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그 두려움의 역사
하비 리벤스테인 지음, 김지향 옮김 / 지식트리(조선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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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가정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는 주부로서 이 책을 읽고 난 뒤 "아~~뭐야! 우리 완전 속았잖아!"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음식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는 뉴스에 휘둘리지 말고 적당히 좋아하는 음식을 즐겁게 먹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건강에 안좋을까봐 겁을 먹었던 음식들이 실은 해롭다는 어떤 결정적이고 명확한 과학적인 근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음식과 건강에 대한 주장들은 호떡뒤집듯이 뒤집혀 왔다는 것이다. 언뜻 기억하는 것으로 커피가 건강에 해롭다고 했다가 하루에 몇 잔은 건강에 이롭다는 주장도 있었다. 또 한때는 기적의 식품이며 영양소의 보고라던 우유가 '일급살인마'라는 거창한 누명까지 쓰게 되었다.  

  한동안 티비에서 방영되던 요구르트의 광고는 어떤가?  유산균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메치니코프의 사진과 불가리아사람들의 장수의 비결이 유산균이라는 걸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었다. 결국 메치니코프는 요구르트가 생명연장의 묘약이며(생명연장의 꿈이라는 광고카피 기억나지 않는가?) 140년을 살 수 있다고 했지만 정작 매일 유산균을 마시던 그는 71세에 죽었다. 그리고 불가리아의 장수의 근거는 그 마을 사람들이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가 모두 같은 이름을 쓰고 있어 통계자체가 믿을 수 없는 것이었다. (우린 뭘 믿고 요구르트를 그렇게 맹신하면서 먹었던 걸까? 또 왜 의사들은 거기에 동조한 걸까?) 

  얼마전 일본 낫또가 다이어트 식품이며 대장암을 방지한다고 알려져 우리나라에서도 대히트를 기록한 적이 있다. 일본 후생성의 발표는 '식물섬유는 대장암 리스크와 관계가 없다. 하지만 극도로 적은 여성에 한해서 대장암리스크를 높일 수도 있다.'였다. 그러나 아사히 신문 타이틀은 " 낫토정식 대장암 방지? 식물섬유부족에 주의, 후생성 연구보고서 8만명조사"라고 나와있으며 한 방송은 낫또 다이어트에 대한 조작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런 정보가 우리나라까지 와서 열풍을 일으켰으니 나비효과도 있었던 것이다. 

  요즘은 이런 푸드패디즘을 타고 많은 주장들이 전세계적으로 퍼지기도 한다. 푸드패디즘, 즉 식품과 영양이 건강과 질병에 주는 영향을 과다하게 믿는 것에는 반드시 특정상품이나 기업의 이익이 연결되어있다. 그러나 식품과 영양의 중요성과 문제점을 나타내는 문구는 얼마나 정의롭고 순수해 보이는가?  "~할지도 모른다. 혹은 ~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에 우리는 우리의 건강을 엄청나게 염려해주는 그들에게 고마움의 절이라도 해야할 것 같다. 하지만 잠깐 멈추고 좀 더 기다려보는 것이 맞다. 그 주장은 또 다른 주장에 의해 또 달라질 수 있으니까. 전문가들은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을 알면서도 일반화시켜 발표한다. 왜 그럴까? 우리가 다는 알지 못하지만 식품에 대해 새로운 사실이 발표되었을 때 "누가 이익을 얻을지"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두면 좋을 듯 한 이 책은 번역서라는 것 때문에 읽기에 어려움이 좀 있다. 때론 한번에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렇지만 많은 건강과 음식에 관련된 책들이 이걸 먹지 마라 혹은 이걸 먹어야만 한다로 되어있는 데 비해 이책은 음식에 관련된 주장과 반론, 탐욕 그리고 이득까지 역사적사건들을 나열하므로써 우리에게 잘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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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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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많은 밑줄을 그어대고 있는 나를 봤다. 유쾌하고 명랑한 글로 쓰여져 있기도 하지만 그런 속에 삶을 관통하는 문장들이 숨어있다. 그리고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들또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내 친구는 작년 가을 말기암 진단을 받고 몸의 여러부분들을 수술로 잘라내야했다. 위전체, 식도, 자궁.....  어디까지 암이 침투했는지 그 작은 몸에서 너무도 많은 장기들을 잘라냈다. 몸무게는 36킬로까지 빠지고...  친구의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어서 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감동하고 마음아파했다. 그리고 친구 목소리가 듣고 싶어 메세지를 보냈다. 답이 없었다. 그러면 왠지 불안해진다. 주인공 헤이즐이 사랑하는 남자친구 어거스터스가 전화를 받지 않거나 생각지도 못한 시간에 전화가 올때면 놀라는 것처럼 나도 친구가 제때에 응답해주지 않으면 불안감에 어쩔 줄을 모른다. 항암제 맞고 넘 힘들어서 전화도 못 받나, 아님 응급실에라도 간건 아닌지... 답장기다리기를 하루를 하고 나니 전화를 해봐야했다. 전화기 저편에서 들리는 친구의 목소리는 나의 안도의 한숨으로 묻혀버린다. "여행가자."한다. 그러자고 추석도 지나고 아이들 중간고사도 지나면 친구와 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런데 즐겁지가 않다. 어떤 불안감이....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암 환자들이다. 헤이즐 그레이스는 약을 먹으면서 삶을 연장해 가고 있고 남자친구인 어거스터스는 암으로 다리 하나를 잘라냈다. 그러나 이들은 쿨하게 이런 상황을 표현한다. 친애하는 의족, 암적 이득을 얻었다, 몸무게를 줄이는 데 끝내주는 전략이었다(다리를 잘라낸 것이)등등.

 담배를 입에 물고 만 있는 어거스터스, 한번도 불붙인 적 없는 담배는 하나의 상징이었다. 잇새에 죽음의 물건을 물고 있으면서도 그 죽음을 행할 수 있는 힘은 주지 않겠다는. 그런 친구를 사랑하는 헤이즐은 자신이 책임져야하는 죽음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서 채식주의를 택했다. 자신은 죽음을 앞에 둔 언제 터져버릴지 모르는 수류탄 같은 것이기에 사상자수를 최대한 줄이고 싶어한다. 그래서 부모와 책 외에는 친구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에게 찾아온 사랑이 있다. 서로에게 상처로 남을 수 있는.

 이들은 <장엄한 고뇌>라는 책을 함께 읽으면서 암에 걸린 자신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 솔직하게 상황을 표현한다.

 

 암환자들은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이런 병에 걸렸나하고 원망하고 좌절하고 후회한다. 그리고 자신이 죽음으로써 남은 사람이 가지게 될 아픔을 걱정한다. 이들에게 암치료는 치료와 질병이 서로 먼저 암환자를 죽이기 위한 경쟁일 지도 모른다. 암으로 인한 고통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이 세상을  "무"로 돌려버리고 싶어한다. 사람들은 암환자를 보고 용기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고통의 순간에 매우 대단히 기쁘게 죽어버리고 싶어한다.

 세익스피어가 쓴 글에 " 잘못은 우리 별에 있는 것이 아닐세, 우리 자신에게 있다네"란 말은 대단히 잘못된 말일 수 있다. 어거스터스의 장례식에서 울고있는 사람들을 보고 헤이즐은 우주에 화가 난다고 한다. 창조와 소멸,인식에만 관심이 있는 우주에 살고 있어 어거스터스는 없애려하는 우주의 욕구로 인한 희생양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 잘못은 우리별에 있다.

 

 부족한 인식으로 삶과 죽음이 어떤건지 모르고 그저 살아가는 나이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죽음에 대해 생각해 봤다. 아프지만 그리고 슬프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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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삶 디 아더스 The Others 10
사이먼 밴 부이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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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지나가고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니 인생이란 참으로 묘하지않은가. 아침이면 이런 생각을 했던 것조차 잊어버니겠지만, 어쩐지 누군가에게 미행당하고 있는 느낌이다. 드리지 않는 목소리가 존재하는 듯도 하다. 아니면 그저 창문에 떨어지는 눈의 발소리였을까. 루시가 생겨난 것도 그렇고 인생이란 무언가에 이끌린 미묘한 감정들의 연속이 아닐까 한다. p.250

우리는 사랑이란 달콤한 언어에 매혹된다. 사랑의 결과를 얻었을 것 같은 중년의 아줌마들도 사랑의 이야기가 주제가 되는 영화에 열광하고 노래에 빠지기도 하니 사랑은 인간의 예술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가 된다. 그러나 사랑이 가지고 있는 감정의 연결어들을 보면 추억,이별,외로움,눈물 등 그다지 행복해보이는 언어는 없다. 내가 너무 아픈 사랑의 기억들만 경험해서일까? 꼭 그렇지만도 않은게 사랑해서 결혼했고 아이도 나아 이쁘게 잘 키우고 있는 사람이다. 아마 우린 사랑이라는 관념적 언어를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사랑을 사랑하다.
이 책어서의 사랑 또한 행복하고 솜사탕처럼 달콤한 사랑은 아니다. 사랑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르는 오해, 이별, 외로움,추억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들이다.
사랑하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와의 오해와 원망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던 주인공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옷을 버리는 아버지의 숨소리를 듣는다. 그것은 남겨진이가 담당해야하는 아픔이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인한 아픔이라는 공감이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기억시켜준다. 또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 것에까지 확대되기도 한다. 마네킹에게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사람의 삶도 엿볼 수 있다. 사랑은 추억속에 있을 때 더 아름다울 수 있다. 사랑은 구두 한켤레,빈 와인 한잔, 열려있는 서랍, 거리의 균열같은 일상의 사소한 것들마저 아름다워 보이게 한다. 사랑이 있는 삶은 어쩜 이 소설의 나오는 대사처럼 꽃들사이에서 웃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만나는 사랑은 어쩌면 우리의 일상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저마다 사랑을 하고 살고 있으니. 그 사랑이 때론 격정적이다가도 평범해 보이는 건 누구나 비밀스럽게 감추고 살기 때문이며 우리가 알 수 없는 부분들이어서일게다. 잔잔한 말투로 씌여진 이 책에서 우리는 사랑의 추억을 꺼내보아도 좋겠고 내가 만나는 이들을 따스한 눈길로 바라다 볼 수 있을것이다. 그들도 저마다의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소설의 주인공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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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들을 위한 인성교과서 : 태도 십대들을 위한 인성교과서
줄리 데이비 지음, 박선영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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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스펙보다는 인성과 태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통계가 있다. 아무리 좋은 학교를 나왔더라도, 영어실력이 뛰어나도 결국 사람됨됨이와 태도가 좋지 못하면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이야기이다. 다소 스펙은 부족하더라도 인성과 태도가 좋으면 그 가능성을 더 본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태도는 개인이 어떤 사건이나 문제, 물건이나 사람등에 관해서 어떤 인식이나 감정 및 평가를 가지며 거기에 입각하여 그 대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반응의 준비상태를 말한다. 우리는 태도로서 사람을 평가하고 이해한다.  그러나 이 태도는 우리가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닌 후천적인 교육이나 경험의 축적등을 통해 형성된다. 또 일단 한번 형성되면 변화하기 어렵고 오랫동안 고정되기 쉽다. 그래서 오죽하면 "세 살 버릇 여든간다"라는 말이 있겠는가?

개인이 어떤 사건이나 문제, 물건이나 사람 등에 관해서 어떤 인식과 감정 및 평가를 가지며, 거기에 입각하여 그 대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반응의 준비상태’를 가리킨다.
[출처] 태도 | 두산백과
개인이 어떤 사건이나 문제, 물건이나 사람 등에 관해서 어떤 인식과 감정 및 평가를 가지며, 거기에 입각하여 그 대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반응의 준비상태’를 가리킨다.
[출처] 태도 | 두산백과
개인이 어떤 사건이나 문제, 물건이나 사람 등에 관해서 어떤 인식과 감정 및 평가를 가지며, 거기에 입각하여 그 대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반응의 준비상태’를 가리킨다.
[출처] 태도 | 두산백과

  나의 경우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런 태도, 혹은 버릇의 교육의 대부분은 집에서 배웠다. 그리고 나머지는 학교를 통해서 배웠다고 생각한다. 먼저는 가정교육이 제일 중요하겠고 그다음으로 학교에서의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호주 초 중등학교의 인성교재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런 인성교재가 없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울 수도 있지만 우선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배우는 태도교육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교재를 가지고 아니 이 책이 아니더라도 가정에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고 생각해보고 대화해 보면 좋을 책이다.

 

 위 사진에서 보여 준 것처럼 이쁜 그림과 짧은 글로 되어 있어서 아이와 엄마가 같이 읽기도 좋고 아이들이 충분히 좋아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글 들도 짧고 강렬한 메세지를 담고 있어 청소년과 어른들도 생각해볼만한 글들이 많이 있다.

 

 선택

 

여러분은 더 행복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지 선택할 수 있어요.

 

더 즐걻게 생활할 수 있는

긍정적인 생각을 선택할 수도 있고,

주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친절한 행동을 선택할 수 있어요.

 

어떤 친구를 사귈지도 선택할 수 있어요.

 

도전할지 포기할지도

선택할 수 있어요.

 

남들이 하는대로 따라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나 스스로가 옳다고 생가한 일을 선택할 수도 있지요

 

결국 지금이 여러분은

과거에 여러분이 했던 선택의 결과랍니다.p.22

 

 이런 글은 아이 뿐 아니라 청소년, 그리고 어른들도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일 수 있다.

 

태도는 매우 중요한 것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다."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의 창설자인 헨리 포드가 한 말이에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몇 가지 있어요.

그중 하나가 바로 우리의 태도예요.

 

한번 해보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하고자 했던 일을 결국 이룰 수 있어요.

 

 인성과 태도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아이때부터 읽으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머리맡에 두고 한 장 한 장 읽다 보면 태도는 바뀔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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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혼자가 되었나 - 시스템이 붕괴된 한국 사회의 아찔함을 읽다
이정국.임지선.이경미 지음 / 레디셋고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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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3일 한겨레신문

이번엔 여의도서 '칼부림'... 실직,소외가 참극 불렀다 - '퇴사 앙심' 30대 남성, 전 직장동료,행인 찔러 이달만 3번째

같은 날 동아일보

경쟁낙오자들 거리의 악마로 돌변- 잘 걷기도, 집에 있기도 무서운 대한민국 왜?

 

왜 이렇게 두 신문의 타이틀이 서로 다를까?

    모든 신문들이 이 사건을 놓고서 사회의 여러 전문가들에게 이유와 해법을 물었고 기사화했다. 한 경찰대교수는 '사회적스트레스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높은 실업률과 그에 따르는 경제적 압박,가계부채문제,대인관계가 경쟁적,적대적,갈등적으로 돌아가는 등 심각한 사회적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있다. 또한 경쟁에서 밀리거나 실패한 사람들이 사회전체를 적으로 보고 불만과 분노를 축적하는 환경적조건이 갖춰졌다. 이런 범죄가 잇따라 일어나는 것은 '죽여버리겠다'거나'언젠가는 내가 터뜨리겠다'는 잠재적 시한 폭탄과 같은 분노를 가진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 사회를 좀 더 면밀히 들여다 보고 삐뚤어지고 잘못된 모습을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양극화현상이 심화되면서 위로 올라갈 수 있는 희망이 박탈되어 나온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유명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묻지마범죄는 불균형과 불평등에서 발생한 사회에 대한 분노가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선진국형 범죄'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표현은 실제와 다르고 잘못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 '선진국형'이란 말은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할 관문'리라는 주장을 함축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벌써 선진국반열에 올랐구나하는 빗나간 인식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런 해석은 사회적 박탈감이나 사회양극화에 눈감아버리고 '제발 좀 물어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아 사회구조적 문제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 심리적 부적응을 강조하는 접근 방법으로 개인의 돌출행동때문이며 예방책은 치안강화로 이어진다. 

"묻지마"가 아니라 "물어달라"는 범죄이다.

여기서 경찰국가가 해법인가 복지국가가 해법인가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 책에서 우리는 이러한 소리없는 따돌림인 직장 왕따문제가 단지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구조적인 문제일때가 많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미처 돌아보지 못한 외롭고 소외된 이웃을 만나볼 수 있어 읽는 내내 "잘못했어.미안해"하는 마음이었다.

괴로워도 웃어야 하는 감정노동자들, 처음 들어보는 정화노동자들, 정규직이라는 희망고문속에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인턴사원들, 임신이 축복이 될 수 없는 직장인 임산부의 소외된 노동에서부터 동성커플, 언론보도피해자,자살자 유가족, 지하거주자, 희귀난치병 환자, 연탄난방가구, 독거노인 등 인간다운 삶을 희구하는 소외계층에 대해 생생한 목소리로 그들의 삶과 생각을 들려준다. 우리는 미쳐 우리의 눈에 관심에 들어오지 않았던 이들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그저 개인의 일로만 치부했던 문제들이 우리의 문제가 된다.

 

  우리는 어릴 적 누구나 "행복한 밥상"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 맛있는 한 끼 식사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살찌우고 행복하게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매일 척박한 밥상을 마주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그들의 행복은 누구의 책임일까?

 

   나눔이란 "내 것을 너에게 조금 나누어준다"가 아니라 "본래 네것을 되돌려준다"는 의미라고 돌아가신 리영희선생이 말씀하셨다.우리가 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밥상은 세상은 너희들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약속의 밥상"이며 잘 자라기를 기원하는"소망의 밥상"이어야 한다.

   이 저자들을 대표하여 이정국씨는 <왜 우리는 혼자가 되었나>를 읽고 바뀌지 않는 세상에 작은 분노가 일어난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고 한다. 더 나아가 행동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바로 실천하면 세상은 바뀔 것이다. 작다고 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귀기울이고 작은 손길을 보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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