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 필수 상비품 'WORD WEB'

테마별 통합기능 영어사전 WORD WEB
김두하 지음 / 잉크(위즈덤하우스) / 2008년 12월

내가 영단어 공부를 시작할 때쯤 영단어 거의 없는 내 머릿속 백지를 앞에 두고 참 막막했다. 그리고 그 막막함은 아직도 더욱 나를 막막하게 하고 있다. 그 때쯤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영단어장을 보다가 말하자면 ‘동물’이라는 테마가 있고 그 테마 아래 동물에 해당하는 단어를 한꺼번에 모아서 써 놓은 영단어장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막막함이 더욱 커져 더욱 절실하게 영단어를 한꺼번에 끌어안고 내 것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이 때, 내가 바라던 테마별 영단어를 배울 수 있는 영어사전이 생겼다.

테마별로 묶으면 뜻을 많이 가지고 있는 단어들의 경우에는 그 테마에 해당하는 단어의 뜻밖에 쓰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 단점을 이 영어사전은 생각했다. 다른 테마에 해당되어 뚝 떨어져있다면 쪽수를 적어둔다. 적혀있는 쪽수를 핀다면 단어가 가진 또 다른 뜻을 배우고 또 그에 맞는 테마로 배울 수가 있다.

겹겹 테마라고 부르고 싶다. 테마가 모두 4번 나뉜다. 1단계 테마, 2단계 테마, 3단계 테마, 4단계 테마. ‘테마별 통합기능’이란 말이 결코 무색하지 않는 구성이다. 색다르고 또한 친절한 구성이다. 테마별로 배울 수 있는 영어사전. 테마별로 검색할 수 있는 영어사전이기도 한 'WORD WEB'의 또 다른 친절한 눈에 띄는 구성은 그림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얼굴 부분’이라는 테마에서 얼굴을 그려놓고 각각의 부분에 해당하는 영단어를 직접 써놓았다. 그림과 함께 외우는 영단어. 그림을 적극 활용한 부분만 있는가?

‘수록어휘미리보기’와 ‘뉘앙스 차이’와 수록 어휘 수준을 대학, 고등학교, 중학교 세 단계로 나뉘어 각각의 표시를 해두는 등 영어사전이 갖출 것 다 갖추고 더하기로 참 좋은 구성들이 나를 감동시켰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WORD WEB'에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영어에 대한 아주 기초적인 지식도 없는 사람인 나는 'WORD WEB'로 공부하려고 한다. 나는 아주 친절한 책을 만나고 싶다. 그래서 영어책을 보면서 조금씩은 꼬투리를 잡기 마련이다. 파생어나 반의어도 발음기호를 해둔다면 더 좋은 영어사전이 될 것 같다. 발음기호를 첨부한다면 더더욱 좋을 것 같다.

쩡광셴의 후회하는 이야기.

미스터 후회남
둥시 지음, 홍순도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각오를 하지 않고 본 것은 아니지만 인생에 덕지덕지 낀 후회란 내 상상을 초월했다. 그가 후회하기 때문에 나도 따라서 후회를 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후회록’으로 소설을 마감할 정도로 그의, 쩡광셴의 후회는 대단해보인다. 독자의 생각을 앞지르는 쩡광셴의 후회를 담은 이야기. 누구나 한번쯤 후회를 해보았기 때문에 때로는 공감을 하기도 하지만 후회 많은 쩡광셴을 보면서 동정의 눈길마저 가질지 모르는 소설. 꽤나 독특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꽤나 이기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후회를 한 사람들을 후회를 한 사람의 이야기를 보게 한다는 것. 독특하고 이기적이지만 즐겁다.

쩡광셴의 꽤 긴 시간으로 보아서 쩡광셴의 후회가 다른 사람보다 많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쩡광셴을 보면서 우리의 삶에 얼마나 많은 후회가 있을지 생각하며 그 후회들이 실체도 없이 한꺼번에 선하게 보였다. 쩡광셴을 보면서 우리의 후회를 왠지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그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는 후회의 본보기가 되어 세상 사람들에게 후회를 가르친다. 후회를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지만 동시에 무섭게 그리기도 한 이중적인 모습의 소설이다. 그리고 후회는 항상 두려운 것이기 때문에 이 소설로까지 후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의 후회를 재미로만 보기에는 아까운 것 같다.

그쯤 되면 쩡광셴의 정체마저 의심이 들 정도가 된다. 그도 한 사람이지만 쩡광셴은 ‘후회록’을 작성한 특별한 사람일 수도 있다.

처음부터 감이 온다. 개 두 마리를 데리고 그 두 마리의 모습을 사람들은 구경한다. 그 두 마리의 낯 뜨거운 데이트를. 이 시작은 앞으로의 전개가 아주 조금은 감이 잡힌다. 쩡광셴의 후회는 어쩌면 그들보다 더 못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이 점은 앞으로 소설의 전개에서 중요한 후회의 이유로 작용한다. 해학적일지도.

나도 후회스러운 일이 많고 후회하면서 죽을 때까지 안고 갈 후회들도 많다. 쩡광셴과 나, 혹은 우리. 그다지 다르지 않을 수 있다. 그게 후회가 가지는 하나의 모습이자 쩡광셴을 소설에서 내내 괴롭힌다.

후회, 후회를 마음껏 보여주는 이야기.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 쩡광셴의 이야기였다.

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한다?

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한다? - 과학사 7대 수수께끼를 찾아 떠나는 환상 여행 ㅣ 에듀 픽션 시리즈 1
다케우치 가오루.후지이 가오리 지음, 도현정 옮김 / 살림 / 2008년 12월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어느 날 책을 읽기도 전에 책을 기대하던 마음이 책을 펼치기 직전에 덜컹 어디론가 도망을 가버렸다. 그런데 그런 내 마음을 한꺼번에 활활 불태운 이 소설! 가슴이 두근거리는 전개. 비취색으로 변하고 바람이 불고 어둠이 다시 찾아올 때마다 느끼는 앞으로 펼쳐질 그 여행에 대해서 설레어오는 느낌. 그 느낌을 결코 무시할 수가 없을 것이다. 에드윈의 장난을 보일듯말듯 암시하며 에드윈이 데려간 여행을 마친다. 거기서 앞으로 펼쳐질 여행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레임을 느꼈다.

과학이 등장한다. 어려워하던 과학의 더 깊숙한 전문적인 지식들은 특히나 더 쉬쉬 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처럼 소설이라는 과학이랑 상반된 것인 것 같은 문학에 곁들여진 이 과학이란!! 쉬웠다. 설명이 그토록 쉬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 부분에서도 난 이미 책에 반해버렸다. 게다가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과학. 그리고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쉬운 과학의 이야기. 그리고 이어지는 과학의 과거로 떠난다. 펼쳐진다, 바로 앞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여행에서 에드윈을 마냥 바라보는 설정으로만 잡지 않고 또 다른 설정들을 잡고 있다. 그 설정들은 이 소설이 과학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러한 설정에서 또 다른 재미난 설정을 하고 과거와 현재가 왔다갔다하는 즐거움을 준다. 의외로 박진감 있다.

마지막 결말에선 감동을 보였다. 내가 혹시 하고 생각하던 그러면서 그랬으면 좋겠다는 결말을 맺었다. 뻔히 보일지 모르는 결말이지만 내가 보지는 못하지만 더 많은 여행이 그 커플에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그 안에 담긴 감동은 보다 이 소설을 가치있게 해준다.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랑. 손을 놓지 않고 자신을 내어줄 그 사랑. 이 소설을 과학만 말하는 소설이라고 하면 정말 서운할 것이다. 이 소설은 과학과 소설이 적절하게 만나 사랑을 하는 재미난 소설이다. 소설 한 권으로 과학에 대한 거부감도 줄어드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는 책이 아닐까?

또 한 권의 이런 소설을 기대하게 하는 읽는 내내 즐거운 소설이었다.

하루 세 끼가 내 몸을 망친다

하루 세 끼가 내 몸을 망친다
이시하라 유미 지음, 황미숙 옮김 / 살림Life / 2008년 10월

나는 여자치곤 먹성이 좋다. 그건 동생이나 나나 마찬가지인 공통점이다. 그래서 가족이 아닌 사람이 나와 동생이 먹성을 이해하기까지 거치는 과정에는 놀라움이 먼저다. 이런 과식하는 습관을 가진 나에게 이 책은 제목부터 나에게 큰 충격과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다.

한 끼로 생활하거나 아니면 며칠 굶다가 끼니를 챙기는 소식의 방법은 내가 비록 두 끼가 생활화되어 있는 사람이라도 낯설었다. 나는 두 끼 먹는 대신 먹성이 좋다는 게 흠이긴 하지만 말이다. 낯설었지만 그 낯설음을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닌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실천해 봐야할 하나의 건강법으로 소개하고 있다. 낯설음의 승화는 곧 실천일 것이다. 소식 실천하기. 오늘도 과식하는 나에게 대단한 도전일 될 것 같다. 하지만 과식에 대해 따끔하게 혼을 내주는 ‘하루 세 끼가 내 몸을 망친다.’!

소식에 대해 아무리 이르더라도 과식과의 확연한 차이가 눈에 선하게 떠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과식에 대해 얘기를 해서 소식과 어떤 차이가 있고 우리의 건강에 좋지 않은가를 알려주고 있다. 그 대조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거나 몰랐었던 과식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주범 중 하나였음을 단단히 배울 수 있었다.

소식법에 대해서 우리가 가져야 할 생각도 가르쳐주고 있다. 행동뿐만 아니라 생각까지 바꾸며 배우는 소식법! 꽤나 괜찮은 방법 같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뒤에는 소식 생활에 대해서 궁금증들에 대한 답변을 볼 수가 있어서 혹시 읽으면서 궁금증들을 풀 수가 있다.

그리고 작가는 결코 강요하지 않는다. 자신의 몸에 이상이 생기면 세 가지 조건에 비추어 아니라면 계속 할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믿음직스럽게 느껴진다.

그리고 소식법에 이어 놀라게 만든 말이 있다. 아침은 꼭 먹고 다니라는 말과 전혀 다른 아침을 굶으라는 말. 하지만 이 말에서도 예외를 두며 강요는 하지 않는다. 다만 권할 뿐이다.

나는 아주 가끔 밥을 먹을 시간을 앞두고 굳이 밥을 먹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 생각을 소식법과 연결시키면 나도 소식 생활에 접어들 수가 있다. 소식 생활이 마냥 가깝지 못한 생활이 아닌 것 같다. 이 책을 보면 그렇게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본총각 고짱의 간단요리 레시피

일본총각 고짱의 간단요리 레시피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본요리
아이다 고지 지음, 이현경.김정은 옮김 / 지상사 / 2007년 9월

내가 우선 이 요리책에 놀란 점이 한 가지 있다. 요리 방법이 짧다는 사실이다. 대체로 숫자가 1과 2 그리고 3 정도에서 멈춘다. 요리라고 생각하면 복잡하게 느껴진다. 만드는 걸 보면 괜히 오래 걸리는 것 같고(굶주린 배 탓인지는 모르지만) 만들기 위해 만들 요리 앞에 서면 또 괜히 오래 걸릴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딱 셋으로 끊어진 요리방법을 보고 요리란 마냥 오래 걸린다고 생각하는 나는 솔직히 놀랐다. 그리고 일본요리이기 때문에 잘 모르는 일본요리라서 무턱대고 요리법이 복잡하고 길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내가 요리책에 나와 있는 요리 중에 어느 정도 소화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자신감이 붙는다.

많이 두껍지 않아서 많은 요리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211가지 일본요리가 이 요리책에 담겨있다. 그리고 ‘네티즌 목소리’라든지 ‘고짱의 어드바이스’와 같은 독특한 구성이 눈에 띄는 책이다. ‘네티즌 목소리’에서는 요리에 대한 네티즌들의 느낌을 얻을 수 있어서 요리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고 ‘고짱의 어드바이스’에서는 고짱의 노하우 같은 것들을 얻을 수 있어서 요리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고짱이라는 친근함이 나에게도 전해져 오는 것 같았다. 일본소설에서 보면 뒤에 짱 하고 붙이면 친근한 표현이던데 고짱의 말투는 존댓말이지만 그래도 친근하게 느껴져 왠지 요리책이 더 내 책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요리를 막 사랑해주고 싶은 느낌?ㅎㅎ

왕관을 쓴 순위도 매겨져 있고 응용 레시피 같은 요리 외의 다양한 정보도 구비되어 있다. 그리고 '한국식‘이 붙은 것처럼 특징 있는 요리들도 보였다. 정말 다채롭다.

블로그에서 시작된 그의 요리 레시피. 이제 책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요리하는 즐거움이 퍼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