간을 놓치기 일쑤다. 무엇보다 아이들 요리에 활용도가 높을 것 같아 사야겠다고 마음먹다가는 그간 없이도 잘 해먹었는데 있는 조리 기구나 잘 활용하자 싶어 내려놓는 것이었다. 그런데 <에어프라이어 119 레시피>라는 제목의 책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에어프라이어로 할 수 있는 요리가 얼마나 다양하면 이런 요리책으로까지 나오는 걸까 싶었던 것이다. 덕분에 그저 닭 요리나 생선 굽기 같은 정도의 간단한 요리만을 생각했던 나로서는 이 책을 보는 순간 에어프라이어 구매 욕구가 확 치솟았다.

 

 

 

 

 

 

   <에어프라이어 119 레시피>를 펼쳤더니 낯익은 이름이 반갑다. 저자가 바로 문성실 요리연구가였던 것이다. 결혼 초기에 우리 집 반찬은 <문성실의 요즘 요리>로 거의 다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요리책이란 간편하고 알기 쉬운 조리법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요리들이 많은 게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에어프라이어 119 레시피> 역시 그녀 이름 하나만 보고도 믿고 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어프라이어는 튀김기가 아니라 오븐입니다”

밥통 모양을 한 오븐이라고 생각하고, 오븐 요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요리의 폭이 훨씬 넓어집니다. 단순히 튀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븐 요리, 베이킹 등 다양한 요리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저의 요리 레시피는 에어프라이어가 오븐이라 생각하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 9p

 

 

 

 

 

 

   에어프라이어란 과연 뭘까? 한마디로 ‘쾌속 미니 오븐’이다. 짧은 시간에 수분을 빼앗아 식재료 자체가 바삭해지고, 기름과 지방은 밖으로 배출하여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게 조리된다. 조작법이 간단하고, 새우, 생선, 고기, 채소, 빵 등 다양한 음식 조리가 가능하며 조리 도중 생기는 연기와 냄새가 적다. 튀김 후 남은 기름을 따로 처리하지 않아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되며 요즘은 특화된 냉동식품들이 다양하게 나와 다시 조리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전통 튀김 조리 방식을 에어프라이어만으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으며 지방이 적은 식재료의 경우 바닥에 눌어붙을 수 있기 때문에 식재료에 기름을 골고루 뿌리거나 바르는 것이 좋다. 에어프라이어의 용도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뉘는데, ‘튀김, 굽기, 토스트, 데어기, 베이킹’ 등이다.

 

 

 

   사실 에어프라이어를 살 때 가장 고민을 하는 것이 대용량을 살까, 말까이다. 저자는 다양하게 사용해본 결과 2인 가구 이상이라면 대용량을 추천한다고 말한다. 베이킹을 하거나 내열 용기가 들어가는 요리들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시간적인 면에서 금방 조리가 되기 때문이다. 책은 에어프라이어를 똑똑하게 사용하는 법과 각종 조리팁, 청소와 세척법, 에어프라이어 짝꿍 도구, 계량법과 있으면 좋은 기본양념 정보까지 함께 소개하니 요긴하게 활용가능하다.

 

 

 

   요리 구성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넣기만 하면 되는 땡 요리”다.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레시피다. 고구마구이, 통감자구이, 가래떡구이, 단호박구이, 어묵구이, 심지어 누룽지나 라면땅 혹은 건빵튀김 같은 별미도 가능하다. 두 번째는 “뚝딱뚝딱 특별 간식과 야식”이다. 홈메이드 간식과 야식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여기서는 베이컨 달걀구이, 마약 옥수수, 소떡소떡, 고구마맛탕, 새우볶음밥 등을 요리할 수 있다. 특히 냉동 감자튀김을 이용한 오치즈프라이는 늦은 밤 맥주 한 잔과 어울릴 만한 야식이 당길 때 꼭 도전해보고 싶은 레시피다.

 

 

 

 

 

 

   세 번째는 “일품요리, 고기와 해물”이다. 에어프라이기를 사길 잘했지, 하는 순간이 바로 이 때가 아닐까. 기름진 고기에서 기름이 쫙 빠져나오는 순간, 비린내가 진동하는 생선이 비린내 없이 요리되어 나오는 바로 그 순간 말이다. 말해 뭐하랴, 통삼겹살구이, 데리야키 등갈비구이, 핫 윙, 닭 다리 카레 양념구이, 감바스 알 아히요, 칠리 새우, 전복 버터구이, 연어찜 구이 등 워너비 요리들이 가득하다. 네 번째는 “일품요리, 채소”다. 건강한 채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기특한 요리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다. 여기서는 웜 채소 모듬구이, 포테이토 스킨, 아보카도 달걀 구이처럼 생소하지만 고급 요리처럼 느껴지는 레시피에서부터 웨지 감자, 알감자 구이 등의 요리까지 엄선되어 있다.

 

 

 

 

 

 

   다섯 번째는 “반찬”이다. 에어프라이어가 반찬도 해준다니 어쩐지 신기하다. 조미김구이에서부터 석쇠 닭갈비 마요덮밥, 고추 베이컨말이, 가자미구이, 프리타타, 애호박구이 무침 등이 가능하다. 여섯 번째는 내가 좋아하는 대망의 “홈베이킹”이다. 에어프라이어가 재료를 튀기는 도구라고 생각할 때는 불가능해보이는 요리지만 세상에, 에어프라이어가 베이킹까지 가능하다니. 달걀빵, 초코칩 쿠키, 브라우니, 햄 치즈 스콘 등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레시피가 쏙쏙 실려 있다. 이어 일곱 번째 챕터에서 알려주는 “시판 빵으로 빵빵빵 요리” 역시 눈에 쏙 들어온다. 토르티야 소시지말이, 불고기 식빵 피자, 버섯 베이컨 케사디아, 마늘빵, 프렌치 토스트, 식빵 러스크, 멘보샤 등 너무나 해먹어보고 싶은 빵 요리가 가득하다. 마지막 여덟 번째 챕터는 “넣으면 맛있게 되살아나는 소생 요리”다. 남은 피자나 치킨, 핫도그와 치킨 너깃 같은 냉동식품을 에어프라이어에 넣어 데우거나 구우면 생명력이 살아난다고!

 

 

 

 

 

 

   이렇듯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한 다채로운 요리법을 소개하고 있는 <에어프라이어 119 레시피>는 평소 어렵게 느껴졌던 요리까지도 쉽게 조리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온도와 타임 조절에서부터 준비물과 주재료, 소스 재료, 요리법을 비롯한 꿀팁까지. 에어프라이어가 간단한 조리법을 장점으로 내세우듯 레시피 역시 간단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레시피들이 많다. 특히 손님을 자주 초대하거나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이 책이 톡톡하게 쓰이지 않을까 싶다.

 

 

 

   나도 얼른 에어프라이어를 구매해서 요리가 즐거워지는 재미를 맛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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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서점의 오월 - 80년 광주, 항쟁의 기억
김상윤.정현애.김상집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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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의 계엄군에 맞선 광주 거리 속 생생한 기록이 펼쳐진다!

평범한 시민의 힘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려고 했던 그 위대한 시간들!

 

 

   지난 3월 11일, 전두환이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하는 장면이 그날 하루 내내 뉴스를 장식했다. 사가에서 나와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 중에서 나의 시선을 가장 강하게 붙든 것은 초등학생들이 학교 복도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전두환은 물러가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참 복잡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이었다. 아이들이 전두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차치하고라도 광주의 미래가 1980년 5월 18일에서 그리 멀어지지 않았음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왜 하필 광주였을까?’, ‘그날 발포 명령은 누가 내렸나?’ 우리는 여전히 5.18과 관련된 질문들 중에서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한 것들이 너무도 많다. 최근 39년 만에 주한미군 501여단 소속 정보요원 출신의 증언 역시 사실이다, 엉터리 주장이다 양측 의견 대립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걸 보면, 여전히 진상 규명의 길은 멀기만 한 것 같다. 그런 가운데 5.18이란 이 항쟁의 역사를 특정 광주 지역 혹은 유공자의 문제로만 국한시키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 1984년생에 대구에서 태어난 나만 하더라도 5.18은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일에 불과한데,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채 이대로 시간만 흘러간다면 내 아이와 또 그 다음 세대 때에는 그들만의 역사와 상처로 남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다 더 생생한 육성들이, 보다 더 진실한 기록들을 남기려는 노력들이 매우 절실하게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1980년 오월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 담긴 책 <녹두서점의 오월>은 이제서라도 출간되어서 다행이고, 잊히고 지워져서는 안 될 소중한 기록들이다. 그날의 항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강렬한 외침이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

 

 

우리 가족은 일종의 의무감으로 2012년부터 마음에 담아 둔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시작했다. 오늘날 5.18항쟁에 대한 폄훼가 도를 넘고 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이 상황이 두 가지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고 본다. 1980년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이들을 현재까지도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박정희 군부독재부터 이어져 온 지역 모순과 차별을 끈질기게 부추기는 사람들이 오늘날에도 권력을 움켜쥐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이 우리로 하여금 이 기록을 쓰게 만든 이유다. / 6p

 

 

 

   1980년의 대한민국은 모든 정보를 국가가 틀어쥐고 있었던 유신체제 하에서 모두가 하고 싶은 말도 하지 못한 채 입에 재갈을 물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시대에 녹두서점은 정보가 교차하는 공간이었다.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 학생들을 비롯하여 새로운 정보와 시대정신으로 목말라있던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전남 운동권 정보의 통로 역할을 한 곳이었다. <녹두서점의 오월>은 바로 1980년 오월의 거리, 항쟁의 중심에서 서점을 운영했던 가족이 쓴 기록이다. 전남대 학생으로 박정희 유신정권에 반대하다 제적을 당한 뒤 당시 금서로 지정된 인문사회과학서를 학생과 시민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서점을 연 김상윤을 중심으로 그의 아내 정현애, 남동생 김상집이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구현하고, 5.18민주항쟁을 온몸으로 겪었던 이들의 사투를 위로하는 헌사이다.

 

 

 

   <녹두서점의 오월>은 제각기 다른 이 세 사람의 시선에서 5.18민중항쟁의 상황을 고스란히 재현해낸다. 5월, 전국 대학들이 거대한 물결을 이루며 대학 밖으로 시위를 확장해 갈 즈음 전남대 역시 5월 14일부터 가두시위에 들어갔다. 학생들의 거센 시위가 3일간 계속되었고, 횃불 시위에 이어 5.16화형식까지 거행하며 박정희 독재정권의 잔당들에게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냈기에 신군부는 학생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기 시작했다. 결국 5월 17일 자정이 다 된 시간, 서점에 갑작스레 들이닥친 대공과 형사들에 의해 녹두서점의 주인인 김상윤은 505보안부대로 끌려가고 만다. 아내인 정현애는 ‘사람 하나가 이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니!’ 하고 막막했던 당시의 순간을 회고한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남편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로 조작되리라고는 짐작도 하지 못했다. 다음 날인 1980년 5월 15일 낮, 특전사 출신 군인들이 전남대 정문 앞에서 학생들을 무지막지하게 구타하고, 학생들이 피를 흘리며 끌려가거나 병원에 실려 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학생들이 조금만 모이면 군인들이 마구 때리거나 잡아가고 항의하는 시민들도 때리는 것은 물론, 여학생들도 옷을 벗기고 때려서 잡아가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진다.

 

 

 

계엄군은 시민과 학생들을 완전히 적으로 여기는 것 같다. 무자비한 진압은 시위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더욱 자극하기 위한 도발 같다.

시민과 학생들은 혼란과 공포 속에서도 상황에 맞는 대책을 제시하고 적절히 잘 대응하고 있다. 젊은 학생들을 살리기 위해 시민들이 동참해야 하고, 반드시 학생지도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현재 유언비어가 지나치게 난무하고 있고, 이 상태로 가면 분노한 시민들이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학생지도부가 전면에 나서야 하고, 평상시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사람들도 나와서 일반 시민을 대표하는 지도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전남대 총학생회는 일부 연행되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피신했다. 게다가 운동권 일선에 있던 사람들도 예비검속되었거나 피신한 상태에서 어떻게 지도부를 만들어야 할지 난감하다. 이 혼란의 책임을 결국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들에게 모두 뒤집어씌울 것이 뻔하지 않은가? / 69p

 

 

어제부터 시외전화선이 끊겨서 우리는 외부와 더 이상 연락할 수가 없었다. 이런 조치는 광주시민들에게 ‘완전히 고립되었다’는 절망감을 안겨 주었다. 나 역시 더 이상 전화로 광주 상황을 다른 곳에 알릴 수 없었고, 다른 지역의 소식도 알 수 없었다. 자식들을 광주의 학교로 보냈던 부모들은 광주로 들어오지도 못하고 전화도 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어떤 분은 자식의 목숨이라도 살려야겠다며 광주까지 걸어왔다고 했다. 그야말로 군인들은 광주를 고립시켜 자중지란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상황을 만드는 것 같았다. ‘그런데 서울은 그냥 조용히 있는가? 국민연합의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을까?’ 모든 소식이 단절되니 고립감과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 113p

 

 

 

 

  남편이 대공과 형사들에게 붙잡혀 갔지만 아내인 정현애는 정신을 가다듬고 녹두서점을 지키며 이곳을 방문하는 수많은 학생과 시민, 부인들, 광주 내 민주인사들에게 당시 상황을 공유하고 상황일지를 기록하는 등 최대한 의연히 상황을 대처해간다. 대공과에서 광주사태는 ‘북한의 지령을 받은 폭도들의 짓’이고 ‘그 지령을 받은 곳이 녹두서점’이라면서 예의주시하고 있었지만, 이 항쟁을 지도할 인사들이 대부분 검거되거나 도피한 상황에서 그녀는 녹두서점에 모인 사람들을 중심으로 하여 어떻게 해서든 항쟁을 이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한다.

 

 

 

   김상윤의 동생 김상집 역시 군 제대 후, 형이 합동수사부로 잡혀가자 윤상원의 당부로 녹두서점에서 이곳저곳 연락을 맡으며 항쟁을 지원한다. 시민들에게 알릴 가장 정확한 소식지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전남대 스쿨버스를 이용해 공수들의 만행을 알리는 가두방송을 이어나간다. 그 가운데 자신들을 진압하기 위해 서 있는 전경들 사이로 윤상원의 후배가 서 있는 모습을 보며 씁쓸함을 느끼기도 하고, 자신을 말리는 아버지를 뿌리쳐야 하는 슬픔을 짓누르기도 하며, 공수들이 보이는 사람마다 조준사격을 하는 무자비한 살육의 현장에서 끝까지 저항한다.

 

 

갑자기 ‘탕!’ 소리가 나면서 머리 위로 흙가루가 쏟아졌다. 우리는 그야말로 혼비백산했다. 바로 옆에 서 있던 시민군이 총기를 만지다 오발을 했던 모양이었다. 다행히 총구가 위로 향해 있어 총알은 천장에 박혔고, 그 여파로 천정 흙이 부스러져 내린 것이었다. 총을 다룰 줄도 모르는 어린 사람들이 정예 부대 중 정예라는 공수특전단으로부터 시민들을 지킨다고 총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가슴이 더욱 아팠다. 이런 시민들을 적으로 삼는 군대는 도대체 어느 나라 군대인가? / 128p

 

 

계엄군은 총기를 회수하지 않으면 어떠한 협상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수습대책위원회는 협상을 명분으로 100여 정의 총기를 반납한 뒤 시위 도중 연행된 일부 학생들을 석방시켰다고 자랑했다. 24일 바로 어제의 일이었다. 반면 텔레비전에서는 ‘간첩이 광주에 침투하여 무장 폭동을 일으키고 있으며 그중 한 명을 잡았다’고 보도하고 있었다. ‘협상을 위해서라도 총기 회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빨갱이로 몰리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총기를 회수하고 시민군의 무장이 해제되면 계엄군들은 또다시 피의 살육을 자행할 것이고, 지금까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억울하게 숨진 모든 사람이 폭도라는 누명을 쓰고 역사의 죄인으로 남을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수습대책위원회에 기대를 걸지 않기로 했다. 궐기대회를 통해 시민군을 새롭게 조직하여 결사 항전을 결행하기로 했다. / 200p

 

 

 

 

 

 

   책을 읽다보면 5.18민중항쟁의 중심에 누가 있었는지를 우리는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항쟁을 지원하기 위해 자신들의 물건을 싼 값에 팔거나 더 챙겨주기도 하는 상인들, 부패하는 시신의 악취 속에서도 죽은 자들을 돌보는 사람들, 최루탄으로 고통 받는 시위대를 위해 대야에 물을 길러오는 유흥업소 여성들, 자신들이 먹을 쌀을 기꺼이 시위대들의 배고픔을 위해 사용한 여성들, 계엄군의 구타에 이빨이 빠지고 얼굴이 시퍼렇게 멍들었는데도 열심히 싸웠던 이들, 바로 시민들이었다. 빨갱이와 폭도로 몰려 모진 고문을 당하고 언제 사형될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도 항쟁을 이어나갔던 이들은 다름 아닌 시민들이었던 것이다. ‘역사의 주체가 민중’이라고 생각했으나 막상 민중의 힘을 믿지 않았다던 김상윤이 바로 옆에 있는 그들에게 한없이 미안했고, 책 줄이나 읽고 운동가라고 여겼던 자신이 몹시 부끄러웠다고 고백하는 대목에서 나 역시 울컥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여성들은 낮에는 고문에 시달렸고, 밤에는 옆 사람의 신음과 울음소리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유치장은 점점 수감자가 늘어나 잠잘 때 옆으로 누워서 아침까지 칼잠을 자야 했고, 밤은 꽁보리밥에 노란 물감이 묻어 있는 단무지 두세 조각이 전부였다. 그중에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고통은 사실 속옷과 생리대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없다는 데 있었다. 생리대는 한 사람에게 하루에 하나씩 제공되었고, 그 이상을 요구하면 모욕적인 언사가 따라왔다. 날마다 수사받으러 상무대로 들락날락하면서 여성들은 무지하게 맞고 돌아왔다. 얼마나 맞았는지 엉덩이 전체가 시퍼렇다 못해 까맣게 변해 있었다. 특히 항쟁 당시 방송했던 여성들은 고문으로 수시로 하혈했고, 하혈을 멈추기 위해 국군통합병원에 다니면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그녀들은 신체적 고통보다 간첩 행위자로 조사받는 일이 더 두렵고 고통스럽다고 했다. / 264p 

 

 

 

 

 

 

   “계엄군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를 지켜주십시오.” 항쟁 최후의 날, 그 애절한 방송을 듣고서도 뛰쳐나가지 못했던 많은 광주시민은 여전히 마음에 큰 병을 진 채 살아가고 있다는 글을 읽으며 왜, 어째서 서로가 서로에게 죄책감을 가지게 하는가 가슴이 답답해졌다. 단지 사람답게 사는 삶, 민주적인 삶을 살고 싶었던 이들이었는데, 그날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은 이들에게는 매년 열리는 5.18기념식조차 위로가 되지 않으리라. 그나마 그런 사람들을 하나하나 기억하고자 쓴 이 책이 조금은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덕분에 우리 모두가 잊지 않을 수 있기를, 5.18민중항쟁이 일어난 지 39년이 지난 지금 모든 국민들에게 국가와 자유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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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모방 다이어트 - 몸을 착각하게 하는 건강한 식사법
발터 롱고 지음, 신유희 옮김, 정양수 감수 / 지식너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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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단식 모방 다이어트’의 비밀!

인체 재생 스위치를 켜는 최적의 식단으로 내 몸을 사수하라!

 

 

 

   둘째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나는 임신성 당뇨라는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 당뇨라는 질병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다른 나라의 언어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나로서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기는 하지만 임신 중에 살이 많이 찔까봐 조절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싶었다. 게다가 출산할 때까지 매일 혈당을 체크해 기록해두어야 한다니, 이보다 더 수고스러운 일이 어디 있나 괜히 억울한 마음으로 임신성 당뇨 시 조절해야 하는 음식들을 검색해보았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인가, 그간 당뇨병은 단 것을 많이 먹으면 걸리는 병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떡이나 빵, 흰쌀 밥 등 첫째 아이와 나눠먹었던 간식들이 주요 원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출산 전까지 조심한 덕분에 임신성 당뇨는 사라졌지만 출산 후 피로감과 공복감을 먹는 것으로 달래면서 지금까지 체중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라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껏 당뇨가 단 것 때문인 줄로만 알았던 건강 무식자라 막막해졌다. 그냥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나 요즘 유행하는 간헐적 단식에 매달리자니 대중적이기는 하지만 내 몸에 꼭 알맞은 다이어트 방법은 아닌 것 같아서 고민도 되었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만든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다이어트 정보를 살펴보면 홍보용으로 도배된 광고이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하는 것들이 많아서 건강한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적합해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몸이 상하게 하는 기존 방식의 다이어트를 멈추고 ‘먹는 단식’을 시작하라는 글귀가 인상적인 <단식 모방 다이어트>가 눈길을 끈다. 제목부터 뭔가 독특하다. 단식을 모방한 다이어트, 즉 몸이 단식을 한다고 착각하게 만들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건강한 식사법이 있다 하니 궁금해진다.

 

 

 

 

 

 

   <단식 모방 다이어트>는 생화학자로서 인간의 노화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가르치는 데 있어 독보적인 기관으로 알려진 장수연구소를 이끄는 저자가 노화를 막고 건강 증진과 수명 연장을 목표로 수십 년간 지속해온 장수에 관한 연구 결과물이다. ‘건강하게’ 오래, 즉 젊음과 활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기존 기대수명을 넘어서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저자는 수십 년간의 연구 끝에, 인간의 몸이 젊을 때 어떻게 유지되는지를 이해하면 90세, 100세 이상으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대인은 건강하지 않은 식단과 끊임없이 먹는 식습관 때문에 인체에 내장된 재생 장치의 스위치가 꺼져서 30대나 40대에 이미 질병에 취약하고 퇴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저자는 세포의 보호 및 재생을 조절하는 유전자와 영양섭취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30년 넘게 건강하게 장수하는 법을 연구했고, 마침내 ‘단식 모방 다이어트’라는 이름의 건강 수명을 늘리는 식단을 완성해냈다. 이 책에서는 건강수명을 늘리는 식단이 왜, 그리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살펴보고, 급격한 변화를 최소화하면서도 안전하고 실천하기 쉬운 식단을 짜기 위해 과학적·임상적 경험을 활용하는 방법도 설명한다.

 

 

 

   1장에서 3장까지는 인체의 조화를 해치지 않고 잘 조율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처방 중에 하나인 ‘단식’에 대해 알아보고, 영양섭취와 장수 유전자의 연관성에 대해 살펴본다. 이어 4장에서는 건강수명을 늘리는 최적의 식단에 관해 본격적으로 살펴본다. 그가 밝히는 질병 없이 오래 사는 식단의 원칙이란 첫째, ‘페스카테리언 식단’을 따르는 것이다. 최대한 식물성 음식과 생선으로 채우려고 노력하는 식단으로 단, 생선은 일주일에 두 번에서 세 번 정도만 섭취하고 수은 함량이 높은 참치, 황새치, 고등어, 대형 넙치 등은 피한다. 단, 65세 이상의 사람이라면 동물성 음식인 달걀, 특정 종류의 치즈, 염소젖으로 만든 요구르트 등과 생선 섭취량을 늘리라고 권한다. 두 번째는 ‘단백질은 적지만 충분히 섭취하라’는 것이다. 1일 적정 단백질 섭취량은 몸무게 1㎏당 약 0.7~0.8g이다. 체중이 60㎏인 성인이라면 하루에 42~48g의 단백질을 먹어야 하며, 동물성 단백질은 피하고 단백질이 질병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최소화하면서 필요한 영양소는 식물성 단백질(콩, 견과류 등)로 섭취하라고 말한다.

 

 

 

   세 번째는 ‘나쁜 지방과 당분은 최대한 피하고 좋은 지방과 복합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할 것’이다.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올리브 오일, 연어, 아몬드, 호두 등은 많이 섭취하고 포화지방, 수소첨가지방, 트랜스지방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또한 복합탄수화물이 풍부한 통밀빵, 콩, 채소 등은 많이 섭취하고 당분 및 당분으로 쉽게 변할 수 있는 파스타, 흰쌀밥, 밀가루빵, 과일, 과일주스는 줄이는 게 좋다고 한다. 네 번째는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라’이다. 여기서는 2~3일에 한 번씩 결손이 있을 수 있는 종합비타민, 미네랄, 오메가-3 영양제를 복용하기를 추천한다. 한 사람의 수명과 질병 그리고 노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 중에서 사람이 노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영양섭취라고 하니, 이렇다 할 영양제를 챙겨먹지 않는 나로서는 당장 복합영양제를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섯 번째는 ‘조상 대대로 익숙한 음식을 다양하게 섭취하라’는 것이다. 내 부모와 조부모가 자랄 때 즐겨 먹던 음식인지 생각해보고 친숙한 음식이 아니라면 가급적 피하거나 가끔씩만 먹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여섯 번째는 ‘하루에 식사 두 끼, 간식 한 끼를 먹는다’이다. 하루 동안에 아침 식사 한 끼, 점심 또는 저녁 식사 한 끼 그리고 칼로리와 당분은 낮고 영양가는 풍부한 간식 한 끼를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만약 체중 감량을 원하거나 살이 잘 찌는 체질인 사람들은 아침 식사를 하고 점심 또는 저녁은 한 끼만 먹고 나머지 한 끼는 식사 대신 열량 100칼로리, 당분 3~5g을 넘지 않는 간식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일곱 번째는 ‘하루 중 식사하는 시간에 제한을 둘 것’이다. 보통 오전 8시 이후에 아침 식사를 하고 오후 8시 이전에 저녁 식사를 마치는 방법 같은 것이다. 여덟 번째는 ‘주기적으로 꾸준하게 단식을 실천할 것’이다. 65세 이하 성인의 경우, 몸이 약하거나 영양상태가 나쁘거나 병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단식에 비해 비교적 높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단식 모방 다이어트를 1년에 두 번 5일간 시행해보는 것이다. 끝으로 ‘위 8가지 지침에 따라 적정체중 및 허리둘레를 유지할 것’이다. 허리둘레와 복부지방은 당뇨병,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심혈관계질환의 증가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한다. 허리둘레가 40인치 초과인 남성과 35인치 초과인 여성은 33인치 미만 남성과 27인치 미만 여성에 비해 일찍 사망할 확률이 2배나 높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고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허리둘레가 신경 쓰였는데 아무래도 임신성 당뇨병을 얻은 적도 있고 하니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빼기는 빼야 할 것 같다.

 

 

 

GI 지수는 각 음식이 혈당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다. 오렌지주스의 GI 지수는 50이며, 밀가루빵은 95, 순수 포도당 주스는 100이다. 그러나 GI 지수는 동일한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했다고 가정하여 측정한 값이다. 따라서 탄수화물의 특징과 양을 모두 고려한 값인 GL 지수를 확인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 예를 들어 통밀빵의 GI 지수는 높지만(71) 통밀빵 한 조각의 GL 지수는 상대적으로 낮다(9). 반면 통밀빵과 비교했을 때 스펀지케이크의 GI 지수는 낮지만(46) GL 지수는 높다(17). 그러므로 음식마다 함유하고 있는 탄수화물의 질과 양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여 산정한 GL 지수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 81p

 

 

채소, 생선, 견과류, 통곡물이 풍부한 식단은 필수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한 이상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그렇게 먹어도 비타민D와 (특히 채식주의자나 노인의 경우) 비타민B12가 부족할 수 있다. 건강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으로 보이는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을 조사해도 이와 유사한 결핍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몇몇 연구에 따르면 과잉 섭취 시 오히려 독이 되는 비타민도 있다고 한다. 영양제 지지자와 반대자의 의견을 모두 종합해보면, 적어도 비타민D·B, 마그네슘, 비타민A, 칼슘, 칼륨, 비타민K가 들어 있는 종합비타민 중 믿을 만한 기업에서 생산한 것을 골라 2~3일에 한 번씩 복용하는 것을 가장 권장한다. / 82p

 

 

 

 

 

 

   저자가 식단 관리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신체활동이다. 자신이 가장 즐길 수 있고 일정에 무리 없이 매일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면 무엇이든 좋다. 중요한 것은 일주일에 5~10시간은 숨이 차고 땀이 날 때까지 신체의 모든 부분을 움직여주는 것이다. 이 외에도 책은 영양섭취와 단식 모방 다이어트로 암, 당뇨병, 심혈관계질환, 퇴행성 신경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법에 대해 살펴보기도 하니 특정 질환에 노출되어 있거나 의식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좋은 정보가 될 듯하다. 끝으로 부록에 실려 있는 건강수명 늘리는 최적의 식단 2주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적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면이 있으나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식품으로 바꿔서 응용해본다면 좋은 지침이 될 듯하니 참고해보자. 개인적으로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을 다룬 부록도 메모해놨다가 장을 볼 때 꼭꼭 챙겨서 우리 집 식단에 참고를 해볼까 한다. 그간 엄마로서 아이에게 영양 면에서는 균형 있는 식단을 챙겨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드는데 좀 더 신경을 써봐야겠다.

 

 

 

여러 쥐 실험에서도 주기적인 단식이 면역체계, 신경계, 췌장의 줄기세포 의존성 재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식을 하면 손상된 세포 및 세포 내 구성요소가 파괴되고 줄기세포가 활성화되었다. 이렇게 활성화된 줄기세포는 쥐가 다시 일반식을 시작해도 유지되어 생체 기관 및 시스템을 재생했고 이를 통해 새롭게 생성된 세포는 이전 세포보다 젊고 기능적으로도 뛰어났다. 뿐만 아니라 자가포식(세포 내에서 더 이상 필요 없는 구성요소나 소기관을 스스로 파괴하는 현상) 작용이 일어나서 세포 내에 망가진 부분을 스스로 파괴하고 새롭게 재생산하여 세포가 다시 젊고 건강해졌다. / 131p

 

 

총열량은 개인의 기초대사율과 신체활동 정도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 이상적인 1일 단백질 섭취량을 계산하려면 자신의 몸무게에 0.8을 곱한다. 최적의 몸무게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체활동 정도에 따라 섭취하는 열량과 소모하는 열량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몸이 필요로 하는 열량 대비 하루에 150칼로리씩만 더 섭취해도 12개월 만에 4.5㎏가 찔 수도 있다. / 271p

 

 

 

 

 

 

   <단식 모방 다이어트>는 단식이라는 말에서 연상되는 극단적인 식단법과는 달리 무리 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가볍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통해 건강수명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다. 그간 고지방의 위험성만 인지하고 있었지 고단백질 혹은 많은 양이 단백질 섭취가 우리 인체에 얼마나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지, 다이어트는 칼로리 제한에 답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더욱 유익했다.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으면서 이왕이면 건강하고 맛있게 먹고, 열심히 활동하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면서 노후에 병들지 않고 생활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곤 한다. 우리 가족 모두 그런 삶을 누릴 수 있게 내가 보다 더 신경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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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일주 가이드북 - 대한민국 전국일주 여행 백과사전!, 2019 최신 개정판
유철상 외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를 중심으로 떠나는 하이라이트 전국일주!

여행 전문가들이 뽑은 우리나라 베스트 여행지 코스 가이드북!

 

 

 

   “애들 데리고 가볼 만한 데가 어디 있을까?”

   우리 부부가 주말만 되면 꼭 하는 말이다. 아이를 데리고 갈만 한 여행지를 찾기 위해 우리 부부는 연일 휴대폰 검색에 매달린다. 하지만 정보라는 게 체계적이지 않고, 다음에 저기 가보자 얘기를 해놓고서는 거기가 어디였는지 깜빡하기 일쑤며 여행 코스를 한눈에 알 수 없어 이미 지나친 뒤에 후회하는 일이 잦곤 했다. 더욱이 맥락 없이 검색창만 떠도느라 시간을 낭비하다보니 결국엔 ‘갈만 한 곳이 없네.’ 하고 포기하게 되니 대한민국의 수많은 여행지가 무색해질 지경이다. 이런 고민, 어디 우리 부부뿐일까. 이쯤 되면 전국에 갈 만한 곳만 보기 쉽게 딱딱 정리해놓은 가이드북 하나 지니고 있으면 세상 편하겠다 싶다.

 

 

 

우리나라 최초 전국일주 코스 가이드 컨설팅북

 

 

   오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이들에게, 그러나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망설이는 이들에게 좋을 대한민국 전국일주 여행 백과사전이 출간되었다. 바로 2019년 최신 개정판 <전국일주 가이드북>이다. 4명의 여행 전문가가 공동 집필하고 직접 대한민국 대표 여행지를 뽑아 이를 중심으로 주변 명소와 코스를 더해 무려 1,200곳에 이르는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주요 포인트는 '자동차를 타고 떠나는 2박 3일 여행 혹은 전국일주'로, 전국 주요 고속도로별로 코스를 구분하여 각종 볼거리와 체험, 맛집, 추천 숙소가 차례로 수록되어 있다. 무엇보다 구간별 여행 코스가 한눈에 보이는 상세 지도를 수록하여 손쉽게 여행 계획을 짤 수 있어 유용하다.

 

 

 

   책은 도입부부터 알짜 정보들이 가득하다. 멋진 풍경이나 역사적 의미가 크고 거기에 입장료나 주차비도 받지 않는 '알수록 돈 버는 베스트 공짜여행지'와 요즘은 휴게소 맛집만 찾아다니는 이색 여행 코스가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휴게소 맛집이 상당한데, 전국 고속도로에 있는 휴게소 중 대표 음식과 가격까지 정리해 모은 '휴게소 맛집 베스트'가 단연 눈에 띤다. 벚꽃길이나 단풍길 등 계절별 풍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사계절 베스트 드라이브 코스'와 ‘꽃놀이·단풍놀이 강추 여행지’, ‘지역별 축제 정보’는 시기적절한 베스트 여행지만을 소개해주니 달력이 넘어갈 때마다 가보고 싶은 여행지를 미리 계획할 수 있어 좋을 듯하다. 뿐만 아니라 책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한국 대표 관광지 100선’도 수록되어 있는데, 어디를 가든 ‘기본’은 한다고 하니 일단 믿고 떠나보기를 추천한다.

 

 

 

 

 

 

Part 1 / 파도 소리를 따라가는 동해안 여행_ 동해안 7번 국도

매년 휴가철마다 동해안과 속초 일대는 로망의 대상이다. 푸른 바다는 한가로운 피서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고, 7번 국도와 해안도로는 자동차로 드라이브하기에 그만이다. 설악산의 신비로운 풍광을 멀리서 감상할 수 있고 동해안의 크고 작은 포구에서는 감칠맛 나는 싱싱한 회를 맛볼 수도 있다. 그야말로 바다의 모든 것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다. / 40p

 

 

 

   책은 파도소리를 따라가는 동해안 여행을 테마로 한 '동해안 7번 국도', 서울과 부산을 잇는 길이 416km의 '1번 경부고속도로', 산과 바다, 계곡을 찾아 떠나는 '50번 영동고속도로', 서울에서 동해안으로 가는 가장 빠른 도로인 '60번 서울양양(동서)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다음으로 긴 고속도로로 태안, 서산, 변산반도를 잇는 ‘15번 서해안고속도로’, 현충사가 있는 아산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정원이 있는 순천까지 풍요의 땅 호남을 담은 ‘25번 호남고속도로’, 옛 이야기가 흐르는 서정적 여행길을 느낄 수 있는 ‘27번 순천완주선’, 우국충절의 기개가 서린 '35번 중부고속도로', 삼국시대의 찬란한 중원문화를 느낄 수 있는 ‘45번 중부내륙고속도로’, 백두대간을 따라 유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55번 중앙고속도로'까지 주요 고속도로 코스를 통한 전국일주 여행정보를 핵심만 쏙쏙 골라 정리해놓았다.

 

 

 

   이 중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코스가 있다면 ‘15번 서해안고속도로’다. 대구에서 살고 있는 탓에 서해안으로의 여행은 넉넉한 일정이 아니면 감히 꿈꿔보기 힘든 코스이기 때문이다. 자주 가는 동해안이나 남해안 코스와는 어쩐지 다른 정경을 품고 있는 서해안만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은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여기서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안면도쥬라기박물관’과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안면암과 여우섬 사이의 100여미터에 이르는 부교를 통해 걸어서 섬까지 다녀올 수 있는 ‘태안 안면암’이 인상적이다. 아울러 천상병 시인의 고택과 바다를 함께 볼 수 있는 ‘시인의 섬 펜션’에서 머물고, 꽃지해수욕장에서 갯벌체험도 해보며 박속밀국낙지탕이라는 다소 생소하지만 이색적인 음식을 맛보는 재미도 느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가본 적이 있는 코스 중 주변에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 있다면 ‘7번 국도’의 울산 구간이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단연 ‘장생포고래박물관’을 적극 추천한다. 장생포는 우리나라 고래잡이의 전진기지였던 곳으로, 이곳에 들어선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은 실제 고래의 모습, 고래의 이동 경로 등 고래의 일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더불어 돌고래를 바로 앞에서 보고, 여느 아쿠아리움 못지않게 다양한 해양 생물을 관찰할 수 있으니 가볼 만하다. 이어 울산 12경으로 손꼽히며 동해 남부 바다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간절곶’도 함께 들러보시라 권하고 싶다. 풍광이 너무나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조각공원과 산책코스 등 아름다운 공원이 함께 조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로는 제격이다. 혹시 다음에 또 울산에 간다면 책에서 추천하는 고래할매집에 들러 고래고기를 맛보고 싶다.

 

 

 

 

 

 

   이처럼 <전국일주 가이드북>은 집필진들이 하나라도 더 정확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책이다. 덕분에 우리는 전국 주요고속도로와 국도 노선을 통해 이에 맞는 일정과 루트를 손쉽게 기획할 수 있다. 각 명소의 핵심 정보는 물론, 관람시간과 이용요금, 대표 홈페이지 주소 등을 매 장소마다 함께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하기도 좋다. 오늘도 어디로 갈지 몰라 망설인다면, 장기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책에서 소개하는 여행지와 루트를 따라 꼭 여행해보시길 추천한다. 나도 남편이 “어디로 갈까?” 하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 “여기!”라고 대답할 수 있게 이 책을 차에 항시 비치해둘 생각이다. 이번 여름에는 어디로 가볼까, 미리 계획해두는 것도 잊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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