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애니 베전트 지음, 황미영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아는 스님이 매일 밤 우는 우리 아들 보고 '식(識)이 맑아서 그렇다.'라고 하시며 아이들은 전생의 일을 다 기억하고 있어서 이 세상이 얼마나 힘들고 고단하지 다 앍고 있어서 우는 것이라고 하신 적이 있다. 그 당시 나는 그 말이 정말 낯설게 들렸고, 이해하기도 힘들었다. 마치 그 말은 '귀신이 보인다.'라는 말만큼이나 엉뚱해 보였다.

간혹 <신기한 TV 서프라이즈>를 본다. 그 프로그램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정말로 믿기 힘든 '서프라이즈'한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믿기 힘들다'라고 해서 '거짓말'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서프라이즈에서 종종 언급되는 이야기는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인도의 한 여자아이는 자신이 콜롬비아 호가 폭발하는 바람에 죽었으며 그 당시 어떻게 죽었는지를 이야기했다고 한다. 심지어 아버지의 이름까지도. 또 어떤 아이는 생전 배운 적이 없는 영어를 쓰면서 많은 과학지식을 언급하며 자신이 과학자였다고 말한다. TV에 나오던 남북전쟁에 대한 영화를 보던 5살 어린이가 자신이 거기에 있었고 그 전쟁 중에 죽었다며 자신이 다친 부위를 그려주었다고도 한다. 5살 어린이로서는 너무 많은 전쟁 지식도 역시 전하면서.


전생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나는 여전히 이런 이야기를 반신반의하면서 듣는다. 그렇지만 왜 우리가 모르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여전히 궁금하다. 영국의 신지학자이며 신지학협회의 2대 회장인 애니 베전트의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는 이런 불가사의한 일에 대한 답을 주려고 한다. 책의 부제처럼 '환생'과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두 세계의 근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이들은 다른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친구나 동화 속 풍경을 보기도 하고, 어른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듣기도 하며, 아스트랄계에서 오는 근사하고 미묘한 환상을 접하기도 한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생명은 에너지 속에 경험의 기록을 담고' 있으며, '누적된 유전 경험이 본능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환생이다. 인간은 '생각의 생명체'이며, '이 생에서 생각하는 것이 바로 다음 생에서의 그의 모습'이라는 말에서는 '업'이라는 불교 용어가 떠올랐다. 물론 같은 원어를 쓴다. 카르마. 이 세상에는 이런 카르마의 법칙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선과 악은 무엇인가? 이 책에 따르면 세상은 선과 악이 싸우는 투쟁의 장인데, 이 선과 악은 빛과 어둠, 영혼과 물질처럼 우주의 근원적인 '쌍둥이'이며 유일자에게서 나온 둘이라는 것이다.
많은 종교에서 보이는 신비하고 낯선 이런 것들에 대해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여전히 아리송한 것은 여전히 나는 증명 가능한 '과학적'인 것에 길들여져 있어서 인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나가는 도중에 만난 좋은 문장들은 책이 무엇을 서술하고 있든지 간에 가슴에 남는다.
'우리의 정신적 특성을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 자신이다. '
'완성이 이루어질 때까지 모든 비완성을 품는다.'
'사고는 그 사고를 하는 주체가 가닿고 싶어 하는 사람을 향할 수 있고, 사고의 효력은 그 사고를 하는 주체의 의지와 정신력에 따라 결정된다. '
우리는 그래서 화를 내는 사람이 누구에게 화를 내고 있는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기도 하는 것 같다.
'인간은 신지학을 통해 자신의 정신이 자신만을 관심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의 사고가 자신에게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이 인간 세상에 천사와 악마를 끊임없이 내보내고 있다는 것을, 자신도 그 세상의 창조와 그 세상이 미치는 영향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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