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공유 - 최고의 의사결정을 위한 크라우드소싱의 힘
리오르 조레프 지음, 박종성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생각공유

작가
리오르 조레프
출판
와이즈베리
발매
201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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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끼리는 비슷하게 생각하고, 똑똑한 사람끼리는 함께 생각한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문제를 만난다. 직장생활에서, 가정생활에서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그때마다 우리는 되도록이면 가장 나은 결정을 내리고 싶어 한다. 그럴 때 똑똑한 사람에게 혹은 가장 권위 있는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다. 대개의 경우 그런 똑똑한 사람이 옆에 없거나 전문가를 찾을 수가 없다. 이제 우리는 수백수천 명의 소셜 네트워크 친구들에게 물어볼 수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고 그 결과 우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리오르 조레프가 그의 소셜 네트워크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 낸 최초의 크라우드 소싱 책인 <생각 공유>는 바로 이런 것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을 쓴 리오르 조제프는 TED 강연장에 실제 황소를 끌고 나와 많은 사람들에게 황소의 몸무게를 추측하게 해서 그 추측한 값의 평균이 황소의 실제 몸무게와 거의 같음을 증명하며 크라우드 소싱의 강력한 힘을 눈으로 보여주었던 인물이다. 그렇다면 이가 말하는 '생각 공유'란 무엇인가?  테크놀로지와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크라우드의 지혜를 모으는 것, 이것을 생각공유라고 한다.  이것은 그룹 사고와는 다르다. 그룹 사고는 어떤 집단에 대한 잘못된 충성도에 기초해서 소그룹 구성원이 그릇된 결정을 내리는 양상으로 나타나 독립된 사고를 포용할 수 없지만, 생각 공유는 오로지 독립적 사고와 함께 이루어진다. 다양하고 이질적인 집단 사이에서 '옳은' 결정이나 결과의 기준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가능해진다. 크라우드의 지혜는 단지 최종적인 결과물일 따름이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끼리의 강한 유대는 나 자신과 가장 닮은 것, 나와 동질적인 것이기 쉽다. 약한 유대는 내가 생각 공유를 하고자 할 때 반드시 필요한 어떤 '이질성'에 나를 연결해준다. 그럼으로써 크라우드의 지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 소셜 미디어를 움직이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혹은 트위터에 이미지나 '상태'를 올린다. 이런 자신의 내부에 있는 것을 진정으로 공유하는 일에서 소셜 미디어는 움직인다. 사람은 일과 사생활에서 서로 서로 의지하고 기대게 된다. 그렇지만 모든 '상태'가 크라우드를 움직이게 하지는 않는다. 그것의 힘은 '가치'에 있다. 가치는 사람들을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누군가를 웃게 하고 생각하게 하고 느끼게 해야 한다. 그 바탕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임금님이 벌거숭이가 아니라고 속이는 것은 크라우드의 지혜가 아니다. 군중 심리에 사로잡히는 것은 크라우드의 지혜가 아니다. 나치 독일은 크라우드의 지혜가 아니다. 그리고 때로 크라우드는 군중심리로 물든다. 바로 광고나 언론과 사상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정권의 조작에 의해서. 그래서 크라우드는 반드시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독립적인 개인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저자는 이렇게 생각 공유가 갖는 장점을 피력한다. 책을 읽다 보면 자칫 생각 공유가 만능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 책은 소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그것을 이용해서 생각 공유가 주는 혜택을 누리도록 안내하고 도와주려는 의도의 산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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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 - 필사, 나를 물들이는 텍스트와의 만남
장석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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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왜 책을 읽는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간혹 '그것이 뭐 그리 재미있는 일이냐'고 묻는 사람이 더러 있고, 대부분은 당신은 책을 읽고 있느냐고 질문을 하지도 않았는데 '나는 책 읽을 시간이 나지 않아서... 책 좀 읽어야 하는데... 나도 한때는 책을 많이 읽었는데...'라는 말을 한다. 그런데 나한테 유일하게 왜 책을 읽냐고 물어보는 단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남편. 그런 질문을 받고 나는 나에게 되물었다. " 왜 책을 읽는 거지?"  쉽게 답을 줄 수 없었다. 오히려 그걸 왜 묻는 거지?  다른 사람들에게 왜 운동을 하느냐, 왜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느냐,  왜 TV를 보느냐 하는 그런 질문을 던지지는 않던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책을 붙잡고 있는 시간이 많아 집안일을 소홀히 한다거나 혹은 자신이 원하는 옳은(?) 방향으로 내가 따라주지 않아서 그럴 것이라고 짐작한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다른 행동보다도 더 적극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생각이 변하는 일이기 때문에 더 나은, 혹은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을 쓴 장석주 작가 또한 읽는다는 것은 무지를 자각하고 나약한 정신을 단련시키며 삶의 지침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나에게 책 읽기는 무엇일까?  가장 처음 드는 생각은 이보다 더 재미있는 일을 발견할 수 없어서다. 그리고 다음에 드는 생각은 힘들 때 책 읽기는 나에게 위로가 된다는 것이다. 읽기에서 베껴 쓰기로 그리고 자신만의 글쓰기로 나아가는 장석주 작가와 아직은 그저 읽기에 머무르기만 하는 나는 그래서 다른 듯하다.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에서 '나는 쓴다, 고로 존재한다'로 나아가기에 베껴 쓰기가 존재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인생의 정수를 함축하고 있는 좋은 문장을 베껴 쓰는 일은 적은 비용으로 인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베껴 쓰는 과정에서 독자는 치유와 희망의 빛을 본다. 그의 감정을 다스려주었던 문장, 인생을 깨우쳐주는 문장, 일상을 음미하게 해주는 문장, 생각을 열어주는 문장, 그리고 감각을 깨우는 문장을 책의 왼편에 넣어주고 오른 편에는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직접 필사를 해 볼 수 있게 배치했다.

그가 베껴써놓은 책들은 이태준의 <무서록>, 함민복의 <미안한 마음>,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 신영복의 <처음처럼>, 소로의 <고독의 즐거움>,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 등이다. 명문장을 베껴 쓰기는 작가에 대한 오마주이며 작가와 교감을 나누는 일이라고 한다. 베껴 쓰기에서 쓰기로 나아가는 것. 그것은 직접적인 자기표현이다. 쓴다는 것은 현재진행형의 삶을 문장으로 고착시키는 일이라고 한다. 작가가 베껴 쓴 문장이 비록 나의 영혼과 울림이 없을 수도 있지만, 내가 오늘 읽은 책 중에서 내 영혼에 울림을 주었던 문장을 이제는 베껴 써보리라 다짐을 해본다. 우선은 거울이 되어 나의 내면을 비추는 문장을 통해 '나'를 제대로 보고 싶다. 그리고 나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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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말했다 - 욕망에 가득찬 우리의 민낯
이승연.김용희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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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말했다. "도덕적 현상이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현상에 관한 도덕적인 해석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첫 문장에서부터 <영화가 말했다>는 내 맘에 쪽 들었다. 니체를 너무 좋아하는 까닭에 니체를 언급하기만 하면 무조건 점수를 주고 시작하는 내 손에 들어온 이 책은 그렇게 숨 쉴 틈 없이 읽어버렸다.

영화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기회가 오기만 한다면 기를 쓰고 보려고 한다. 특히 잠깐 올렸다가 사라질 운명에 처한 '작품성이 있는' 영화를. 그렇지만 항상 내가 한가할 때 괜찮은 영화는 보이지 않고 정말 보고 싶은 영화가 있을 때 내 몸은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도 요즘은 IPtv라는 것이 있어 극장에 가는 돈보다 적은 돈으로 영화를 볼 수 있지만, 영 영화 보는 맛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띄엄띄엄 보는 영화지만 '제대로' 보고 싶은 욕망만은 강한지라 어떻게 하면 영화를 잘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책도 사보는 웃지 못할 작자이기에 <영화가 말했다>는 꼭 봐야 할 책이었다. 그런데 니체를 언급하면서 영화를 해설하고 있다니, 이 놀라운 해박함에 이 책을 읽으면 내가 조금은 업그레이드되겠다 싶다.

이 책을 쓴 작가들은 영화가 현실을 비추는 거울임을 말한다. 우리가 아무리 정부를 욕해도 우리는 딱 우리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지고 있음을 자각해야 하는 것처럼, 영화 속 인물들은 딱 우리의 모습인 것이다.

이 책은​ 사랑, 돈, 위선, 성공, 행복 등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가치들을 중심으로 영화를 바라본다. 우선은 주제에 맞는 한국 영화 한 편에 대해 이야기하며 같이 보면 좋을 외국영화를 함께 설명한다.  위선을 주제로 하는 3장에서 영화 <화차>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이 정말 그 사람인지 묻는다. 아버지의 사채 때문에 시작된 거짓말의 끝은 더욱 커다란 거짓말로 인해 결국은 살인자가 되어버린 선영의 이야기인 <화차>와 돈 많은 닉을 동경해 마침내는 그의 인생을 빼앗아버린 리플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리플리>를 통해 가면을 쓰고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엿보게 한다. 왜 가면을 쓰냐고? 우리는 우리의 자의로만 가면을 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들이 보고 싶은 가면이 쓰이는 상황, '인간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라는 라캉의 말처럼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욕망과 타자의 욕망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작가는 요즘 유행하는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에까지 나아가 기꺼이 미움받자고 말한다.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가 사랑을 대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기적이고 탐하는 사랑인지 아닌지. 이 책에 나오는 22편의 영화를 다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많은 영화를 보았다. 그것은 내가 영화를 많이 봐서가 아니라, 이 작가들이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봤음직한 영화들을 뽑아 글을 썼기 때문일 것이다. ​

니체는 진리보다 정직과 진실성을 훨씬 더 높이 평가했다. 인간은 자신에 대해 솔직할 때 ​진정으로 자기 삶에 의미 있는 해석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솔직하게 그린 영화가 좋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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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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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의 첫 문장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꽃 피는 숲에 저녁 노을이 비치어, 구름처럼 부풀어 오른 섬들은 바다에 결박된 사슬을 풀고 어두워지는 수평선 너머로 흘러가는 듯싶었다."를 나는 우리나라 문학 중 최고의 문장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김훈 작가의 문장은 단정하고 깊다.

"나는 적의 적의(敵意)의 근거를 알 수 없었고 적 또한 내 적의의 떨림과 깊이를 알 수 없을 것이었다. 서로 알지 못하는 적의가 바다 가득히 팽팽했으나 지금 나에게는 적의만이 있고 함대는 없다. ​"라는 문장이 주는 긴장감과 집중력은 <라면을 끓이며>에서도 여전히 빛난다. 감히 김훈식 문체라고 하고 싶다.

"나는 사전에 실린 그 많은 개념어들의 상당 부분을 이해하지 못한다. 겨우 그 뜻을 짐작하는 단어도 고삐를 틀어쥐고 부리지는 못한다. 그 단어들은 낯설어서 근본을 알 수 없고 웃자라서 속이 비어있다. 말이 아니라 헛것처럼 느껴진다."

김훈의 글을 따라 읽다 보면 어느덧 내 허리가 꼿꼿이 선다. ​김훈의 글이 가져다주는 긴장감 때문인 듯하다. 그의 글은 화려함도 걷어내고 울고 웃는 감정도 덜어낸 깊은 마음속 우물물같이 차고 맑다. 깊고 맑은 눈매로 자신을 그리고 주변의 사물과 사람을 긴 시간 들여다보며 연필을 꾹꾹 눌러썼을 것 같은 그의 글은 그래서 비애가 느껴진다.

김훈은 라면을 끓이며, 뚱뚱한 김밥의 옆구리가 터져서, 토막 난 내용물이 쏟아져 나올 때  먹고산다는 것의 안쪽을 들여다보는 비애가 느껴진다고 하지만, 나는 김훈의 글을 읽으며 작가로 사는 김훈의 비애가 느껴진다. 사람을 관찰하고 여행을 다니며 세계를 보는 작가는 세계의 표정과 내용의 느낌으로 가득 차 여관으로 돌아오지만 그 느낌이 대부분 언어화되지 않아 비애를 느낀다. 숲을 향하여 할 말이 쌓인 것 같아도 말은 좀처럼 나오지 않아 들끓는 말들이 변방으로 몰린 느낌을 갖는 작가는 말이 헛것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한다. 그래서 그의 글은 글에 머물지 않는다. 연필로 글을 쓰는 그는 몸으로 글을 쓰는 작가다.

"연필로 쓰면, 내 몸이 글을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 살아있는 육체성의 느낌이 나에게는 소중하다. 나는 이 느낌 없이는 한 줄도 쓰지 못한다. 이 느낌은 고통스럽고도 행복하다. 몸의 느낌을 스스로 조율하면서 나는 말을 선택하고 음악을 부여하고 지우고 빼고 다시 쓰고 찢어버린다."

그가 만져보고 싶은 세상은 결국 만져지지 않고, 말과 세상 사이에서 연필을 쥔 손이 무참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가 그의 산문의 제목을 <라면을 끓이며>라고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임꺽정을 읽고 느낀 그의 표현처럼 삶을 살아내는 자들은 삶을 설명하거나 추상화하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라면을 끓여 먹고사는 일을 가장 열심히 소중하게 해내는 것이야말로 삶의 구체성과 사실성이며 거기에 탄탄히 뿌리박은 이들의 건강함을 닮고 싶었던 듯 보인다. 끝없이 추상으로 내닫고, 이유를 들먹이며 사는 지금을 돌아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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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사략 - 쉽게 읽는 중국사 입문서 현대지성 클래식 3
증선지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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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라가 시작되었다고 추정하는  B.C 2070년에서 송이 멸망하기까지 1279년까지의 중국의 역사 책이다. 아니 그 안의 기록물 중 18권의 역사 책을 모아서 간략하게 기록한 책이라서 18사략이다. 그 18종의 역사 책은 사마천의 사기, 반고의 한서, 범엽의 후한서, 진수의 삼국지, 방현령의 진서, 심약의 송서, 소자현의 남제서, 요사렴의 양서, 요사렴의 진서, 위수의 후위서, 이백약의 북제서, 여호덕분의 후주서, 위징의 수서, 이연수의 남사, 이연수의 북사, 구양수의 당서, 구양수의 오대사 그리고 탁극탁의 송사다.  이 <십팔사략>의 저자인 증선지는 조국인 송나라가 몽골에 의해 망하고 난 뒤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중국의 3300년이 넘는 긴 역사와 그 넓은 땅의 이야기를 남긴 증선지가 무엇을 위해서 왜 남겼는지 잘 모르겠지만, 깊이 있는 역사 서술로 보기는 힘들다. 중국 역사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많이 들어봤을만한 에피소드들로 이어지면 아주 개략적인 서술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짐작에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어린 학생들이 읽을 초보자용 책으로 편집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인지 수많은 영웅들의 등장과 그들 간의 힘겨룸과 지략의 싸움이 그려지며 한 나라의 역사를 아주 짧게 몇몇 영웅과 전쟁 중심으로 다뤄놓았다.

"원래 세상인심이란 그런 것입니다."​
"부귀한 몸이 되면 따르는 자가 많으며 가난하고 천한 몸이 되면 벗이 적어지는 법입니다. 시장에 가보십시오. 아침에는 서로 앞을 다투어 먼저 문으로 들어가려 하지만, 해가 진 뒤에는 시장을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아침에는 시장을 좋아하다가 저녁에는 미워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다만 저녁 시장에는 원하는 물건이 없기 때문인 것입니다. 식객들이 귀공의 파면을 보고 떠난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나라를 세우고 그 나라가 멸망하고 많은 영웅과 인재들이 서로 뭉치기도 하고 서로 칼을 겨누기도 하는 <십팔사략>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위의 문장이 가장 이 역사 책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원하는 물건이 없을 때 세상은 그를 등진다는 것, 우리의 위정자들은 세상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살피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국정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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