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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비추는 밤, 마음만은 보이지 않아 -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7가지 심리 처방전
도하타 가이토 지음, 이지수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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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로부터 마음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나침반으로 삼아야 할까?
모질고 위태로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내 인생의 방향과 마음의 중심을 잡는 데 필요한 것들!
인생을 살다 보면 때때로 길을 잃는 시기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별 일 없이 잘 지냈던 것 같은데, 느닷없이 가족이 아프거나 친구나 연인과 다투고 금전적인 피해를 겪는 곤란함을 겪을 때가 있다. 심층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은 누구라도 맞닥트릴 수 있는 이러한 위기의 시기를 ‘밤의 항해’라 불렀다. 밤의 장막이 내려온 바다 한복판, 아무런 길잡이도 없는 망망대해. 겨우 작은 조각배에 의지한 채 거친 밤바다 속에서 홀로 내팽개쳐져 있는 나의 모습 속에서,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진’ 지금의 내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길잡이 없는 밤바다를 건너야만 하고, 길을 잃거나 배를 난파당하지 않고 어떻게든 항해를 계속해나가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해, 모질고 위태로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 인생의 방향과 마음의 중심을 잡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모든 걸 비추는 밤, 마음만은 보이지 않아』 는 작디작은 조각배 한 척인 우리가 밤바다라는 인생의 드넓은 여정을 나서는 데 있어 필요한 마음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책이다. 임상심리사이자 저자인 도하타 가이토는 밤의 항해를 서포트 해 줄 두 가지 도구이자 핵심 개념으로 ‘마음의 처방전’과 ‘마음의 보조선’을 소개한다. 마음의 처방전이 방향 감각을 상실해버린 우리에게 명확한 방침을 제시하고 앞길을 비춰주는 등대 역할을 해준다면, 마음의 보조선은 복잡한 마음을 보조선으로 분할함으로써 자기 안에 어떤 마음이 있고 자신이 어떻게 갈등하고 있는지를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는 손전등과도 같다. 특히 심리학은 ‘보조선의 학문’이라는 책의 강조대로, 복잡할 대로 복잡해져서 도무지 알 수 없었던 혹은 차마 정면으로 마주하기 어려웠던 내 안의 감정들에 명확하게 다가가게 하는 보조선이라는 개념은 여느 심리학책과는 또 다른 특별한 마음 수업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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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사회는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철저한 자본주의 아래 ‘조각배화’(사회학에서 말하는 ‘개인화’)가
극한까지 진행되려고 하는 우리 사회에서
마음은 어떻게 병들고, 또 어떻게 하면
회복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 314p
책은 이직할 것인가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D의 사연과, 나름의 사회적인 성공을 얻었지만 불면증과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로 굳어 있는 K의 사연을 소개한다. 저자는 일곱 가지의 마음 보조선 도구를 통해 그들이 자신의 마음에 보조선을 그어보고 그 실체가 무엇인지 대면할 수 있는 시간들을 가져본다. 여기서 제시하는 마음 보조선이란, ‘말과 기수’ ‘일하기와 사랑하기’ ‘공유와 비밀’ ‘후련함과 답답함’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순수와 불순’이다. 이를 테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말(욕구, 충동, 마음의 상처 입은 부분)과 그 말을 뜻대로 부리고 싶은 기수(현실, 억제, 조종)가 있음을 자각하게 하여 내 마음 속에서 이 둘이 어떻게 서로를 밀고 당기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말과 기수가 균형을 맞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러준다.
공유의 연결에 의해 상처 입지 않도록 배려받으면 무장을 풀 수 있습니다. 안전하다고 느끼는 장소에서는 본디 존재하는 ‘나다움’이 솔직하게 겉으로 드러납니다. 무장하지 않으면 편안하고, 무엇보다 주변에 상처를 주지 않기 때문에 꽤 ‘좋은 사람’으로 보이는 법입니다. 성격이 좋고 나쁘고는 의외로 환경 문제입니다. 당신이 ‘싫은 사람’이 되었다면 그것은 주변 탓인지도 모릅니다.
정리해볼까요?
공유의 연결이란 상처를 주지 않는 관계입니다. 이대 우리는 타자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배려하는 동시에, 이곳에서는 상처 입지 않는다며 안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는 자신답게 만들어줍니다. / 147p
시간이 지나면 상황은 변하고 사람은 바뀝니다. 비밀은 무한히 생겨납니다. 그러므로 그 관계를 이어나가려면 각 단락마다 비밀에 깊게 파고들어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깊은 상처가 생기는 경우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새로운 관계를 계속 다시 만들어나가지 않으면 그 관계는 유지되지 않습니다. 그것이 비밀의 연결입니다.
정리해보지요.
비밀의 연결이란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입니다. 이 연결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고, 서로 상처를 주고받습니다. 하지만 마찰은 연마이기도 합니다. 비밀을 둘러싼 상처주고받기는 당신을 상대와 함께 있을 수 있는 형태로 연마시켜줍니다. / 152p
주변을 둘러보면 어떤 일에도 동요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일이 당황하는 사람이 있다. 무슨 일이 생기면 곧바로 고함치거나 우는 사람이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구실을 붙임으로써 상처를 재빨리 무마시키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우리는 상처 앞에서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마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적절한 마음 지킴법과 부적절한 마음 지킴법이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저자는 ‘후련함과 답답함’이라는 보조선을 쓱 그어보기를 제안한다. 후련함이란 말 그대로 상처를 마음에서 내쫓는 ‘배설’의 과정이다. 상처를 외부로 배설함으로써 나다움을 회복시키는 방법이다.
하지만 답답함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의외의 방법이란 생각이 들 법도 한데, 저자는 답답함을 가리켜 상처를 마음에 담아두는 ‘소화’의 과정이라 설명한다. 즉, 모든 상처가 상처로만 남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려운 업무나 파트너에게 들은 따끔한 한마디는 그 순간에는 마음의 상처가 되어 아픔을 주지만, 소화가 잘 마무리되면 우리의 일부가 된다. 상처 자체는 사라지지 않아도 답답해하는 시간을 통해 소화가 되고 나면 우리는 보다 더 깊이가 생기고 뜻밖의 좋은 일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답답함은 상처를 내부에서 소화함으로써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상처로부터 마음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나침반으로 삼아야 할까? 때로는 후련함을, 때로는 답답함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을 때 내 마음은 보다 건강하게 밤바다를 헤쳐 나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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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 안에 여러 가지 목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시간을 들여서 계속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눈부신 빛으로 어둠을 모조리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아스라한 빛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 그리고 그 빛으로 깊은 어둠을 조금씩 비춰나가는 것’이야말로 이 거칠고 복잡한 현실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오늘도 망망대해를 떠돌며 언제 난파될지 모를 조각배 같은 삶을 붙들고 있다 생각된다면, 내 마음의 이정표를 제안하는 이 책을 희망으로 삼아보시기를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