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움의 힘 - 삶을 다시 설레게 만들어 줄 아주 특별한 감정
모니카 C. 파커 지음, 이상미 옮김 / 온워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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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움에 대하여 이렇게 방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저자는 그동안 행복에 가려 과소평가된 경이로움을 드러내 진정한 가치를 세상에 알린다.
행복은 인류과 발견한 최고의 선물이며 삶의 목표이지 윤활류였다.
헤르만 헷세도 우리가 세상에 온 것은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노래했다.

그런데 작가는 행복을 향한 인류의 행진에 브레이크를 건다. 그는 슈나이더의 말을 빌려 행복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행복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오히려 불행을 더 많이 경험했다는 통계자료는 이를 뒷바침 해 준다.

이렇게 행복이 주춤하는 사이에 저자는 행복의 대안으로 경이로움을 발굴했다.
경이로움이야말로 삶을 빛나게 하는 진정한 요소라는 것이다. 그리고 쾌락적 행복은 자기 중심적이지만 경이로움은 초월적이기 때문에 인류애적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렇다고 저자가 행복 그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사람들이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잘못 판단하거나 단지 기분이 좋아지는 행복에 너무 기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행복보다 경이로움이 성취가능성이 더 크고 그 과정에서 행복으로 보상받을 기회도 얻게 된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워져 있다. 1부는 경이로움의 단계와 요소, 2부는 경이로움을 위한 연습과 효과, 3부는 경이로운 삶 실천 하기다.

1부에서는 경이로움의 5가지 요소를 5장으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첫장는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는 개방적인 태도인데 이 부분에서 기억나는 대목은 뇌의 불이행방식망으로 우리가 휴식할 때 활동한다고 알려진 영역으로 자기인식과 내면 이야기를 담당하며 경이로움과 연관 된다고 한다.

2장은 호기심인데 호기심은 삶의 기술을 제공하고 편견을 줄이며 행복을 증진시킨다고 한다.

3장은 몰두다, 몰두를 잘하는 사람은 더 개방적이고 호기심도 많다고 한다. 몰두는 자기 초월적 경험으로 연결되고 이것은 경이로움을 가져온다고 한다.

4장은 감탄하기인데 뇌는 익숙한 것들은 걸러내고 낯선 것에 주의를 갖는다. 이것을 잠재적 억제라고 하는데 잠재적 억제가 높으면 감탄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한다.

5장은 수용하기인데 우리 뇌가 그 놀라운 경험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순간으로 이 순간을 통해 우리의 세계관이 달라진다고 한다.

2부는 경이로움을 위한 연습과 효과인데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마음 갖음이다. 경이로움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라고 한다. 때문에 세상을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주어진 모든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같은 길도 다른 방법으로 가고 평소에 하지 않았던 다른 일들을 시도하면서 경이로움을 찾는 적극적 태도를 강조 한다.

2장은 경이로움을 일으키는 특징에 대해 설명한다. 작가는 인간의 내면에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이로움의 감각이 있다고 한다. 대체로 호기심을 유발하는 종교적 맥락이 있으며 프랙털 같은 특정한 패턴이 있다고 말한다. 미학은 이러한 경이로움을 창조하고 경험하려는 인간의 노력으로 본다. 모두 자아가 감소되고 초월적 상태로 이끈다고 한다.

3장은 경이로움을 일으키는 요소로 예술, 건축, 성관계, 사랑, 우정,
유대감, 가상현실 등을 꼽았다.
또한 지적인 요소를 통해 인지적인 경이로움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한다.

4장은 경이로움의 효과1로써 현재시간에 몰두하고 집중함으로 시간확장감과 이 확장성을 통해 이타심이 생긴다고 한다.

5장은 효과2로서 경이로움이 학습을 촉진한다는 내용이다.

6장은 효과3은 리더쉽과 동료애 그리고 기업문화를 싹틔운다고 말한다.

마지막 7장은 경이로움은 신체 및 감정과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건강한 삶을 제공 한다고 한다.

3부는 경이로운 삶 실천하기로서 명상과 마음챙김, 감사하는 마음, 묘사일기 쓰기, 향수 불러일으키기, 수면등을 들었다. 그리고 조심스럽지만 사이키델릭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사이키델릭은 약물을 통해 자기초월적 경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경이로움을 무의식적으로 추구한다. 지루하고 따분함은 존재를 질식시키고 죽음을 향해 가기 때문에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놀이 동산에 있는 귀신의 집이나  디스코장이나 심지어 마약까지 찾는다.
그런면에서 인간에게 경이로움은 필수 영향소처럼 느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건전하게 경이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가. 저자는 아마도 부작용 없이 느낄 수 있는 경이로움을 찾는데 관심을 갖었을 것이도 그 일환으로 나온 것이 바로 이 책이 아닌가 싶다.

유트브에 보면 소향노래를 듣고 팔에 소름이 돋았다는 시늉을 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외국 디제이를 볼 수 있다.
전율을 일으키고 소름이 돋는 일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확인을 해주는 장치다.

나이가 들면서 희미 해져가는 경이로움을 다시 살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 책은 그러한 감동이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자극을 주고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해 준다. 다소 분량이 많지만 읽고나면 눈이 밝아지고 세상이 새롭게 보여질 것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 서평행사에 참여하여 제공받은 책으로 자유롭게 작성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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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뇌를 만드는 뇌과학자의 1분 명상 - 당신의 굳은 뇌를 가장 빠르고 쉽게 풀어주는 과학
가토 토시노리 지음, 김지선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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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뇌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관련된 지식도 많이 대중화 되었다.

특히 뇌가소성에 대한 정보는 사람이 나이가 들어도 학습의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인류에게 희망적인 소식이 되었다.

이 책 역시 인간의 뇌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그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이 방법은 단순히 이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가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처방해서 얻은 결과이기에 신뢰성이 있다고 본다.

저자의 처방은 바로 명상이다. 하지만 마음을 하나로 집중하는 일반 명상과는 차이가 있다.

저자는 뇌를 주요한 8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각각의 뇌영역에 대한 특성을 이해하고 특정영역을 원하는 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니까 명상법을 통해 필요한 뇌의 영역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방법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호흡이다. 호흡만 천천히하고 호흡 수만 줄여도 뇌가 안정적으로 바뀐다고 한다. 저자는 뇌과학 명상을 하면서 호흡법도 병행하는 방법을 쓴다.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뇌과학명상 방법은 4가지인데, 첫째는 보는 힘을 기르는 법, 둘째는 기억력을 높이는 법, 셋째는 유연한 뇌를 만드는 법, 넷째는 전환스위치를 만드는 법이다.

여기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들은 모두 쉽게 적용할 수 있고 이론상으로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특히 보는 힘을 기르는 법은 매우 인상적이었고 응용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8가지 뇌 영역은 사람마다 발달 정도가 다르고 쓰지 않는 영역은 퇴화하고 자주 쓴 영역은 줄기를 뻗어가듯 계속 발달한다고 한다. 따라서 상황에 맞게 4가지 뇌과학 명상을 시도하면 원하는 방향으로 뇌의 능력을 끌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평소 업무량이나 학습량이 많아지면 집중이 안되어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고, 갑자기 짜증이 나고 분노가 일어 정신의 균형이 깨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이 책에서 제공하는 방법들을 활용하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작고 분량도 적지만 내용은 매우 알차다. 한 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계속 활용한다면 효과는 확실히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뇌과학명상과 뇌의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 번 읽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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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세계 -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하여
이소임 지음 / 시공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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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법조인이 쓴 수필집이 종종 올라온다.

문유석의<개인주의자 선언>은 아직도 인기가 있는 스테디 셀러다.

우리 사회에서 법조인은 대표적인 엘리트다. 사람들은 그들이 우리와 다른 종족이 아닌가 궁금해 한다

그런면에서 그들의 작품은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는다.

그런데 몇 장 읽다보면 그들이나 우리나 다 같은 고뇌를 짊어지고 사는 인간임을 발견하게 된다.

책의 서두에서 저자는 어느 모임에서 어떤 사람이 자기 머리가 나쁘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저자는 책의 1부에서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마치 전에 머리가 나쁘다고 이야기 했던 그 사람처럼 자신의 삶이 보통 사람들의 생각과 별차이가 없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자신이 길치여서 길 찾는데 어려움이 많고 오른쪽 골반이 튀어나와 건강상의 문제도 있다고 신고 한다.

그리고 가끔 마음에 구멍이 뚫린 사람처럼 늘 자신이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인생의 제반 문제들에서 자신도 예외가 아님을 밝힘으로써 대중의 마음을 사고 독자의 공감을 유도 한다.

2부 부터는 직업인으로서 고유한 색깔이 드러난다. 자신만의 관점에서 자라보는 죄와 벌의 세상을 이야기 한다. 확실하게 구분은 하고 있지 않지만 3부는 사회 현상에 대해서 4부는 정치에 관한 자신도 의견도 수록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까지 정답만 맞춰오면서 이 자리까지 왔지만 막상 삶의 문제에 부딪쳤을 때는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정확한 답이 아니라 정확한 질문을 찾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책 제목도 <질문하는 세계>로 정했을리라 추정한다.

<질문하는 세계>의 저자는 여성 법조인이다. <개인주의자 선언> 이 공적인 경향성이 있다면 이 책은 사적인

느낌이 많이 든다.

그리고 역시 여성의 삶의 중심에는 아이가 있다.

책에서는 아이에게 해 준게 별로 없다고 하지만 읽다 보면 아이에 대한 마음갖음이 얼마나 큰지 금방 드러난다.

이 책 서두에 "나의 딸 영이와 세상의 아이들에게 " 라고 수신처를 써놓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저자가 처음에 언급했던 우물안 개구리 비유는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다.

우물에서 나오면 또 우물안, 다시 나와도 또 우물인 것 처럼 삶은 끊임없이 무지의 세계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이라는 메시지가 들어있다.

우리는 모두 미완성의 존재로 완성을 향해 나가지만 끝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한 저자의 끊임없는 노력과 마음갖음이 책속에 담겨있다.

저자는 늘 겸손해야 하며 지금 펼쳐지고 있는 지금 여기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의 1부가 시작되기 전, '보통 사람들'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책의 맨 마지막 줄에도 '보통사람들' 이라는 말로 끝난다. 질문하는 세계의 주인은 보통사람들이다.

저자가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통 사람들' 과는 느낌이 다르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한 여성 법조인의 삶의 애환과 사고방식, 그리고 현대 사회상를 바라보는 여성 특유의 세심함이 잘 드러나 있다.

사회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찾거나, 더 나은 존재가 되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한번 쯤 읽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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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위버멘쉬
신호철 지음 / 문이당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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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책 제목은 책의 내용을 품고 있기 때문에 제목을 분석 해 보았다.

호모가 종(種)이라는 뜻이고, 위버멘쉬는 니체가 만든 용어로 초월적 혹은 위대한 존재라는 의미로 이 둘을 합치면 '초월적 종' 이라고 명명할 수 있겠다.

제목이 암시하고 있듯이 이 소설은 인류의 다음 세대로 호모 위버멘쉬를 설정하고 그 탄생 배후에 있는 사건들을 로맨스와 엮어 만든 이야기다.

소설의 배경은 조금 앞선 미래다. 과학의 한 분야인 분자 생물학은 배양육을 개발해 대중화 하는 단계까지 발전한다.

그런데 배양육을 연구하는 연구소에서 특이한 사건이 발생한다.

어떤 미생물이 연구원의 몸에 전염되면서 이것이 일파만파 전국으로 퍼지면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마치 코로나 19때의 펜데믹 현상과 거의 흡사하다. (사실 이 작품은 저자가 코로나가 발생하기 오래전 2011년에 탈고 한 소설인데 출판기회를 얻지 못해 집에 묵혀있다가 이번에 각색해서 출판했다고 함)

각처에서 코로나때와 같은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고 사람들은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세상의 혼돈을 틈타 곽경식 교수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를 인용하면서 자신의 과학적 지식을 일방적으로 적용하여 새로운 이단 종교를 일으키고 인류의 세대교체를 예고한다.

주인공 강우재는 연구소 직원으로 감염되지 않은 8명 중 한명이다. 그의 피는 감염된 사람들의 피를 중화시키는 작용 덕분으로 죽어가는 애인에게 수혈하여 살려내기도 한다.

하지만 강우재의 이런 정보들이 악당들에게 노출되어 결국 그들에게 납치된다.

악당들은 강우재를 몇 일 동안 감금하면서 피를 뽑아 팔아 돈을 번다.

강우재 단짝 친구인 창희는 곽경식 교수가 이끄는 이단에 가입면서부터 사람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동생인 강우재의 애인 채신을 이단종교 전파의 도구로 삼는다.

강우재는 전염병의 원흉인 연구소 소장에 원한을 품고 있던 중에 태형을 만나고 그의 암살 계획을 돕는다.

이 소설은 사건 전개가 복잡하지가 않아서 머리를 많이 쓰지 않아도 집중이 잘 된다.

지문 역할을 하는 상황 설명도 장황하지 않으면서 잘 묘사되어 있어서 마치 영화보듯 연상이 잘 된다.

이야기 소재도 괜찮았고 전개도 무리는 없었지만 설정에 비해 마무리가 너무 급작스럽게 막을 내린다는 점이 아쉬웠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분량이 좀 늘어나더라도 이야기를 조금 더 다루면서 인상적인 결말을 만드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인류 진화에 니체의 위버멘쉬 개념을 도입하여 이야기를 창조해가는 작가의 상상력은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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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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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 여성에게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가 주어진다면 더 훌륭한 여성문학가가 탄생할 것이라고..."

그 당시에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시공간적 자유가 절대 조건이었겠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조앤 롤링 같은 경우는 열악한 환경에서 글을 썼다.

아직도 사회 구석구석에는 여성차별이 존재하기는 하다.

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남녀 평등은 말 그대로 괄목상대하게 변화 되었다.

이 말에 흥분해서 이제 겨우 시작하는 단계라고 화를 내는 여성도 있다.

이 책 저자 역시 " 여전히 유리 천장은 존재하며, 아직도 사회는 성별에 대한 높은 진입 장벽을 세우고 있습니다" 라고 아쉬운 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얼마 안있어 AI 시대가 도래하면 이런 이야기들은 선사시대 유물처럼 변해 버릴 것이다.

아마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 개념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개념으로만 세상을 본다면 여성은 남성에 대해 투쟁 모드로 임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버지니아는 의외로 메타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 우리가 관계 맺는 현실이 남성과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면 우리에게 기회는 언젠가 찾아올 것이며,..."

남성과 여성의 구분에서 인간으로 통합하고자 하는 버지니아의 의지는 다음 문장에서도 여실히 보여준다.

" 마음속의 남성과 여성의 협동이 일어나야만 예술 창작이 온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단지 외형적인 성 구분에만 집착해서는 안된다. 겉은 여자지만 남자보다 더 남자같은 여성도 많고 보기에는 남자 같은데 하는 행동은 여성같은 경우도 많이 있다.

버지니아는 여성과 남성의 감정들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확실히 버지니아는 문학의 전통에서 벗어나려고 무척이나 노력했던 것 같다.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 것이 그 한 예다.

그런데 글을 보면 의식이라기 보다는 무의식에 가깝다.

문장이 앞 뒤가 맞지 않다. 마치 난해한 꿈을 꾸듯 글을 쓴다.

성을 해방하려는 노력이 기존 남성이 세워놓은 문학의 틀까지도 무너뜨린다.

" 모든 얼굴, 모든 상점, 침실 창문, 공공 주택, 어두운 광장은 열광적으로 변한 그림 입니다"

" 우리를 늙고 죽게 만드는 것은 재앙, 살인, 죽음, 질병이 아니라 사람들이 보고, 웃고, 버스에 올라타는 형식입니다"

떠오르는데로 따라서 쓰다보니 문장이

난해해 질 수 밖에 없다.

어쨌든 자신만의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얼마나 관행에서 벗어나려는 욕구가 컸는가를 알 수 있다.

고전적 소설의 관습에 도전한 또 하나의 작품이라면 <플러시>를 들 수 있다. 플러시는 인간과 개의 교감을 그린 작품인데 읽다보면 개가 마치 사람 처럼 느껴진다.

버지니아의 감성이 동물과 자연의 세계에서도 매우 밀도 있게 작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기존 체계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버지니아의 몸부림은 실험 문학에 머무르지 않고 삶으로 이어졌다.

" 우리는 정오의 푸른색과 자정의 검은색을 삼켜버릴 수 있으며, 이곳과 지금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버지니아는 결국 현실을 떠나 정오의 푸른색과 자정의 검은색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버지니아의 글은 얼핏보면 우울한 느낌이 많이 든다. 하지만 그녀의 글 속에는 소망이 숨어 있다. 단, 자세히 봐야 하고 오래 봐야 한다. 그러면 옅은 행복과 희망의 기운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일기장에도 이런 글을 남겼다.

" 인간은 전체를 바라보고, 또 자기가 생각하는 것에 관해 쓸 때, 어떻게 우울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러나 나는 희망을 잃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 전집의 개론과 같다.

각론으로 들어가기 전 전체적인 그림을 드려다 보는 용도로 딱 좋다.

이것만 읽어도 버지니아의 문학 세계에 대한 감을 어느정도 잡을 수도 있다.

이미 읽은 사람은 중요한 문장을 통해 기억을 소환시킬 수 있어 사실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 서평행사에 참여하여 제공받은 책으로 자유롭게 작성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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