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알랭 드 보통.존 암스트롱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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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미술관>이라는 제목의 알랭 드 보통과 존 암스트롱의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접하는 미술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면서 신처럼 존재하는 미술을 우리의 삶 속으로 가져온다.

 

그림을 알기 위해, 알고 싶어서 이런 저런 책들을 많이 봤지만 알면 알수록 멀어져 갔다. 그 많은 사조들과 상징들, 그리고 현대에 들어와서는 더욱 어려워지는 그림의 해석들. 해석도 이해 못하는데 어찌 그림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 그림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어서 미술관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그 그림이 가슴에 감동으로 남는 일은 별로 없었다. 누구는 그림앞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데 나는 도통 감정의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알랭 드 보통의 이 책은 지금까지 미술을 바라봤던 나의 시선을 바꿔놓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미술관은 기본적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다.

미술관은 예술가의 작품을 통해 그들이 사랑했던 것을 우리도 사랑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곳이다.

 

흔히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말을 한다. 예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에 대답하기를 꺼리는 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는 이 말에 반대한다. 예술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그래서 그는 예술의 기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1.기억 

예술은 사랑하는 대상이 떠난 후에도 계속 그 대상을 붙잡아 둘 수 있게 해준다. 미술은 경험을 보존하는 방식이다.

 

2.희망

우리의 운명은 재능의 부족이 아니라 희망의 부재가 결정할 수 있다. 삶이 고단할수록 우아한 꽃그림은 우리를 더 깊이 감동시킨다. 좋은 것을 전략적으로 과장하는 방법은 우리가 인생의 고난을 헤쳐나가는 길을 그릴 때 그에 필요한 희망을 증류하고 농축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3.슬픔

예술은 고통을 보다 잘 견디는 법을 가려쳐준다. 예술에서 승화는 천하고 보잘 것 없는 경험이 고상하고 세련된 경험으로 변환되는 심리적 변형과정이다.

 

4.균형회복

어떤 작품이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를 채워줄 때 우리는 아름답다고 말한다.'인간의 삶에서 자연을 직접 경험할 기회가 사라지기 시작할 때 비로소 자연은 시인의 세계에서 심상으로 출연한다.'는 말처럼.우리는 예술을 통해서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단순히 얕보고 비방하는 행동을 멈출 수 있다.

 

5.자기이해

시의 핵심기능은 우리가 어설픈 형태로 경험하는 생각들을 붙잡아 거기에 명료한 표현을 부여하는 것이다. 알쏭달쏭한 순간이 중요한 까닭은 성찰이 우리의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우리는 성찰의 과정을 포기한다. 예술은 자기인식을 누적시켜 타인에게 그 결실을 전달하는 훌륭한 수단이다.

 

6.성장

이질적인 예술덕분에 나는 내 안의 종교적 충동, 내 상상력이 허락하는 한에서의 귀족적인 면, 통과의례를 경험해보고픈 욕구를 발견한다. 그런 발견은 내가 누구인가라는 의식을 확장시킨다.

 

7.감상

우리의 주된 결점, 우리를 불행에 빠뜨리는 원인 중 하나는 우리 주의에 늘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데 있다. 예술은 습관에 반대하고 우리가 경탄하거나 사랑하는 것에 갖다대는 눈금을 재조정하도록 유도해 그 소중한 것을 더 정확히 평가할 수 있게 우리를 되돌려 놓는다. 예술에는 파악하기 어려운 일상의 가치에 경의를 표하는 힘이 있다.

 

알랭 드 보통은 예술을 통해 우리는 더 잘 사랑하고 세부에 주목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고 인내와 호기심과 회복력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의 궁극적 목표는 예술작품이 조금 덜 필요해지는 세계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예술이 나타내는 이상을 흡수한 뒤 그 가치들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싸워야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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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화통 캠프 - 마음을 비우면 얻게 되는 것들
보관 지음 / 나무의철학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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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울과 화를 통쾌하게 날린다" 

법주사에서 보관스님이 주관하는 울화통 캠프의 주제라고 한다. 보관스님은 그저 사람들의 아픔을 들어주고,손 잡아주고, 눈물을 닦아주고, 토닥여주었을 뿐이라고 한다.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했나보다. 

힘들고 팍팍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내 맘을 알아 줄 사람이 필요했었나 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됨을 느끼는 것은 아마도 내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다.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도 없고 

나에게만 일어날 리 없는 일도 없습니다.

 

법주사 울화통 캠프에 온 사람들이 토해내는 이야기가 내가 사는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고 같기에 그들의 이야기에 내가 공감하고 그들이 캠프에서 보낸 시간처럼 책을 읽는 시간이 내게는 치유의 시간이 되었다.

 

그들에게 스님이 답을 안겨주지는 않는다. 그 답없음을 아는 게, 내가 나약한 존재임을 아는 게 캠프의 목적인지도 모른다. 모르는 답, 없는 답을 찾으려 아둥바둥 애쓰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깨닫는 일이 시작인 듯 하다.

 

답이 없다는 것,

이것이 곧 인생에서 유일한 답일지 모릅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 다 내 맘같지 않고 거슬리고 역겨울 때가 많다. 그러나 이 말에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너무 빨리 눈을 감고 귀를 닫은 건 아닌가요?

모르기 때문에 싫어하는 것입니다.

 

내가 그를 모르기 때문에 싫어하고 있지는 않은지, 얼마나 안다고 미워하는 감정을 가진 것인지 내가 너무 경솔했다는 생각이 든다.

 

바쁘게 옹송그리고 살았다. 빨리 이뤄내려고 뒤지고 싶지 않아서. 그렇지만 우리는 인생이란 끝이 없는 길위에 서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다. 끝이 없는데 무엇을 이루려고 했다는 말인가?

 

끝이 없는 길을 달릴 때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닙니다.

끝이 없는 길 위에선 '끝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합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이 책을 읽으며 조금 아주 조금 알아가고 있다.


삶은 여행입니다.

여행에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뛰는 가슴입니다.


많이 가진 사람이 부자가 아니라 

지킬 게 없는 사람이 부자입니다.


매일 매일 참지 말고, 담아놓지 말고, 쌓아두지 말고 비우고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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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 꿈만 꾸어도 좋다, 당장 떠나도 좋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1
정여울 지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당선작 외 사진 / 홍익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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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한 장의 사진이 여행을 떠나게 하기도 한다.

내 주변에는 없는, 그래서 열망하는 멋진 풍경이 잠자고 있던 여행본능을 깨운다.

정여울의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은 나에게 그런 여행본능을 마구 끄집어 내고 있다.

얼른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훌쩍 떠나보고 싶어진다.

 

내가 처음 한 해외여행은 아들과 둘이 떠난 배낭여행이었다. 발로 도시를 걷고, 골목길을 헤매고, 그리고 쉬는 그런 여행이었다. 카메라와 책 한 권을 들고 떠난 여행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나는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살자고 생각했다. 작가의 표지 날개의 말처럼.

작가는 '일상을 여행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삶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나와 코드가 통하는 말에 훗하고 웃음이 나왔다.

읽다 보니 내 감성과 통하는 게 너무나도 많다. 결정적으로 너무나도 똑같은 바램!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곳에서 한달씩 살아보기!

마치 그 도시의 주민인 것처럼 한달을 살아보는 것, 시장에 가고 영화도 보고 서점도 다니면서 길에서 만나는 이웃과 정답게 인사도 하며 살아보고 싶다.

 

여행을 위한 책은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여행지에 대한 소개-특히 숙소와 식당,교통수단과 가격에 대해서 자세히 써놓은-가 주를 이루는 책과 여행을 하면서 생각한 것을 적은 에세이류 등.

 

이 책은 작가 정여울이 유럽 여행을 하면서 느낀 여행 에세이다. 멋진 풍경을 담은 사진들과 여러가지 테마로 모아놓은 가 볼만한 장소들. 그 어디 한 곳에 느낌이 온다면 다음에는 적극적으로 그 곳에 가는 길과 숙소와 방법을 찾아보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맛있는 음식은 어디서 팔고 있고 가격은 얼마이고 하는 정보는 없지만 그 음식을 만났을 때의 감성과 사유는 내가 여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문득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내가 있는 이 곳이 조금은 지루할 때, 당장 비행기를 타고 떠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펼쳐보면서 작은 꿈을 가져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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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과 에리카 김을 말한다 - BBK 사건 진상 파헤치기 8년 여 변호사의 육성 증언
메리 리 지음 / 진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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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의혹이라면 대통령후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2007년 겨울, 대선 때의 기억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도덕성보다는 경제를 살릴 것 같다는 것에 표를 던졌다. 그렇게 이명박은 대통령이 되었고 이명박과 관련된 사건들(BBK와 LKeBANK)은 묻혀져 버렸다. 다시 5년의 시간이 흐르고 4대강과 내곡동 등 커다란 의혹들이 또 등장했다. 2012년 또다시 우리는 이 의혹의 진실을 밝힐 수 있으리라 기대를 했지만 여전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이제 얼마의 시간이 흘러야 밝혀질지, 혹은 영원히 묻혀버릴 사건이 될지 모르겠지만 우선 이 책을 통해서 나는 기억 속에 묻어두었던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물론 공중파 방송이나 주요 일간지를 통해서는 접하지 못했지만 기타 여러 채널을 통해서 이 책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메리 리라는 옵셔널 벤처스 코리아의 변호인은 BBK와 LKeBANK,그리고 BBK에 관련된 그동안의 이야기를 쉽게 정리해 놓았다. 복잡해 보이는 사건들 속에서 큰 줄기를 찾아내는 과정과 험난했던 법정 싸움, 법정에서 승소를 하고도 배상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다스로 돈이 흘러들어간 일 등, 법정기록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진실을 밝히려고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애를 쓰고 있고, 누군가는 진실을 덮으려고 국민들의 관심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이 의혹의 진실을 밝히는 일은 미국의 법정도 한국의 법정도 아닐 것이다. 그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의지에서 나올 것이다. 

 

지금도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진실이 밝혀지고 힘도 없고 돈도 없는 희생자들이 정당한 배상을 받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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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의 법칙 - 나는 세상에서 가장 연약하고 용감한 딸입니다
클레어 비드웰 스미스 지음, 최하나 옮김 / 새움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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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삶을 마치 영원한 것처럼, 삶 속에 있는 것들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을 것처럼 살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인 상실인 죽음을 똑바로 바라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살아가면서 상실에는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다. 가까운 이의 죽음에서부터 지갑을 읽어버리는 일까지 상실은 다양하다. 죽음처럼 영원한 것도 있고 출장과 같이 일시적인 것도 있다. 상실의 과정에서(특히 죽음앞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첫 번째 반응은 부정이다. "도저히 믿을 수 없어요. 나한테 그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어요"라고 하는. 두번째 반응은 분노다. "이건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나는 그렇게 나쁘게 살아오지 않았어요." 세번째 반응은 타협이다. "하나님(때론 의사선생님) 내 병만 고쳐준다면 시키는대로 다 할게요." 네번째 반응은 좌절이다. "이건 뭐예요? 내게는 아무런 희망이 없어요." 다섯번째는 수용이다."어떻게 해야 나의 남은 삶을 가장 잘 보낼 수 있을까요?" 

 

얼마 전까지 나 또한 상실 특히 죽음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생각하고 살았다. 그러다가 친한 친구가 말기암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옆에서 간호를 하게 되면서 죽음을 그리고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일상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가까운 친구를 나는 잃었지만 그 친구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매일 보는 가족, 친구가 얼마나 그리운 존재인지를 알게 되었다. 

 

<상속의 법칙>의 저자인 클레어는 가장 소중한 엄마와 아버지를 암으로 잃게 되면서 위에서 설명한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는 다섯가지의 반응의 과정을 겪게 된다. 어떻게 그 시간들을 지나오게 되었는지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는지 마치 일기장에 토해놓듯이 적어놓은 글들이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마치 내 가까운 이를 잃은 것과 같이 느껴졌다. 아직 엄마의 보살핌과 사랑이 필요한 때 (엄마의 사랑이 필요하지 않은 때가 있을까마는) 엄마를 잃고 방황하고 힘들어 하다가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 그렇지만 또다시 이어지는 아버지의 죽음에 흔들리지만 죽음을 받아들이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적어놓은 글들이 앞으로 우리에게 언젠가는 닥쳐 올 그 시기에 대해 미리 예습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가까운 이의 죽음이 남겨놓은 것(그것을 유산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남아있는 이에게 주는 교훈은 크다. 

 

클레어 엄마의 편지글처럼 '암이 찾아와서 세상에 보이는 내가 아닌, 진짜 내 목소리를 듣게 되는' 시간을 우리는 가져야 한다. 우리 안의 진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내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상실을 담담하게 맞이하며 훌훌 벗어버리고 그리고 뚜벅뚜벅 걸어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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