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혼자가 되었나 - 시스템이 붕괴된 한국 사회의 아찔함을 읽다
이정국.임지선.이경미 지음 / 레디셋고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8월 23일 한겨레신문

이번엔 여의도서 '칼부림'... 실직,소외가 참극 불렀다 - '퇴사 앙심' 30대 남성, 전 직장동료,행인 찔러 이달만 3번째

같은 날 동아일보

경쟁낙오자들 거리의 악마로 돌변- 잘 걷기도, 집에 있기도 무서운 대한민국 왜?

 

왜 이렇게 두 신문의 타이틀이 서로 다를까?

    모든 신문들이 이 사건을 놓고서 사회의 여러 전문가들에게 이유와 해법을 물었고 기사화했다. 한 경찰대교수는 '사회적스트레스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높은 실업률과 그에 따르는 경제적 압박,가계부채문제,대인관계가 경쟁적,적대적,갈등적으로 돌아가는 등 심각한 사회적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있다. 또한 경쟁에서 밀리거나 실패한 사람들이 사회전체를 적으로 보고 불만과 분노를 축적하는 환경적조건이 갖춰졌다. 이런 범죄가 잇따라 일어나는 것은 '죽여버리겠다'거나'언젠가는 내가 터뜨리겠다'는 잠재적 시한 폭탄과 같은 분노를 가진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 사회를 좀 더 면밀히 들여다 보고 삐뚤어지고 잘못된 모습을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양극화현상이 심화되면서 위로 올라갈 수 있는 희망이 박탈되어 나온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유명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묻지마범죄는 불균형과 불평등에서 발생한 사회에 대한 분노가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선진국형 범죄'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표현은 실제와 다르고 잘못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 '선진국형'이란 말은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할 관문'리라는 주장을 함축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벌써 선진국반열에 올랐구나하는 빗나간 인식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런 해석은 사회적 박탈감이나 사회양극화에 눈감아버리고 '제발 좀 물어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아 사회구조적 문제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 심리적 부적응을 강조하는 접근 방법으로 개인의 돌출행동때문이며 예방책은 치안강화로 이어진다. 

"묻지마"가 아니라 "물어달라"는 범죄이다.

여기서 경찰국가가 해법인가 복지국가가 해법인가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 책에서 우리는 이러한 소리없는 따돌림인 직장 왕따문제가 단지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구조적인 문제일때가 많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미처 돌아보지 못한 외롭고 소외된 이웃을 만나볼 수 있어 읽는 내내 "잘못했어.미안해"하는 마음이었다.

괴로워도 웃어야 하는 감정노동자들, 처음 들어보는 정화노동자들, 정규직이라는 희망고문속에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인턴사원들, 임신이 축복이 될 수 없는 직장인 임산부의 소외된 노동에서부터 동성커플, 언론보도피해자,자살자 유가족, 지하거주자, 희귀난치병 환자, 연탄난방가구, 독거노인 등 인간다운 삶을 희구하는 소외계층에 대해 생생한 목소리로 그들의 삶과 생각을 들려준다. 우리는 미쳐 우리의 눈에 관심에 들어오지 않았던 이들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그저 개인의 일로만 치부했던 문제들이 우리의 문제가 된다.

 

  우리는 어릴 적 누구나 "행복한 밥상"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 맛있는 한 끼 식사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살찌우고 행복하게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매일 척박한 밥상을 마주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그들의 행복은 누구의 책임일까?

 

   나눔이란 "내 것을 너에게 조금 나누어준다"가 아니라 "본래 네것을 되돌려준다"는 의미라고 돌아가신 리영희선생이 말씀하셨다.우리가 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밥상은 세상은 너희들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약속의 밥상"이며 잘 자라기를 기원하는"소망의 밥상"이어야 한다.

   이 저자들을 대표하여 이정국씨는 <왜 우리는 혼자가 되었나>를 읽고 바뀌지 않는 세상에 작은 분노가 일어난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고 한다. 더 나아가 행동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바로 실천하면 세상은 바뀔 것이다. 작다고 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귀기울이고 작은 손길을 보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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