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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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터 회의 책 중 최고
눈에 대해, 추위에 대해 전혀 다른 개념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완벽하지 않다. 나는 눈이나 얼음을 사랑보다 더 주묘하게 여긴다. 동족 인류에게 애정을 갖기보다는 수학에 흥미를 가지는 편이 내게는 더 쉽다. 그렇지만 나는 삶에서 일정한 무언가를 닻처럼 내리고 있다.그걸 방향감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여자의 직관이라고 해도 된다. 뭐라고 불러도 좋다. 나는 기초 위에 서 있고, 더 이상 나아가 떨어지지 않는다. 내가 내 삶을 잘 꾸려 나가지 못 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절대공간을 적어도 한 번에 한 손가락으로라도 붙들고 있다.
그래서 세상이 어긋나게 될 수도 있는 정도, 내가 알아내기 전에 일이 악화되어버릴 수 있는 정도에는 한계가 있다. 나는 이제 한 점 의심의 그림자 없이 무언가 잘못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느린 사람에게는 세상의 시간을 다 주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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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2-10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좋죠...
 
사우스 브로드 1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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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란 비바람 몰아치는 파도 높은 해변에서 물색없이 놀고있는 아이들을 보는 기분이다. 하나 하나를 들여다보면 다 귀한 존재인데 사회에 얽히면 무슨 사단을 내기 직전이든가, 그 속에서 질척거리며 더욱 더 빠져들고 있다. 그들에게 절대적인 우정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배제할 수 없는 그 귀한 존재들이. 이 위험천만한 시대를 잘 건너기 위해선 그들을 기다려주는 어른들이 필요하다.
작가가 표현한 그대로의 멋진 성장소설이다.
두툼한 2권 분량이 아쉬울만큼.

‘십대들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위험한 시기에 바보같은 녀석들이었음을 스스로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용서받지 못할 범죄이다.‘

‘온갖 제주를 퍼부으며 자세를 취하는 데만 십오 분이 더 걸렸다. 하지만 그렇게 찍은 사진 속에서, 아버지가 그 말도 안 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우리에게 치명적인 위험으로 느껴졌던 자세로 공중에 상체를 내밀고 불안하게 균형을 잡은 채 사나운 두 눈에 별처럼 빛나는 얼굴을 한 우리 모 두는 마치 새로 생겨난 나무 요정처럼 보인다.
그 사진은 결국 장엄하고 신비했던 신비했던 그 한 해를 대표하는 작품이 되었다. 낯선 이들은 그 사진을 보면 큰 웃음을 터트렸지만 우리는 그 독특한 유머감각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아버지가 바로 그런 생각을 품고 마지막까지 인내심을 갖고 노력했다는 사실도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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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자살 노트를 쓰는 살인자,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2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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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식의 슬픔이 사실은 자기연민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서로 가는 길이 달랐기 때문이다. 내가 이 사실을 인정할 때마다, 슬픔이 새로이 차오르곤 했다.‘

‘은행예금에 쌓이는 이자처럼 작은 실망들이 오랜 세월 차곡차곡 쌓였다. 이자가 많이 쌓이면 우리는 그 이자를 믿고 편안히 은퇴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남이었다.‘

어느 인간관계에도 해당될 문장이 글 첫머리에 매력적으로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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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 봄날의책 세계시인선 1
울라브 하우게 지음, 임선기 옮김 / 봄날의책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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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정원사시인. 세상에 이렇듯 딱 아귀가 맞는 일을 찾아 누린 사람이 쓴 시는 보지 않고도 마음에 들것 같았다. 역시 받아든 책 사이에선 정원사 같은 바람, 비, 눈. 나무 냄새가 흠뻑 배어 있다.


‘비 오는 날 늙은 참나무 아래 멈춰서다

오직 비 때문에
길가
늙은 참나무 아래
멈춰선 건 아닙니다, 넓은 모자
아래 있으면 안심이 되죠
나무와 나의 오랜 우정으로 거기에
조용히 서있던 거지요 나뭇잎에 떨어지는
비를 들으며 날이 어찌 될지
내다보며
기다리며 이해하며.
이 세계도 늙었다고 나무와 나는 생각해요
함께 나이 들어가는 거죠.
오늘 나는 비를 좀 맞았죠
잎들이 우수수 졌거든요
공기에서 세월 냄새가 나네요
내 머리카락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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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나날
제임스 설터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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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드 포드의 서문은 거짓없이 이 책을 반영한다.
‘가벼운 나날은 비교적 길지 않은 소설이다. 하지만 모든 위대한 소설이 그러하듯, 인간에 대한 견해가 아주 미묘하고 그 소설적인 효과는 너무 풍성하고도 다양하며, 의도하는 바는 거대해서 요약하기 쉽지 않다.‘
‘이 문장들은 너무나 정교하게 선택된 단어들로 구성되고 너무나 절묘해서 우리는 이 소설이 지알 중요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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