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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편한 사람들 - 내성적인 당신의 잠재력을 높여주는 책
도리스 메르틴 지음, 강희진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외향인과 내향인이 어떻게 다를까? 이 책에서는 외향인의 친구에게 이렇게 알려준다.
"우리 둘이 같이 어느 식당에서 저녁을 먹잖아? 식사가 끝날 때쯤이면 나는 '아, 정말 좋은 사람과 정말 맛있게 잘 먹었어. 이제 얼른 집에 가서 쉬어야지.'라고 생각해. 하지만 너는 '아, 정말 좋은 사람과 정말 맛있게 잘 먹었어. 이제 자리를 어디로 옮기지?라고 생각해!" p.162
우리는 내향인에 대해서 사교적이지 못하다, 소심하다, 남들보다 예민하다,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다라고 알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내향인'이란 외향인에 비해 '비교적' 성격이 차분하고 목소리가 크지 않은 이들, 광범위한 인간관계를 '비교적' 싫어하는 이들, 떠들썩한 모임을 '비교적' 싫어하는 이들, 어떤 자리에서건 나서거나 튀기를 '비교적' 싫어하는 이들을 의미하는 것이다. (p.27 )
외향인과 내향인은 상대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자신의 성격이 비교적 내향적인지 혹은 비교적 외향적인지 생각해보면 될 것 같다. 또한 내향적 성향을 지닌 사람도 다 똑같지는 않다. 내향적 성격을 가진 사람도 네 가지의 유형(주도형, 섬세형, 비범형, 은둔형)으로 나뉜다. 자신이 어떤 유형의 내향형인지는 이 책 32페이지에 있는 테스트를 한 번 해보면 된다.
이 책안에 있는 내향성 테스트, 내향인 DNAⓒ 모델은 내향인을 돕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모델이다. 이 모델의 목표는 내향인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 및 자신의 능력을 보다 명료하게 파악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자기계발에 매진하게끔 하는 것이다. 내향인에게 내재되어 있는 잠재력이 있는데 여기에 눈을 뜨고 받아들이며 자신을 조금씩 계발해 나가자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난 어려서 발표도 잘 못하고, 집에 손님이 찾아오는 것도 불편해서 한쪽 구석에 있고, 다른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 다녀오면 꼭 아프고 해서 아버지에게 많이 혼났다. 중, 고등학교 때는 심지어 대학까지 단체로 여행 가는 것이 불편해서 어떻게 하면 안갈 수 있을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 결국 핑계도 대지 못하고 끌려갔지만(?). 이 책에 있는 테스트를 해 본 결과 나는 섬세형의 점수가 59, 주도형의 점수가 52, 그리고 은둔형의 점수가 51로 나왔다. 이 책의 의도는 내향형 성격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자신을 이해하고 계발해서 더욱 멋진 사람이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내향형 성격을 가진 주변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있지만, 나에게 이 책은 위로가 되었다. 주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쩔쩔매고, 혹 거절하고도 잘 못한 일 같아서 마음이 불편해하다가 그냥 들어줄 걸 그랬나 후회하기도 하는 나에게 '넌 이기적인 게 아니야'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오히려 너에게 부탁하는 그만큼 이기적이지 않다고. 단 거절은 상냥하지만 단호하게 하라고. 이를테면 카풀을 제안하는 회사 동료한테 '제안은 고맙지만 솔직히 그다지 내키지 않네요.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전화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그러려면 아무래도 혼자가 편해요.'라고 말하라고 조언을 해준다.
그리고 내향인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지닌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영화 <12인의 성난 사람들>의 8번 배심원 (헨리 폰다 역)은 세심한 관찰력, 집단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내향인의 자율적 사고 능력, 의사결정 능력, 침착함, 공감능력, 철저한 준비, 조용한 태도, 일관성과 유연성, 겸손과 자제력을 가지고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었던 피고를 구한다.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저커버그, 미국의 대통령 버락 오바마, 소설가 조앤 롤링, 독일의 총리 앙겔라 메르켈 등이 모두 내향인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고서 조금은 자신감이 생긴다. 굳이 외향적으로 변할 필요는 없다, 나에게도 특별한 장점이 있다, 어쩌면 지금은 내향적인 사람들의 시대인지도 모른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